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무늬만 상장사" 외국인 주주 비판에…한전, 5년 만에 해외 방문 IR

입력 2024-09-11 17:09   수정 2024-09-11 19:56


한국전력이 누적 적자와 주주 환원에 대한 주주들의 불만을 달래기 위해 5년 만에 해외 기업설명회(IR)에 나섰다.
11일 한전과 증권가에 따르면 한전은 10일(현지시간)부터 13일까지 나흘간 미국 뉴욕과 영국 런던을 방문해 외국계 주요 주주를 대상으로 IR을 연다.

한전 임원들은 뉴욕에선 한전의 2대 주주인 뱅가드와 미팅을 하고, 런던에선 실체스터인터내셔널인베스터스, 리걸앤드제너럴, 나인티원UK 등 해외 주주들과 면담할 계획이다. 김동철 한전 사장도 10일 뉴욕에서 공개 IR 행사에 참여했다. 한전 사장이 해외 현지에서 IR을 개최하는 것은 2019년 이후 약 5년 만이다.

IR은 한전의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상장 30주년을 맞아 주주들에게 사업 현황과 향후 투자 및 성장 전략을 설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번 방문 IR은 과거와 다르게 극비리에 이뤄졌다. 한전은 상장 20주년이던 2014년엔 미국에서 IR을 개최해 관련 사안을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한전은 그동안 외국계 투자자들이 회사 측에 제기한 불만과 건의 사항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대응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계 투자자들은 정부의 전기요금 정책으로 인해 한전의 재무구조와 주주환원책이 악화하고 있는 것에 큰 불만을 제기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전력 사업에 경험이 많지 않은 비전문가가 경영진으로 선임되는 관행도 문제 삼고 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은 지난해 3월 주주총회에서 김 사장 선임 안건에 대해 “회사로부터 설명을 제대로 듣지 못했다”며 기권표를 던진 것으로 전해졌다. 한전 측은 해외 주주들에게 향후 정부 에너지 정책에 관해 설명하고, 의결권 행사에 대해서도 협조를 요청할 계획이다.

한전의 미국 ADR은 1994년 10월 27일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됐다. 당시 한전 시가총액은 20조2000억원으로 유가증권시장 1위였다. 이날 기준 시총은 13조9600억원으로 30위로 하락했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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