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9월 11일 16:50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콜럼비아 경영대학원에서 워런 버핏의 스승이었던 벤저민 그레이엄은 1949 년에 첫 출간된 저서 에서 미스터 마켓(Mr. Market)이라고 부른 인물을 다음과 같이 소개했습니다.
당신이 어떤 비공개기업에 1000달러를 들여 약간의 지분을 갖게 되었다고 해보자. 당신의 파트너 중 한 명인 미스터 마켓이라는 사람은 그야말로 매우 친절한 인물이다. 그는 본인이 당신 지분의 가치를 얼마로 판단하는지를 매일 알려주고, 게다가 이를 근거로 당신의 지분을 매수하거나 추가 지분을 당신에게 매도하겠다는 제안까지 한다. 어떤 때에는 지분 가치에 대한 그의 생각이 당신이 알고 있는 사업 동향 및 전망에 비추어 현실성 있고 정당화될 만해 보인다. 하지만 종종 미스터 마켓은 자신의 열의나 공포를 주체하지 못하기도 해서, 그가 제시하는 가치가 당신에게는 흡사 어리석은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물론, 그레이엄이 미스터 마켓이라는 인물을 만든 의도는 전반적인 시장에 대한 은유에 있습니다. 미스터 마켓의 일관성 없는 행동을 고려해보면, 그가 날마다 주식에 책정하는 가격이 적정가에서?때로는 지나치게?빗나갈 수 있습니다. 그가 과도하게 열광할 때에는 실질적으로 지나치게 높은 가격에 주식을 그에게 매도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가 지나친 공포심을 갖고 있을 때에는 근본적으로 지나치게 낮은 가격에 그의 주식을 매입할 수 있습니다. 이리하여, 그의 오산은 그를 이용하는 데 관심 있는 투자자들에게 수익 기회를 제공해줍니다.
투자자들의 약점에 관해서라면 할 얘기가 많고, 저는 여러 해 동안 이에 관한 생각을 많이 공유했습니다. 그러나 8 월 첫 주에 우리가 목도했던 급속도의 시장 하락?그리고 더불어 일어난 급격한 반등?을 겪다 보니, 이 주제에 관하여 전에 했던 이야기와 수집해 둔 귀중한 투자관련 만화 몇 편을 모아 여기에 새로 관찰한 사실 몇 가지를 덧붙여 전해드리게 되었습니다.
배경 설명을 위해, 최근의 사건들을 되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코로나 19 팬데믹, 치솟는 인플레이션, 그리고 미 연방준비제도의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인해, 2022 년은 주식과 채권의 적절한 조합을 모색하기가 가장 어려운 시기에 속했습니다. 2022 년 중반쯤 투자심리가 바닥을 쳤고, 전 세계적으로 부정적 전망이 팽배한 가운데 투자자들은 “인플레이션이 있으니, 그것이 악재다. 그리고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금리 인상이 분명 경기 후퇴를 유발할 테니, 그것도 악재다.”라면서 낙담했습니다. 투자자들은 긍정적인 면을 거의 생각해낼 수 없었습니다.
그러다 분위기가 밝아졌고, 2022년 후반 들어 투자자들은 경제성장 둔화로 물가상승률이 떨어질 것이고, 이로써 연준이 2023년에는 금리 인하를 시작할 수 있게 되어 경제가 활기를 되찾고 시장 수익도 증가할 것이라는 긍정적 스토리에 의견을 모으게 되었습니다. 엄청난 주식시장 랠리가 시작되어 이번 달까지도 거의 막힘 없이 이어져왔습니다. 2022년과 2023년에 이뤄지리라 기대했던 금리인하는 아직도 실현되지 않고 있지만, 주식시장에서는 낙관론이 지배적이었습니다. S&P500 지수는 2024 년 7 월 31 일까지 21 개월간 54%(배당금 제외)나 상승했습니다. 이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연준이 금리인하 쪽으로 기울어지고 있음을 확인해주었고, 경제성장과 주식시장 가치의 추가 상승에 필요한 여건이 궤도에 오른 듯 보였습니다.
그러나 같은 날, 일본은행은 단기금리를 17년만에 최대폭으로 (무려 0.25%까지!) 인상한다는 발표를 했습니다. 이는 사람들이 1년 넘게 열중해 있던 일본 주식시장에 충격을 주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 발표가 또한 ‘캐리 트레이드’를 해온 투자자들에게 큰 타격을 입힌 것이었습니다. 수년간, 일본의 초저금리?종종 마이너스 금리?는 사람들이 ‘포지티브 캐리’(일명 ‘공짜 돈’)를 노리고 일본에서 저금리로 자금을 빌려 그 차입금을 일본과 그 밖에 더 큰 수익을 약속해주는 곳에서 여러 종류의 자산에 투자할 수 있다는 뜻이었습니다. 이는 레버리지가 높은 포지션을 취하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금리 0.25% 인상 때문에 이러한 포지션 중 일부를 청산해야 할 수도 있다는 것이 이상해 보이기는 합니다. 그러나 실상이 그러하였고, 이러한 투자방식을 취했던 사람들이 자신의 레버리지를 줄이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여러 자산군에서 매도를 유발하게 되었습니다.
그 다음 날부터 미국은 엇갈리는 경제 뉴스를 발표하기 시작했습니다. 8월 1일,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가 하락하고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증가했다는 보도가 들려왔습니다. 한편, 기업이익 마진은 호조세를 지속했으며, 생산성 증가도 놀랄 만큼 향상되었습니다. 하루가 더 지나자, 고용 증가세가 누그러지면서 취업률이 예상보다 적게 증가했다는 소식이 들렸습니다. 2023년 4월에 3.4%로 낮은 수치였던 실업률도 증가하여 7월 말에 4.3%를 기록했습니다. 이 수치는 역사적 기준으로 보면 여전히 매우 낮은 수치였지만, 갑자기 유명한 ‘삼의 법칙(Sahm Rule)’에 따르면 (제게 불평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저도 예전에는 이런 말을 들어본 적이 없었습니다.) 경제가 이미 후퇴 국면에 들어서지 않고서는 3개월 평균 실업률이 직전 12개월 최저치보다 0.5%p 이상 높았던 적이 1970년대 이후 없었다고 합니다. 이때쯤 워런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는 자사의 막대한 애플 주식 보유분 중 상당 부분에 대한 매도를 발표했습니다.
종합해보면, 이 뉴스는 삼중고에 해당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로 인한 낙관론에서 비관론으로의 반전은 상당한 주식시장 폭락을 야기했습니다. S&P500 지수는 3거래일(8월 1일, 2일, 5일) 연속 하락하여 총 6.1%의 하락률을 기록했습니다. 제가 수십 년간 목격해온 실수들이 재현된 것이 분명하여 이를 다음과 같이 열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시장 변동성의 배후에는 무엇이 있는가?
이번 8월의 첫 이틀간 저는 브라질에 있었는데, 그곳에서 사람들이 종종 저에게 갑작스러운 폭락에 대한 설명을 요청했습니다. 저는 그들에게 2016년에 쓴 제 메모 투자자 심리 분석 (On the Couch)을 참고해보라고 했습니다. 이 메모의 주요 내용은, 현실 세계의 일들은 ‘꽤 좋다’와 ‘별로 좋지 않다’ 사이에서 움직이지만, 투자의 세계에서는 그 인식이 ‘완벽’과 ‘절망’ 사이를 오가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었습니다. 이것만 해도 이 주제에 관해 알아야 할 것의 80% 정도는 얘기한 셈입니다.
현실의 변동폭이 그처럼 작다면, 가치 평가액(타당하다고 판단되는 유가증권 가격)은 왜 그렇게 큰 폭으로 변하는 걸까요? 그 답은 심리 변화와 관련이 많습니다. 제가 글을 쓴 지도 33 년이 넘었는데, 불과 두 번째 메모에서 다음과 같은 글을 썼습니다.
증권시장의 심리 변화는 도취감과 낙담, 긍정적 사건에 대한 찬양과 부정적 요인에 대한 집착, 그로 인한 가격 고평가와 저평가 사이를 움직이는. . . . 시계추의 움직임을 닮았습니다. 이러한 진폭은 투자의 세계에서 가장 확실한 특징 중 하나이며, 투자심리는 ‘행복한 중용’보다 양극단에 머물러 있는 시간이 훨씬 더 긴 것 같습니다. (1 분기 실적 (First Quarter Performance), 1991 년 4 월)
심리 변화가 사건에 대한 투자자들의 인식을 바꾸는 데 크게 작용하여, 가격이 심하게 요동치는 것입니다. 이달 초에 그러했던 것처럼 가격이 폭락할 때는 상황이 갑자기 악화되었기 때문이 아닙니다. 그보다는 악재로서 인식되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과정에는 몇 가지 요인이 기여합니다.
? 감정의 가로대(ledger) 중 한쪽 측면의 상황에 대한 인식 부각
? 반대 쪽 측면의 상황을 간과하는 경향
? 마찬가지로, 우세한 중론에 들어맞는 방식으로 상황을 해석하는 경향
이는, 호시절에는 투자자들이 긍정적인 면에 집착하고 부정적인 면은 무시하여 상황을 유리하게 해석한다는 뜻입니다. 그러다가 시계추가 흔들리면 그 정반대의 행동을 하여 극적인 효과를 일으킵니다.
경제학의 바탕이 되는 한 가지 중요한 개념으로 합리적 기대 이론이라는 것이 있는데, Investopedia에서는 이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습니다.
합리적 기대 이론은 . . . 개인들이 내리는 결정은 인간으로서의 합리성, 입수 가능한 정보, 그리고 과거의 경험이라는 세 가지 주요 요소를 토대로 이루어진다고 가정한다.
유가증권의 가격이 정말로 데이터를 합리적이고 냉정하게 평가한 결과라면, 아마도 부정적인 정보 한 가지에 시장가가 조금 내려갔다가 다음에 그와 같은 정보가 나오면 조금 더 아래로 내려가는 식으로 움직일 것입니다. 하지만 그와는 달리, 낙관적인 시장에서는 각각의 나쁜 소식이 무시될 수 있고, 그러다가 나쁜 소식이 임계량까지 쌓이면 한계점에 도달하여 낙관론자들이 투항하고 폭락이 시작됨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여기에 딱 맞아떨어지는 루디거 돈부쉬(Rudiger Dornbush)의 훌륭한 경제학 관련 격언이 있습니다. “. . . 어떤 일이 벌어지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생각보다 길지만, 일단 벌어지면 상상을 초월하는 속도로 진행된다.” 또는 제 파트너 쉘든 스톤(Sheldon Stone)의 말처럼, “풍선의 공기는 들어갈 때보다 빠질 때가 훨씬 빠르다.”
이러한 과정이 가지는 단순명료하지 않은 성격은 합리성과는 매우 거리가 먼 무언가가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삶의 여러 다른 면에서도 그러하지만 인지 부조화는 특히 투자자들의 심리에서 큰 역할을 담당합니다. 인간의 뇌는 기존의 신념과 상충되는 정보가 유입되면 이를 무시하거나 거부하도록 설계되어 있고, 이는 투자자들이 특히 잘 하는 일입니다.
비합리성이라는 주제를 다루는 김에, 2022년 6월 13일에 찍은 아래의 스크린샷을 이참에 공유해보고자 합니다.
이 날은 여러 시장에서 힘든 하루였습니다. 연준 및 여타 중앙은행들의 조치 덕분에 금리가 오르는 중이었고, 그로 인해 자산가격이 상당한 압력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표를 살펴보십시오. 모든 국가의 주가지수가 큰 폭으로 떨어졌습니다. 모든 통화가 달러 대비 하락했습니다. 모든 원자재 가격도 하락했습니다. 단 하나 상승한 것이 채권 금리였습니다만. . . 이는 채권가격 역시 하락했다는 의미입니다. 이날 그 가치가 하락하지 않은 자산이나 국가가 하나라도 있습니까? 어려운 시기에 강하다고 알려진 금은 어떻습니까? 여기서 제가 하려는 말은, 시장이 큰 움직임을 보이는 동안에는 누구도 합리적인 분석을 하거나 옥석을 구분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주로 심리적인 기복 때문에 아기를 목욕물과 함께 그냥 버리는 것입니다. 옛말에도 있듯이, “위기 상황에서는 모든 상관관계가 1이 됩니다.”
또한, 표에 나와 있는 데이터는 극단적인 움직임이 일어나는 동안에 종종 나타나는 또 하나의 현상을 보여주고 있는데, 바로 전염성입니다. 미국 시장에서 뭔가 안 좋은 상황이 벌어집니다. 유럽 투자자들은 이를 문제 발생 신호로 받아들이고 매도를 합니다. 아시아 투자자들도 뭔가 부정적인 일이 일어나고 있음을 감지하고 하루 아침에 매도를 합니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미국 투자자들이 들어와, 아시아에서 나타난 부정적인 동향에 소스라치고, 이는 자신들의 비관적 경향을 확인해주는 것이 되어 이들도 매도를 합니다. 이는 어릴 때 했던 전화 놀이와 매우 비슷한 것입니다. 메시지가 연락망을 따라 전달되는 과정에서 와전될 수 있는데, 어쨌거나 이로 인해 근거 없는 행동이 조장되는 것입니다.
심리가 급변할 때에는, 의미 없는 말에도 무게가 실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달 초에 3일간 이어진 하락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일본 주식 매도량이 매수량보다 많았던 것이 관찰되었고, 투자자들은 이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 일인 양 반응했습니다. 하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이 순매도를 했다면 일본 투자자들은 분명 순매수를 했을 것입니다. 이 현상들 중 하나가 다른 현상보다 더 의미 있는 것으로 취급되어야 할까요? 그렇다면 어느 것입니까?
합리적 분석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더욱 복잡한 문제는 투자의 세계에서 일어나는 대부분의 동향이 우세한 심리에 따라 긍정적으로나 부정적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또 다른 고전적인 만화에서는 이러한 모호성을 더욱 간결한 말로 요약하고 있습니다. 본 메모에 영감을 주었던 시장의 흔들림 현상과도 잘 맞아떨어지는 내용입니다.
오산의 또 다른 원인 한 가지는 투자자들에게 낙관론과 소망적 사고로 기울어지는 경향이 있다는 점입니다. 일반적으로 투자자들?특히 주식 투자자들?은 본질적으로 낙관주의자들일 수밖에 없습니다. 긍정적 기대(그리고/또는 재산 증식에 대한 강한 욕구)를 가진 사람들 말고 누가 미래에 더 많이 돌려받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근거로 오늘 자신의 돈을 기꺼이 내놓으려고 하겠습니까?
워런 버핏의 파트너로 고인이 된 찰리 멍거는 고대 그리스의 정치가 데모스테네스의 격언을 늘상 인용했는데, “자기 기만보다 쉬운 것은 없다. 각자가 바라는 것은 사실이라고 믿기 때문이다.”라는 격언입니다. 한 가지 좋은 예는 ‘골디락스 사고(Goldilocks thinking),’ 즉 경제가 인플레이션을 일으킬 정도로 강세이거나 경기 후퇴에 빠질 만큼 약세이지는 않으리라고 믿는 것입니다. 때로는 일이 그렇게 풀릴 수도 있지만?바로 지금이 그럴 수 있듯이?투자자들이 가정하는 만큼 자주 그런 상황이 전개되지는 않습니다. 긍정적인 쪽으로 기울어진 전망은 투자자 측의 공격적인 행동을 조장합니다. 그리고 만약 이런 행동이 호시절에 보상을 받게 되면, 이후에는 대개 그보다 한층 더 공격적인 투자 행태가 이어지게 됩니다. 투자자들은 (a) 좋은 뉴스가 계속 이어지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점이나 (b) 상승세가 너무 강한 나머지 과도한 수준까지 이르러 하락세가 불가피해질 수 있다는 점을 좀처럼 깨닫지 못합니다.
버핏이 투자자들에게 흥분을 가라앉히라는 경고를 하면서 “기업이윤이 평균 7%씩 성장한다는 사실을 투자자들이 망각할 때쯤 그들은 곤경에 빠지는 경향이 있다”고 한 말을 저는 여러 해 동안 인용해왔습니다. 다시 말해, 기업이윤 증가율이 평균 7%라면, 주식 가치가 한동안 (1990년대 내내 그러했듯이) 연간 20%씩 상승할 때에는 투자자들이 우려를 갖기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요? 저는 버핏의 말이 아주 훌륭한 명언이라고 생각해서, 버핏이 그 말을 했을 때 이 질문을 버핏에게 던져보았습니다. 애석하게도 버핏의 답변은 자신은 그렇지 못했다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저는 이것이 중요한 경고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기억의 부정확성에 대해 생각하다 보면 존 케네스 갤브레이스가 금융 도취의 가장 중요한 원인 중 하나를 “금융에 관한 기억이 극도로 짧은 기간에 사라진다는 것”이라고 신랄하게 지적했던 말이 떠오릅니다. 낙관적 투자자들이 그러한 행동으로 인해 과거에 어떤 결과가 일어났는지를 알면서도 아랑곳 않고 공격적인 태도를 취하게 되는 것은 바로 이러한 속성 때문입니다. 게다가, 이는 투자자들이 쉽사리 과거의 잘못을 잊어버리고 가장 최근에 전개된 기적적인 성과를 근거로 신이 나서 투자하게 만듭니다.
그 당시
이제, 우리 금융 전문기자 쟈넷 맥프릴리가 현재의 주식시장이 그야말로 절대로 폭락할 리 없는 이유를 설명해 주겠습니다. 쟈넷 기자?
고맙습니다, 비프! 아시다시피, 기술 부문의 눈부신 성장 덕분에 구태의연한 ‘호황과 불황’의 주기를 뛰어넘어?영원한 번영을 누리는 신경제로 접어들었습니다! 다우 지수가 10년 내로 36,000을 찍지 않는다면, 저는 제 팜 파일럿을 먹겠습니다!
아, 그렇다면?제 주식 중개인에게 전화를 해야 될 것 같군요! 매수할 계획인 경우라면요, 하하! 하하! 다음 순서는?대표적인 닷컴 백만장자가 나오셔서 자신의 순금 푸스볼 테이블을 보여주신다고 합니다! 광고 후에 뵙겠습니다!
지금
자, 이제 쟈넷 맥프릴리 기자와 손쉽게 예측 가능했던 닷컴 폭락의 역사적 불가피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비프! 아시다시피, 이것은 고전적인 거품 시장이었습니다! 프라이스라인닷컴이 대형 항공사 몇 개를 합친 것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믿다니 투자자들이 망상에 빠졌던 것이 틀림 없습니다! 그들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던 걸까요? 그런 악성 정보를 어디서 얻은 걸까요?
음?비프, 그건 정말 알 수 없는 노릇입니다. 아마 인터넷 채팅방 같은 곳이겠지요. 하하! 말도 안 되고 신뢰할 수도 없는 채팅방이요! 다음 순서는?예전의 닷컴 백만장자 한 분이 나오셔서 새로운 직장의 튀김 그릇을 보여주신다고 합니다! 광고 후에 뵙겠습니다!
끝으로?중력을 지배하는 법칙과 같이?항상 동일한 결과를 가져오리라 믿을 수 있는 불변의 법칙이 존재한다면, 투자의 세계가 덜 불안정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시장은 자연법칙을 기반으로 한 것이 아니라 종잡을 수 없이 변하는 투자심리를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그러한 법칙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소문에 사고 뉴스에 팔아라”라는 오래된 격언이 있습니다. 즉 우호적인 기대감의 출현은 매수 신호인데, 그 이유는 기대감이란 계속 상승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는 뉴스가 나오는 순간 끝이 나는데, 그 이유는 수익을 얻고 싶은 충동이 실현되었고 시장을 상승 견인할 희소식이 더 이상 남아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한 달 전의 근심 없는 분위기 속에서, 저는 제 파트너 브루스 카쉬에게 어쩌면 “소문에 사고 뉴스에 사는” 태도가 대세가 되어버린 것 같다는 말을 했습니다. 즉 투자자들이 마치 언제라도 매수하기 좋은 때인 듯 행동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성적으로 보자면 우호적인 사건이 두 번?즉 사건 발생 가능성이 생겨날 때 그리고 사건이 발생할 때?일어날 확률을 계산에 넣어서는 안 됩니다. 하지만 도취감이 사람들을 압도하는 수가 있습니다.
유의미한 지침의 부재에 관한 또 다른 예를 제 파일에서 가장 오래된 스크랩 중 하나에서 발췌한 아래 글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횡보(consolidation) 및 업종 순환(group rotation)의 패턴이 지속된다는 것은 주식을 상대적 약세일 때 매수하여 상대적 강세일 때 매도하는 데 더욱 중점을 두어야 함을 시사한다. 이는 상대적 강세에 중점을 두는 것이 효과적인 성과를 거두던 과거의 일부 시기와 뚜렷한 대조를 보이는 부분이다. (Loeb, Rhoades & Co., 1976)
간단히 말하면, 어떤 때에는 가장 많이 상승한 것들이 계속해서 가장 많이 상승하리라는 예상을 해야 하고, 어떤 때에는 가장 적게 상승한 것들이 가장 많이 상승할 것이라는 예상을 해야 합니다. 이렇게 얘기하면 많은 독자들이 “뭐지” 하는 반응을 보이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요점은 투자자들이 따라야 할 효과적인 법칙이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우월한 투자는 언제나 노련한 분석과 뛰어난 통찰력의 문제이지, 공식이나 지침을 충실하게 따른다고 해서 가능해지는 것이 아닙니다.
불안정한 심리, 편향된 인식, 과잉반응, 인지 부조화, 속사포 같은 연쇄적 전염성, 비합리성, 소망적 사고, 건망증, 믿을 만한 원칙의 부재. 각종 병폐가 이루 다 말할 수 없습니다. 종합해보면, 이런 것들이 시장의 극단적인 고점과 저점의 주요 원인이며 그 둘 사이에서 급격한 움직임이 나타나는 이유입니다. 벤저민 그레이엄은 시장이란 결국 개별 자산의 가치를 평가하고 적정가를 매기는 무게 측정기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단기적 관점에서 보면 그저 투표 계수기에 불과하고 이를 움직이는 투자심리가 걷잡을 수 없이 흔들리다 보니, 합리성이라고는 거의 찾아볼 수 없고 종종 이성적 측면에서는 거의 아무것도 반영되지 않은 일일 가격들이 매겨지기도 합니다.
굳이 애써 새 글을 쓰기보다는, 과거에 썼던 메모 두 편에 담긴 이야기 일부를 다시 실어보겠습니다.
특히 하강 기류가 존재하는 동안에는, 많은 투자자들이 시장을 지성에 의해 움직이는 것으로 보면서 벌어지고 있는 사건과 이에 대한 대처방법을 시장에 기대어 설명하려 합니다. 이것이 여러분이 저지를 수 있는 가장 큰 실수 중 하나입니다. 벤저민 그레이엄이 지적한 바와 같이, 그날 그날의 시장은 펀더멘털 애널리스트가 아니고, 투자심리를 나타내는 지표일 뿐입니다. 이것을 너무 진지하게 여겨서는 안 됩니다. 시장 참여자들은 펀더멘털의 관점에서 실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파악할 만한 통찰력이 부족하며, 그들의 매수와 매도 이면에 어떤 이성적 사고가 존재할 수 있다 하더라도 이는 감정 기복에 의해 흐려지곤 합니다. 최근의 전 세계적인 하락세를 시장은 힘든 시절이 닥칠 것을 ‘알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한다면 오산일 것입니다. (쉽지 않습니다 (It’s Not Easy), 2015 년 9 월)
제 요점은, 시장은 내재가치를 날마다 평가하지 않으며, 분명 위기 시점에는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그러므로 시장 가격의 변동은 펀더멘털과 큰 상관이 없습니다. 투자자들이 심리보다도 펀더멘털에 따라 움직이는 그야말로 좋은 시절에도, 시장은 참여자들이 가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나타낼 뿐, 실제 가치가 얼마인지를 보여주는 것은 아닙니다. 가치란 시장이라고 해서 평균적인 투자자보다 조금이라도 더 잘 알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평균적인 투자자의 조언은 여러분이 평균 이상의 투자자가 되는 데 분명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펀더멘털은?경제, 기업, 또는 자산에 대한 전망으로서? 날마다 크게 변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므로 일일 가격 변동은 주로 (a) 시장 심리의 변화와 그로 인해 (b) 누가 어떤 것을 소유하고 싶어하거나 소유를 취소하고 싶어하는지에 관한 변동에 의해 이루어지는 일입니다. 이 두 가지 내용은 일일 가격 변동이 클수록 더욱 잘 들어맞는 이야기입니다. 큰 가격 변동은 심리가 급격하게 변하고 있음을 나타냅니다. (시장은 무엇을 알고 있는가? (What Does the Market Know?), 2016 년 1 월)
시장은 가장 변동성이 큰 참여자들, 즉 (a) 좋은 뉴스가 있고 열기가 고조되면 이전 가격에 큰 할증을 적용하여 매수하며 (b) 나쁜 뉴스가 있고 비관론이 만연할 때는 이전 가격에 큰 할인을 적용하여 매도할 의사가 있는 사람들의 변덕에 따라 출렁입니다. 그러므로 제 메모 에 썼듯이, 시장은 이따금씩 정신과 상담을 필요로 합니다.
제 파트너 존 프랭크가 지적하는 바와 같이, 각 기업 지분 소유자의 총 숫자에 비해서 주가 거품 시기에 가격을 올리거나 폭락기에 가격을 내리는 데는 상대적으로 적은 수의 사람들만 있으면 된다는 점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 달 전 100 억 달러의 가치를 지녔던 기업 주식이 120 억 달러, 또는 80 억 달러의 밸류에이션에 해당하는 가격에 거래된다고 해서, 그 기업 전체가 이 가격에 손바꿈이 된다는 뜻이 아니라 단지 소수에게만 해당하는 일입니다. 여하튼, 몇몇 감정적인 투자자들에 의해 실제 마땅한 수준보다도 훨씬 큰 가격 변동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이 저지를 수 있는 최악의 일은 다른 투자자들이 이처럼 비합리적인 대혼란 속에 뛰어들 때 합류하는 것입니다. 시장이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한 이해를 잘 갖추고 무장한 채, 거리를 둔 채로 황당해하면서 지켜만 보는 편이 훨씬 더 낫습니다. 그러나 이보다 더욱 더 좋은 것은 미스터 마켓의 과잉반응을 있는 그대로 관찰하고 그의 생각을 파악하여, 가격이 아무리 높아도 그가 매수할 의욕이 있을 때 그에게 매도를 하고 그가 필사적으로 발을 빼기를 원할 때 그에게서 매수를 하는 것입니다. 제가 1 페이지에 인용한 미스터 마켓에 대한 소개를 벤저민 그레이엄이 어떻게 이어 나갔는지 보여드리겠습니다.
당신이 신중한 투자자이거나 현명한 사업가라면 미스터 마켓이 매일 해주는 이야기에 따라 당신이 가진 그 기업에 대한 1 천 달러 지분의 가치에 대한 당신의 견해가 좌우되게 할까? 그의 의견에 동의하거나 그와 거래를 하고 싶을 때만 그래야 할 것이다. 그가 당신에게 말도 안 되게 높은 가격을 호가로 제시할 때 그에게 매도를 한다면 당신은 행복해질 수 있고, 그가 제시하는 가격이 낮을 때 그에게서 매수를 하는 것 역시 마찬가지로 당신을 행복하게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외의 경우에는 기업의 운영 및 재무상황에 관한 보고서 전체를 근거로 당신이 보유한 지분의 가치에 대한 당신 자신의 견해를 가지는 편이 더 현명한 처사일 것이다.
다시 말해, 투자자의 주된 일은 가격이 내재가치에서 멀어질 때 이를 알아차리고 이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를 생각해내는 것입니다. 감정? 안됩니다. 분석? 좋습니다. 2024 년 8 월 22 일
<<출처: 오크트리캐피탈 웹사이트>>
차준호 기자 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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