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결혼식에 아이폰 스냅은 필수죠 거의 서브로 무조건 하는 거 같은데요?"
김화은 씨(29)는 올해 12월 결혼식을 앞두고 아이폰 스냅을 신청했다. 그는 "얼마 전 친언니가 결혼했을 때도 아이폰 스냅을 했는데 만족도가 높았다"며 "주변에 결혼하거나 결혼식을 앞둔 친구들 모두 한명도 빠짐없이 하는 걸 보니 결혼식 필수코스인 거 같다"고 말했다.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들을 중심으로 '아이폰 스냅'이 결혼식 필수 선택지로 자리 잡았다. 스튜디오 사진과 본식 당일 DSLR 카메라에 찍힌 소위 '각 잡힌' 사진과 달리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릴만한 자연스러운 감성 샷을 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인기가 높다.
14일 소셜 빅데이터 플랫폼 썸트렌드에 따르면 지난달 13일부터 이달 12일까지 '아이폰 스냅' 검색량은 전년 동기 대비 87.97% 증가했다. 이러한 뜨거운 관심에 힘입어 포털사이트에 '아이폰 스냅'을 검색하면 수많은 업체와 웨딩 패키지 상품들도 우후죽순 생겨났다. 가격대는 2~3만원 선에서 30만원 이상까지 다양하게 형성돼 있다.
반면 '갤럭시 스냅'에 대한 인기는 매우 저조했다. 포털 사이트 검색 결과 갤럭시 웨딩 스냅 업체는 단 한 곳도 찾아볼 수 없었다. SNS에서도 아이폰과 갤럭시 스냅에 대한 관심도가 극명하게 갈렸다. 인스타그램에 해시태그 아이폰 스냅·아이폰 웨딩 스냅을 검색해보니 35만개 이상의 게시물이 올라왔지만 갤럭시는 1000여개에 그쳤다.
이달 7일 갤럭시와 아이폰을 가지고 결혼식장을 방문해 웨딩 스냅을 직접 찍어 두 기종을 비교해봤다.
사용된 단말기는 촬영 시점 가장 최신 모델인 아이폰15프로와 갤럭시S24울트라로 갤럭시S24울트라의 후면카메라는 광각(기본) 2억 화소, 아이폰15프로는 동일 조건 기준 4800만 화소다.
먼저 식장 내 꽃장식과 샹들리에 등을 중심으로 테스트 촬영을 했다. 한눈에 봐도 두 단말기의 차이가 확연히 느껴졌다.
아이폰의 경우 샹들리에의 색상을 강하게 잡아 버진로드에 위치한 꽃까지 전체적으로 노랗고 선명한 모습이었다. 갤럭시는 약간의 빛 번짐이 존재했으나 전체적으로 노란 느낌은 없고 푸른톤에 부드러운 모습이 연출됐다.
버진로드 조명을 받은 신부와 신부 아버지의 모습을 촬영했다. 특히 두 기기의 차이는 사진 속 신부의 아버지의 피부 톤에서 확연했다. 아이폰은 전체적으로 얼굴이 뽀얗고 밝게 나왔다. 버진로드 양 사이드 위 조명이 위에서 아래로 인물을 비춰 신부의 얼굴에 그림자가 드리워졌지만 전체 톤이 밝아 크게 눈에 띄지 않았다.
갤럭시는 아이폰과는 반대로 전체적으로 어둡고 선명한 느낌으로 인물을 잡았다. 그러다 보니 신부의 아버지와 신부의 얼굴 그림자의 색까지 뚜렷하게 잡아 다소 아쉬운 사진이 연출됐다.
마지막으로 야간 모드 촬영을 비교했다. 아이폰은 전체적으로 또렷한 사진이 나왔다. 결혼식 단체 사진 단골 코스인 휴대폰 플래시 컨셉 촬영을 위해 다수의 하객이 플래시를 켠 휴대폰들고 있었지만 큰 빛 번짐 없이 잡아냈다. 신부의 베일에 장식된 진주 하나하나까지 선명하게 나왔다.
갤럭시의 경우 촬영 당시 식장이 매우 어두웠는데도 전체적으로 흰 끼가 도는 밝은 사진이 찍혔다. 아이폰과 달리 신부의 드레스도 우윳빛의 하얀 색이 도드라졌다. 다만 휴대폰 플래시 빛 번짐 현상이 카메라에 고스란히 찍혔다.
한경닷컴이 인스타그램을 통해 기기를 밝히지 않고 앞서 게재한 사진을 두고 사진작가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 한 결과 78%가 아이폰으로 찍은 사진을 선택했다.
서울에서 아이폰 스냅 작가로 일하고 있는 신모(38)씨는 "젊은 커플들을 중심으로 아이폰 카메라가 잘 나온다는 인식이 있어 결혼식에서도 갤럭시보다 아이폰이 스냅용으로 많이 쓰이는 것 같다"며 "두 기종 모두 화질도 우수하고 조명, 인물 등 촬영 환경에 따라 장단점이 뚜렷하기 때문에 개인의 취향에 맞춰 기기를 선택해 인생에 단 한 번뿐인 순간을 촬영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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