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20대 패션 인플루언서는 최근 네이버가 정식 출시한 스마트블록 '20대가 작성한 인기글'의 효과를 이렇게 설명했다. '20대가 작성한 인기글'은 지난달 1일 정식 출시됐다. 패션·미용·여행·맛집 관련 주제를 검색할 경우 하단에 표시되는 '서치피드' 영역에서 20대 블로거가 작성한 인기글이 노출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 기획에 참여한 황나현 네이버 UGC&INF 서치플래닝 기획자는 한경닷컴과의 인터뷰에서 "20대는 여행 스팟이나 패션·뷰티 주제군에서 문서를 많이 생산하고 소비하는 경향을 보였다"며 "이 주제들은 다른 질의어보다 트렌드를 탐색하려는 수요가 높은 주제군인데 20대가 다른 세대보다 트렌드를 빠르게 수용하는 특성이 있어 20대의 문서를 모아 보여주면 새로운 검색 경험을 느낄 것으로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 서비스를 중심으로 보면 실제로 20대 사용자의 경우 특정 패션 아이템이 유행할 때 가장 먼저 이를 체험해 보고 정보를 공유하는 적극적 성향을 나타낸다. 반드시 제품이 아니더라도 특정 서비스나 여행지 등이 빠른 시간 안에 인기를 끌고 트렌드를 형성하는 흐름이 포착된 것.
함께 기획을 이끈 이명은 서치크리에이티브X 기획자는 "A/B 테스트(원안과 개편안을 비교하는 시험 과정)를 하면서 콘텐츠를 봤더니 일상 이야기나 20대만의 이야기들이 특장점을 보였다"며 "20대만의 콘텐츠가 차별성이 될 수 있겠다는 것을 테스트를 통해 체감했다"고 떠올렸다.
A/B 테스트 과정에선 네일아트, 대학생 가방, 프라하 여행, 서울 떡볶이 맛집 등을 검색한 사용자들이 20대가 작성한 인기글을 주로 찾았다. 뚜벅이 여행, 롯데월드 교복 대여 같이 20대가 많이 볼 만한 질의어의 노출 대비 클릭률(CTR)도 높게 나타났다. '성수 가볼 만한 곳'과 관련해선 팝업을 다룬 게시글이 다수 노출됐고 해외쇼핑을 검색할 땐 오픈런 후기글이 많았다. 질의어마다 콘텐츠 특성이 제각각이었던 셈이다.
이 기획자는 "성수 팝업뿐만 아니라 대전 성심당 때문에 '빵지순례'를 하는 사람들이 많아 대전 맛집을 탐색하려는 수요도 높았다"고 했다.
특정 연령대 콘텐츠만을 강조하게 될 경우 다른 연령층에서 호응이 떨어질 수 있는 것 아니냔 우려도 없지 않다. 하지만 트렌드에 관심 있는 다른 연령대 사용자들도 20대 블로거들이 남긴 후기를 통해 정보를 얻는 흐름을 고려하면 기우에 불과하다는 것이 네이버 측 설명이다.
황 기획자는 "20대 블로그를 노출하면 20대만 좋아하지 않을까 우려했는데 A/B 테스트를 하고 나서 얼마나 클릭했는지 봤더니 전체 연령대가 다 봤더라"라며 "20대 트렌드를 찾아보려는 다른 연령대의 반응이 포착됐다"고 했다.
오히려 트렌드를 더 정확하게 전할 수 있는 기능 개선이 이뤄지면서 검색 품질이 한층 향상됐다. 이 기획자는 "창작자 연령 정보 외에도 콘텐츠 시의성을 고려하도록 추가해 최신 게시글이 아닌 것은 노출될 확률이 낮아졌다"고 했다.
이지현 네이버 서치크리에이티브X 리더는 "데이터를 보면서 '20대가 이런 주제를 활동적으로 많이 생산하는구나'라는 점을 보고 (블록 신설을) 판단했었다"며 "데이터를 보고 예컨대 40대 주부가 많이 생산하는 콘텐츠가 보이면 그에 맞춰 (블록을) 확장할 수 있어서 실험을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는 20대가 작성한 인기글을 통해 파악하는 사용자 반응을 토대로 검색 경험을 개선해 나갈 예정이다. 사용자 개개인 취향·관심사에 맞는 검색 결과를 추천하거나 콘텐츠 서비스의 메타 데이터를 활용해 정보 품질과 관련성을 높이겠다는 목표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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