세계 초슬림 1위 브랜드인 에쎄의 현지화 전략이 KT&G의 해외 궐련 사업의 주요 성공 요인이란 분석이다. 2011년 현지 담배 회사를 인수하며 인도네시아 시장에 진출한 KT&G는 2013년 자카르타에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에쎄를 활용한 현지화 제품을 선보였다.
KT&G는 인도네시아 흡연자들이 정향(Clove) 향료가 들어간 크레텍(Kretek) 담배를 선호한다는 점에 착안해 2017년 크레텍 스타일의 ‘에쎄 베리팝’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1년 만에 2억 5000만 개비 이상 팔렸다. KT&G는 이후 현지 전통 음료인 ‘떼마니스 차’에서 영감을 받은 ‘주아라’ 브랜드도 출시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KT&G는 지난해 인도네시아에서 총 96억 개비의 담배를 판매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해외 궐련 매출에서 인도네시아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13.4%에서 2023년 25.2%로 두 배 가까이 확대됐다.
몽골에서도 큰 성과를 거뒀다. 몽골은 최근 ‘몽탄신도시’라고 불릴 만큼 한국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국가다. KT&G는 이런 트렌드를 포착해 시장을 파고들어 2020년 현지 시장에서 일본 JTI를 제치고 점유율 1위에 올랐다. 지난해엔 시장점유율이 50%를 넘어섰다. 차(茶) 문화가 발달한 대만에서는 독특한 풍미를 담은 ‘보헴’ 브랜드를 앞세워 현지 20~30대 공략에 나섰다.
지난 2월 취임한 방경만 KT&G 사장은 해외 권역별 CIC(사내 독립 기업)와 생산본부를 설립해 자율성을 강화하고 부사장급 임원을 전진 배치했다. 생산·마케팅·영업의 현지화를 통해 KT&G는 글로벌 사업 고도화와 수익성 제고에 주력할 방침이다.
KT&G 관계자는 “해외 궐련 사업은 전자담배, 건기식과 함께 3대 핵심 사업 중 하나”라며 “인도네시아와 같은 해외 시장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글로벌 톱 티어’ 담배 제조사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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