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하기 싫다"…직원들 매일밤 회사에 남는 이유 [최형창의 中企 인사이드]

입력 2024-09-13 07:38   수정 2024-09-13 12:36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파크원타워2 48층. 엘리베이터를 내리니 63빌딩을 포함한 동여의도 지역 일부와 한강이 훤히 내려다보였다. 이 사무실을 쓰고 있는 주인공은 정보보안·인증 중소기업 라온시큐어다. 라온시큐어는 48층과 47층 두 개층을 회사 본사로 쓰고 있다.

서쪽으로 눈을 돌리자 여의도 공원과 국회의사당이 눈에 들어왔다. 이 대표는 “날씨가 맑을 때에는 강화도까지 보인다”며 웃어보였다. 직원들 사이에선 “한강뷰가 여러 복지 중 하나”라고 꼽는다.

코스닥시장 상장사인 라온시큐어는 지난해 서울 역삼동에서 여의도 파크원으로 본사를 확장 이전했다. 이순형 라온시큐어 대표는 지난해 5월 본사 이전식에서 “파크원타워는 백화점, 대형쇼핑몰, 특급호텔 등과 연계된 여의도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급부상하고 있다”며 “쾌적한 환경에서 근무하게 된 임직원들이 더 큰 포부와 자긍심을 갖고 일하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본사 이전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라온시큐어는 매년 20명 정도 공개채용으로 뽑는데, 올해 2300여명이 몰렸다. 이 대표는 “과거엔 수백명 정도 지원했는데 1년 만에 2000명이 넘게 지원해 깜짝 놀랐다”며 “본사 이전 효과가 정말 큰 것 같다”고 말했다.

라온시큐어는 IT기업 답게 직원 복지에도 신경을 기울이고 있다. 시간에 얽매이지 않는 자율출퇴근 제도, 한 달에 한 번 ‘패밀리데이’를 지정해 오전 근무만 한다. 아침과 점심 도시락 지원금도 빼놓을 수 없는 제도다.

무엇보다도 다른 회사에서 보기 드문 복지는 ‘한강뷰 와인 즐기기’다. 라온시큐어 탕비실에는 와인 10병 정도 들어갈 수 있는 와인 셀러와 와인잔이 비치 돼 있다. 저녁에 남아 있는 직원 중에는 사내 북카페에서 남산과 한강 야경을 바라보며 와인 한 잔 즐기는 이들이 적지 않다고 한다. 와인 애호가인 이 대표가 직원들과 함께 즐기기 위해 마련한 ‘소소한 복지’다. 이 대표는 남산이 바로 보이는 소규모 회의실에서 직원들과 와인을 한 잔씩 마시며 종종 대화를 나눈다.

이 대표는 “비즈니스는 자신의 생각을 관철하는 것보다도 상대의 요구와 내 생각을 조율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며 “와인은 그 조율을 위해 상대방을 배려하며 대화를 나누게 하는 힘을 준다”고 말했다.

여의도 한강뷰가 가장 장점은 하나 더 있다. 매년 10월에 열리는 한강 불꽃축제를 막힘 없이 즐길 수 있다는 것. 라온시큐어는 지난해 직원 가족까지 초청해 불꽃 축제를 함께 즐겼다.

최형창 기자 call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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