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를 일주일 앞둔 가운데 전통시장에서 조사한 4인 가족 차례상 차림 비용이 28만원으로, 지난달 조사 때보다 소폭 낮아졌다. 다만 폭염 여파로 채솟값이 오르면서 체감 물가는 떨어지지 않고 있다.
가격조사기관 한국물가협회는 지난 10일 서울과 6개 광역시 전통시장에서 28개 차례 용품 가격을 살펴본 결과 4인 가족 기준 추석 차례상 비용이 28만790원으로 조사됐다고 12일 밝혔다. 지난달 22일 진행한 1차 조사 때와 비교하면 0.6% 낮아졌으며 지난해 추석 성수기 조사 결과와 비교하면 1.8% 높다.
품목별로 보면 애호박, 시금치, 무 등 채소류는 1차 조사 때와 비교해 가격이 10% 이상 올랐다. 특히 애호박은 한 개에 2340원으로 59% 올랐다. 기상 여건 악화로 애호박 생육이 지연된 데다 무름병이 발생해 출하량이 줄어서다.
고온과 가뭄에 따른 주산지 작황 부진으로 인해 시금치는 400g 한 단에 1만280원으로 12% 올랐으며 무는 한 개에 3700원으로 11% 비싸졌다.
반면 배, 닭고기, 북어포는 공급량이 증가하면서 가격이 하락했다. 배(원황)는 5개에 2만3930원으로 1차 조사 때보다 17% 내렸다. 닭고기 가격은 1㎏에 5830원, 북어포는 60g에 5790원으로 각각 5%가량 내렸다.
전통시장에서 구매할 때 드는 비용은 대형마트에서 구매할 때 드는 비용인 35만6950원보다 21.3%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상민 물가협회 생활물가팀장은 "30도를 웃도는 더위가 이어지면서 채소류 가격 강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물가협회는 농축산물 성수품 14개 품목의 가격 변동 추이를 분석하고 계란값이 5년 전보다 44.4%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닭고기 가격은 5년 전보다 40.1% 올랐고 삼겹살은 29.2%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무, 감자, 배도 같은 기간 20% 이상 올랐다.
소고기는 공급 과잉과 소비 침체 영향으로 가격이 하락했다. 한우 등심 가격이 1년 전보다 32.4% 내렸다. 작황이 양호했던 양파도 가격이 같은 기간 22.8% 하락했다.
김영리 한경닷컴 기자 smart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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