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질해도 日 귀화하면 끝?…"성매매는 잘 잡으면서" 부글부글

입력 2024-09-13 15:19   수정 2024-09-13 15:47

정부가 웹툰 불법 유통을 막기 위해 칼을 뺐지만 정작 대표적 불법 사이트에 대한 수사는 별다른 진척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업계 안팎에선 불법 도박이나 성매매 사이트 수사에 비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흘러나온다.

13일 업계 등에 따르면 국내 대표 불법 웹툰 사이트인 '뉴토끼' 관련 수사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뉴토끼 운영자가 일본으로 귀화하면서 수사가 사실상 중단된 상태나 다름없다. 경찰은 일본 외무부에 수사 협조공문을 보냈지만 별다른 답을 받지 못했다.

뉴토끼 운영자는 웹소설 불법 유통 사이트 '북토끼', 일본 만화 불법 유통 사이트 '마나토끼'를 함께 운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경찰이) 공식적 절차를 통해 일본 외무성에 자료를 전달한 상태지만 답변이 원활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북토끼의 경우 네이버웹툰·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이 2022년 고소장을 제출하면서 수사가 진행됐지만 사실상 성과 없이 중지됐다. 운영자 검거를 위해 IP, 도메인, 구글 인증 문자열, 이메일 계정 등 다방면으로 수사했지만 해외 IP를 사용해 추적을 피한 데다 형사사법공조 요청에 따른 자료를 회신받는 데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경찰은 판단했다. 결국 경찰은 운영자에 관한 추가 단서가 발견될 때까지 수사를 중지하기로 했다.

업계에선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불법 도박·성매매 사이트 수사와 달리 속도가 더뎌 피해 규모만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일본 수사당국도 미온적이다. 뉴토끼의 경우 한국 웹툰을 불법 유통하는 사례지만, 마나토끼는 일본 만화를 유통하므로 적극 수사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왔지만 예상이 빗나갔다.

업계 관계자는 "고단샤나 슈에샤 같은 일본 대형 출판사들이 고소·고발을 하면 일본 경찰이 움직이지 않을까 생각하는데 그 출판사들이 왜 나서지 않는지 잘 모르겠다"며 "웹툰 업체들 입장에선 화가 날 수밖에 없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웹툰업체들은 당장 피해 작품을 직접 채증해 물증을 확보하는 것 외에 뾰족한 수가 없는 상황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전날 한국저작권보호원과 웹툰 분야 민간협회, 플랫폼사, 작가 등과 협력해 불법 사이트를 집중 단속한다고 했지만 실효성이 있을지 물픔표가 달린다. 가장 대표적인 불법 웹툰 사이트 수사마저 성과를 내지 못하느 상황에서 집중 단속이 효과가 있겠냐는 것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웹툰 불법 유통 시장 규모는 7215억원에 이른다. 한국저작권보호원은 웹툰 불법 복제물 이용률이 지난해 기준으로 20.4%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국회에서도 정부가 하루빨리 해결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강유정 의원은 "밤토끼·뉴토끼 등이 URL(인터넷주소)만 변경해 대체사이트를 만들어 단속을 회피하는데 이에 대한 정부의 대책은 전무하다"며 "웹툰과 웹소설은 한 번 소비가 되면 재소비가 거의 되지 않는 스낵 컬처의 대표 주자로 초독의 가치가 매우 중요한데 저작권 보호를 위한 정부의 해결방안 모색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했다.

문체부는 저작권보호원이 운영하는 '카피112'를 통해 웹툰 사이트 운영자와 대량 유포자에 관한 제보를 받는다. 정향미 문체부 저작권국장은 "민관 협력을 강화해 K콘텐츠 불법 유통 사이트를 집중 단속할 뿐만 아니라 웹툰업계와 적극적으로 소통해 K콘텐츠의 정당한 유통에 일조하겠다"고 말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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