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둘째 주(지난 9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한 주 전보다 0.23% 오르며 25주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수도권은 0.15%, 전국은 0.07% 상승했다. 지난달 둘째 주에는 서울 아파트값이 전주보다 0.32% 올라 주간 기준 5년11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뛰기도 했다. 이후 정부가 ‘8·8 공급 대책’을 발표하고 대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오름폭이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지역별로는 서초구(0.44%)의 오름세가 가장 가팔랐다. 반포동 등에서 준공 5년 이내 새 아파트를 중심으로 신고가 거래가 이어졌다.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60억원에 거래됐다. 전용 84㎡ 아파트 기준 역대 최고가다. 성동구(0.41%) 송파구(0.35%) 용산구(0.34%) 등도 아파트값 오름세가 강했다.
관악구(0.07%) 도봉구(0.11%) 등 서울 내 중저가 아파트가 많은 지역은 상승폭이 줄고 있다. 도봉구 쌍문동 ‘한양 7차’ 전용 84㎡는 지난 4일 5억2500만원에 손바뀜했다. 7월 거래가(5억4000만~6억2500만원)와 비교해 최대 1억원 하락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주보다 0.17% 올랐다. 69주 연속 뜀박질 중이다. 수도권(0.17%)과 전국(0.08%) 전셋값이 올랐고, 지방은 보합을 나타냈다.
지역별로는 도봉구가 한 달 전보다 13.9% 증가했고, 마포구(12.8%) 구로구(12.6%) 강북구(11.9%) 등도 10%를 웃도는 증가세를 보였다. 도봉구 창동 ‘주공18단지’ 매물은 한 달 전보다 50% 가까이 늘었다. ‘창동 주공 3단지’도 70여 건이던 매물이 103건으로 47% 급증했다.
정부가 전방위적으로 대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지역별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대출 규제는 서울 강남권보다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등 중저가 단지에 직격탄”이라며 “강남권을 따라 반등하려던 서울 외곽과 경기 지역에서 매수세가 주춤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기준금리 인하 기대는 선반영돼 영향력이 크지 않고, 최근 서울 아파트 시장에 대출 규제가 강력하게 작용하고 있다”며 “수요 둔화로 서울 집값이 숨 고르기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다만 “거래량이 줄어도 급격하게 집값이 내릴 가능성은 작다”고 덧붙였다.
김소현/심은지 기자 alpha@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