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12일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 간 합병 계획을 일부 철회한 두산그룹에 대해 "사업 모양이 많이 바뀐 만큼 많이 바뀐 형태의 증권신고서를 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한국경제인협회에서 열린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한 열린 토론' 이후 기자들과 만나 "(두산 사업구조 재편은) 주주 또는 시장과의 소통이 부족해 오해를 초래한 사례 중 하나"라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달 26일 합병 비율과 관련해 주주들의 불만이 제기되자 두산 측에 합병 의사결정 과정 및 내용, 두산밥캣 지분을 보유한 두산에너빌리티 분할신설회사의 수익가치 평가 근거 등을 보완하도록 요구한 바 있다.
이 원장은 이 과정에서 "두산의 정정신고서에 부족함이 있다면 횟수 제한 없이 정정 요구를 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는 지난달 29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사업구조 재편의 일환으로 추진한 두 회사 간 포괄적 주식교환 계약을 일부 철회하기로 했다. 오는 25일로 예정됐던 두산로보틱스 등의 주주총회 일정도 연기됐다.
다만 두산은 두산에너빌리티를 기존 사업회사와 두산밥캣 지분을 소유한 신설 투자회사로 인적 분할하고, 이 분할신설법인을 두산로보틱스와 합병하는 안은 그대로 추진하기로 함에 따라 관련 증권신고서를 금감원에 다시 제출해야 한다.
금감원은 두산이 포괄적 합병 계획을 전부 철회하지 않고 분할합병 부분을 그대로 진행하는 만큼 해당 부분에 대한 정정요구가 잘 반영됐는지 면밀히 심사하겠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이 원장은 "잔존하는 에너빌리티 법인과 신설법인, 로보틱스와 밥캣 등이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소통할 예정이라는 것을 언론을 통해 봤다"며 "실무진을 통해서도 전달을 받았고 두산 경영진에서 의지를 가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증권신고서 작성 등이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이 다 수렴된 상태에서 마무리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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