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수 중에서도 '치즈 빙수'를 가장 좋아한다. 마치 치즈 케이크 같은 맛이 나면서 풍미가 가득하다."
캐나다 벤쿠버에 거주하는 한 외국인 여성은 최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즐겨 찾는 한 빙수집을 소개하는 영상을 올리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얼마 전엔 이 가게에서 티라미수 빙수도 처음으로 먹어봤다"면서 "달아서 치아에 안 좋을 거 같긴 하지만 그래도 빙수를 계속 먹을 것"이라고 전했다.
외국인 관광객을 중심으로 입소문이 타기 시작한 'K-디저트' 한국식 빙수가 현지에서도 보편적인 디저트로 인기를 끌고 있다. 다양한 토핑을 올려 먹는 식이라 외형이 화려한 점이 외국인의 눈길을 끈다는 평가다.
13일 인스타그램에 'Bingsu'를 검색하면 이를 해시태그로 단 56만여개의 게시물이 나온다. 외국인 관광객이 국내 여행 중 빙수를 먹는 모습이거나, 해외 카페에서 판매하고 있는 빙수를 찍은 사진들이다.
한 외국인 사용자는 호주 멜버른에 위치한 카페에서 빙수 먹는 영상을 올리며 "빙수 타임"이라고 적었다. 그는 구운 빵이 토핑으로 올라간 빙수 위에 능숙하게 연유와 말차 시럽을 뿌리는 모습도 영상에 담았다.
빙수 사진을 올린 또 다른 외국인 사용자는 "큰 그릇에 담긴 우유 빙수를 통해 더위를 식힐 수 있다. 중년 여성인 친구들 사이에서 빙수는 멋진 음식"이라며 "디저트를 좋아한다면 당신은 이 멋진 음식을 놓쳐선 안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빙수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해외에 진출한 국내 업체가 아닌 현지의 일반 카페에서도 빙수는 인기 메뉴로 통한다.
미국에서 맛집 평가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유명한 '옐프'는 '2024년 뉴욕의 10대 빙수 판매점'을 뽑아 공개하기도 했다. 이중 국내 업체는 지난해 뉴욕에 진출한 차·디저트 브랜드 '흑화당'과 호두과자 디저트 전문점 '코코호두' 단 두 곳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현지 업체들로 채워졌다.
전문가들은 다양한 토핑을 올려 먹는다는 차별점이 한국식 빙수의 글로벌 인기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일본에도 '카키고오리'라고 부르는 빙수 디저트가 존재하지만, 보통 간 얼음에 시럽 정도만 뿌리는 식이다. 대만식 빙수도 과일을 토핑으로 쓴다는 점에서 한국과 비슷하지만, 다양한 토핑을 올려 먹진 않는다.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외국에서도 눈길이 가는 각종 음식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는 문화가 보편적이다. 한국식 빙수는 토핑이 다양하다 보니 외형적으로 화려하다"며 "아울러 'K-푸드' 자체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도 빙수 인기에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성진우 한경닷컴 기자 politpe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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