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몸에 상자만 걸친 채 행인들에게 자기 가슴을 만져보라고 했다가 공연음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일명 '압구정 박스녀'가 법정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1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2단독(하진우 판사) 심리로 '압구정 박스녀'로 불린 20대 여성 A씨에 대한 첫 공판이 진행됐다.
A씨의 법률대리인은 "혐의의 사실관계 자체는 인정하지만, 당시 노출된 신체 부위와 노출된 정도를 고려하면 음란한 행위로 볼 수 없다"고 했다. 함께 기소된 성인 콘텐츠 제작사 대표 등 2명도 같은 입장을 전했다.
재판부는 "그 행위가 음란 행위인지에 대한 법리적 평가가 중요할 것 같다"면서 다음 재판에서 피고인 신문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해 10월 서울 마포구 홍대 거리에서 구멍이 뚫린 박스를 걸치고 다니면서 행인들에게 자신의 특정 신체 부위를 만지도록 한 혐의를 받는다. 같은 달 13일에는 강남구 압구정 일대에서 같은 행위를 벌인 혐의도 있다.
A씨는 모델이자 성인 콘텐츠를 전문으로 하는 배우로 알려졌다. '엔젤박스녀'라는 박스를 입고 거리를 활보하는 퍼포먼스로 화제를 모으면서 지난해 10월 스킨십을 포함한 팬미팅을 개최한다고 밝혔지만, 이후 공연음란죄 혐의로 입건되면서 취소됐다.
함께 입건된 2명의 남성은 A씨와 함께 다니면서 해당 장면을 영상으로 찍어 유튜브 채널 등에 공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여러 매체와 인터뷰에서 "남자가 웃통을 벗으면 아무렇지 않고 여자가 벗으면 처벌받는 상황이 이상하다고 생각했다"며 "그런 걸 깨보는 일종의 행위 예술"이라고 자신의 행위에 대해 설명했다.
또한 해당 행위에 대해 "표현의 자유"라며 "공연음란죄로 생각 안 한다. 만지는 게 안 보이는데 어째서 공연음란죄냐"라고 반박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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