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은 전 직원이 연봉제입니다. 회장인 저보다 더 높은 연봉을 받는 직원도 있습니다. 우리는 명예퇴직도 없습니다. 한국투자증권은 프로야구 선수처럼 능력과 업적에 따라 경제적 보상이 주어지는 곳입니다."
12일 서울 안암동 고려대 백주년기념관에서 열린 ‘한국투자증권 채용설명회’에 참석한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사진)은 이같이 말했다. 그는 "단지 월급 높단 이유로 한국투자증권에 지원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면서 "신입사원 시기가 처음 낯선 환경 때문에 힘들겠지만, 그 시기를 되돌아보면 제일 편했을 것"이라고 했다.
이날 고려대 채용설명회는 오후 4시부터 두 시간 동안 이어졌다. 김 회장은 오너 경영자로선 이례적으로 2003년부터 대학 캠퍼스를 방문해 인재 발굴에 나서고 있다. 코로나19로 온라인 생중계 채용설명회를 한 2020~2021년을 빼고는 한 해도 거르지 않고 대학 캠퍼스를 방문했다. 그는 오는 26일 서울대에서도 채용설명회 연단에 선다.
김 회장은 취업준비생에 스토리 있는 자기소개서와 성과에 대한 보상을 강조했다. 김 회장은 "우리 회사는 위로 올라갈수록 힘든데, 그만큼 경제적 보상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다"면서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성과주의에 걸맞은 인재가 지원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강연보다 대학생과 취업준비생의 질문에 대답하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했다. 한 취업준비생이 면접 시 가장 중요하게 보는 요소에 대해 묻자 김 회장은 "일단은 자소서를 재밌게 쓰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면접에선 거짓말을 하면 절대 안 된다"고 강조했다. 매년 500편의 자기소개서를 읽고 면접을 보는 만큼 진실하게 쓴 사람이 우선 눈에 띈다는 것이다.
최근 금융업계의 부동산 파이낸싱(PF) 부실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김 회장은 지금 당장은 힘들더라도 앞으로도 일감이 나올 수 있는 분야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투자증권도 PF 부실에 따른 손실을 피해 가진 못했지만, PF는 아파트 등 주거 부동산 외에도 데이터센터, 물류 창고 등 여전히 일감이 넘쳐나는 분야"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회사를 고를 땐 배우자를 찾을 때보다 더 신중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향후 30년간의 기간을 봤을 때 배우자보다 더 오랜 시간을 회사에서 보내게 될 것"이라며 "어떤 업종을 택할지, 나아가 본인이 무엇을 추구하는지를 고민해 자신에 맞는 회사를 찾아야 한다"고 했다.
이날 채용설명회에는 대학생 및 취업준비생 300여 명이 참석했다. 한국투자증권은 다음 달 1일까지 하반기 신입사원(5급 정규직) 일반 공채의 서류 전형을 진행한다.
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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