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한국은행이 어제 내놓은 주요 기업(2만3137개 외감기업) ‘2분기 경영분석’ 결과는 정반대다. 매출과 이익이 늘고 부채는 줄어 성장성·수익성·안정성이 모두 개선됐다. 매출 증가율이 5.3%로 전분기(1.2%), 전년 같은 분기(-4.3%)를 크게 앞질렀다. 영업이익률도 6.2%로 전분기(5.4%), 전년 같은 분기(3.6%)를 모두 웃돌았다. 부채비율은 88.9%로 1년 전(90.8%)보다 낮아졌고, 차입금 의존도 역시 개선(26.0%→25.2%)됐다. 이익이 늘면서 자본이 확충되는 선순환 양상이다.
이외에도 경기 회복을 보여주는 지표는 많다. 수출이 특히 든든하다. 지난달까지 15개월 연속 무역수지 흑자행진 중이다. 걱정한 대중국 수출도 6개월 연속 100억달러를 웃돌며 본궤도에 진입했다. 지난달 고용률(63.2%)과 경제활동참가율(64.4%)은 역대 최고, 실업률(1.9%)은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외국인 직접투자도 고공비행 중이다.
물론 걱정스러운 지표도 없지 않다. 중소기업으로의 온기 확산이 더디고 부동산시장이 심상찮다. 티메프 사태에서 보듯 중소 상공인·자영업자의 어려움은 여전하다. 가계빚은 여전히 뇌관이고 예고된 글로벌 금리 인하에 따른 후폭풍도 간단치 않을 것이다. 경제팀 대응도 미덥지 못하다. 가계대출을 둘러싼 오락가락 행보로 금융당국 수장이 사과까지 했다.
그늘이 있다고 해서 ‘폭망’으로까지 몰아붙이는 건 심히 무책임하다. 올 성장률(2.5%선)이 소득 2만달러 이상 G20 국가 중 최고 수준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밑도 끝도 없는 경제 폭망론은 또 하나의 ‘괴담 정치’일 뿐이다. ‘경제는 심리’인데, 도를 넘는 폭망론은 진짜 위기의 단초가 될 수도 있다. 자제하는 것이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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