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테크 기업, AI 도입으로 가격 인상 폭풍…캔바·오픈AI도 동참

입력 2024-09-16 19:49   수정 2024-09-16 19:50



해외 테크 기업들이 최근 인공지능(AI) 기반 서비스의 구독료를 대폭 인상하고 있다. AI가 소비자에게 필수불가결한 서비스로 자리 잡을 것을 예상한 기업들의 과감한 움직임이란 분석이 나온다.
AI 강화한 '캔바', 구독료 3배 넘게 인상

16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호주의 온라인 디자인 플랫폼 ‘캔바’는 이달부터 협업을 위한 요금제인 ‘단체용 캔바’의 월 구독료를 3배 넘게 인상했다. 인당 3320원이던 월 요금이 1만10000원으로 올랐다.

기존 단체용 캔바의 가격은 1만6600원이지만 최대 5명까지 공유할 수 있었다. 바뀐 구독료 체계에 따르면 같은 수의 인원이 단체용 캔바를 사용하기 위해선 인당 1만1000원씩 월 5만5000원을 지불해야 한다. 기존 요금제와 비교해 5인 기준 월 지불 가격이 231% 오른 셈이다. 지역별 차이는 있지만 캔바는 서비스 중인 전 지역에서 비슷한 수준으로 월 요금을 더 받고 있다.

캔바는 포스터, 발표 자료, 소셜미디어(SNS) 게시물 등의 디자인 템플릿을 제공한다. 2012년 호주에서 서비스를 시작했다. 디자인 초보자도 쉽게 전문적인 결과물을 만들 수 있다.

캔바는 요금 개편의 배경으로 AI 기능 강화를 꼽았다. 소비자에게 더 많은 기능을 선보인 만큼 이에 상응하는 대가를 받겠다는 입장이다. 캔바는 작년 10월 ‘매직 스튜디오’ 기능을 공개하며 제품에 AI를 본격적으로 도입하기 시작했다. 이용자는 AI를 통해 디자인을 변환하거나 텍스트에 맞는 이미지를 생성하는 등 고급 기능을 쓸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오픈AI도 구독료 상승 대열에 합류할 전망이다. 미국의 IT 전문 매체 ‘디인포메이션’는 오픈AI이 구독료를 월 최대 2000달러(약 268만원)로 책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2000달러는 현재 챗GPT의 월 구독료인 20달러(약 2만6000원)의 100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지난 13일 새로운 모델인 ‘o1’을 공개하며 예상된 가격 인상은 없었다. 그러나 오픈AI는 o1의 질문 가능 횟수를 주당 30회로 제한했다. 모델 성능이 향상되면서 컴퓨팅 비용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최종적으로 2000달러보다 낮은 구독료가 책정될 가능성이 높지만 업계에선 오픈AI의 요금 인상을 ‘시간 문제’로 보고 있다. 기업용 챗GPT 유료 이용자 수가 5달 만에 40만명 증가하는 등 기업들의 AI 서비스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주요 IT 기업들도 제품에 AI 기능을 추가하며 요금 인상에 나섰다. 구글은 지난 2월 클라우드 구독 서비스인 ‘구글 원’에 AI 프리미엄 요금제를 추가했다. 2테라바이트(TB)의 구글 클라우드 저장용량과 향상된 AI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 ‘제미나이 프로’ 서비스를 묶어 월 2만9000원에 내놨다. 2TB 클라우드 저장용량이 사용 가능한 기존 서비스의 가격은 월 1만1900원이다. AI 기능 사용을 위해서는 기존과 비교해 두 배가 넘는 가격을 지불해야 한다. 디자인 소프트웨어 기업인 어도비, 화상회의 솔루션 기업 줌 등도 기존 제품에 AI 기능을 추가한 이후 구독료 체계를 개편하며 가격을 올렸다.
"가격 올려도 결국 AI 도입할 것"


기업들이 제품에 AI를 도입하며 가격을 인상하는 사례는 이전에도 있었지만 이제는 그 폭이 더 커졌다. 두 자릿수 인상률이 일반적이었던 이전과는 달리 AI 제품 가격을 몇 배씩 올리는 게 일반화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높아진 요금 인상 폭을 AI 도입의 불가피성을 보여주는 현상으로 지목한다. 소비자들이 높아진 가격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기업들이 요금을 올린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기술 패러다임은 AI로 넘어갔다”며 “2000년대 초반 ‘닷컴버블’ 사태가 있었지만 인터넷의 시대가 왔듯 결국 AI는 생활과 산업에 필수적인 요소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닷컴버블은 1995년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사이 인터넷 기업들의 주가가 급등했다가 폭락했던 현상을 말한다.

국내 기업들은 아직 소비자에게 AI 제품을 확산하는 단계다. AI 제품 유료화를 통해 직접적인 수익을 올리는 것은 검토 중이다. SK텔레콤은 미국의 AI 검색 기업 퍼플렉시티와 협력해 9월~10월 동안 고성능 모델을 활용한 AI 검색이 가능한 ‘퍼플렉시티 프로’ 1년 사용권을 통신 서비스 이용자에게 지급하고 있다. SK텔레콤의 자체 AI 에이전트 서비스 ‘에이닷’에서도 무료로 AI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네이버의 AI 녹음기 ‘클로바노트’, AI 에이전트 ‘클로바 X’ 등의 서비스 또한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황동진 기자 radhw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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