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하는 가족기업의 비밀…맥킨지가 찾은 ‘4+5’ 공식

입력 2024-10-02 11:23   수정 2024-10-02 11:24

[커버 스토리]



오늘날 여러 산업과 지역의 기업들이 최근의 경제적, 지정학적, 기술적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들을 시행하고 있다. 이러한 기업들에 있어 회복력이란 상대적으로 익숙하지 않은 개념이다.

가족기업, 즉 창립자 또는 그 후손이 상당한 주식자본 또는 의결권을 보유한 기업들의 경우, 회복력이란 일상적 활동에 불과하다. 수십 년간 많은 가족기업들은 어떠한 역경에도 살아남아 번창해 왔다. 리바이스, 로레알과 같은 일부 가족기업은 100년이 훌쩍 넘는 기간 동안 사업을 유지했다.

위기를 극복하며 성장해 온 가족기업들

가족기업들은 오랫동안 글로벌 경제에서 큰 역할을 맡아 왔으나, 이들의 역할은 간과되거나 저평가되는 경우가 많다. 가족기업은 글로벌 국내총생산(GDP) 중 70% 이상을 차지하며, 연간 60조~70조 달러의 매출을 창출한다. 이들은 글로벌 일자리 중 약 60%를 책임지고 있으며, 지역사회 전반에서 교육, 보건의료 및 인프라 개발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 맥킨지앤드컴퍼니(이하 맥킨지) 연구에서 가족기업의 더 커진 적응력, 회복력 및 영향력을 확인했다. 이들은 불확실성의 시대에 사업 위기를 견뎌내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조직 구조와 모범 관행을 보유하고 있다. 비록 성과 범위와 요인은 상이하더라도, 대체로 가족기업들은 일반 기업들보다 뛰어난 성과를 보인다.



가족기업의 우수한 성과의 역사와 더불어 최고 가족기업들이 가치와 영향을 창출하는 방법을 이해하기 위해 맥킨지는 600개의 상장 가족기업을 분석하고, 600개의 상장 일반 기업들의 성과와 비교했으며, 600개의 비상장 가족기업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또한 전 세계 20개 이상의 가족기업을 이끌고 있는 리더들을 인터뷰했다. 그 결과는 놀라웠다.

수치로 보는 가족기업의 성과

맥킨지 연구에 의하면 지난 10년간 가족기업들은 일반 기업들보다 더 많은 가치와 영향을 창출했으며, 이는 기업 성과를 평가하기 위해 활용한 지표의 종류나 가족기업들이 직면한 고유의 도전 과제와는 상관없이 대체적으로 유효했다.




2017~2022년 가족기업들의 평균 총주주수익률(TSR)은 2.6%였던 반면, 일반 기업들은 2.3%를 기록했다. 5년간 가족기업들이 달성한 경제적 이익은 평균 7750억 달러로 일반 기업들의 6630억 달러보다 많았다. 또한 같은 기간 가족기업들은 일반 기업들보다 평균 33% 높은 경제적 스프레드(자본비용과 투자수익률 간 격차)를 보였다.

가족기업과 일반 기업 간 성과를 포괄적으로 살펴보면 기업의 규모, 운영 기간, 그리고 성숙도 수준에 따른 차이점을 확인할 수 있다. 맥킨지 연구에 포함된 연 매출 1.5억~50억 달러의 중형 가족기업들은 효율적인 투자를 통해 일반 기업들보다 더 높은 성과를 달성했다. 이들은 지난 5년간 일반 기업 대비 10% 높은 자본회전율을 기록했는데 그 이유는 무엇일까. 중형 가족기업들은 단기적 성과를 달성해야 하는 시장 압력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롭다. 장기적 성과에 대한 집중력과 간소화된 의사결정 과정 덕분에 목적 및 목표에 부합하는 투자 기회를 도출하고, 단호한 행동을 취하며, 기회에 대한 신속한 자원 배분에 있어 일반 기업들보다 더 효율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

한편 맥킨지 표본 내 연 매출 50억~1000억 달러 규모의 대형 가족기업의 경우 지난 5년간 일반 기업보다 1.5%포인트 더 높은 영업마진을 달성하는 등 효율적인 사업 운영 능력을 입증했다. 이러한 실적은 프로세스상의 효율성과 여러 세대에 걸쳐 구축된 공급망 관계를 활용할 수 있는 대형 가족기업의 역량에서 비롯한 것으로 보인다.





뛰어난 성과를 위한 4+5 공식

그러면 고성과 가족기업은 누구인가. 맥킨지 연구에서 사업 운영 기간이 10년 이하에서 수백 년에 이르는 120개 이상의 가족기업이 이 범주에 포함됐다. 이들은 10개 섹터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글로벌 전 지역에서 활동 중이다. 연평균 매출은 10억~950억 달러, 평균 경제적 이익은 7억3000만 달러, 평균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마진은 20%에 달한다.

맥킨지 분석을 통해 고성과를 기록한 가족기업들은 특히 두드러지는 4가지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는 것이 확인됐다. 고성과 가족기업들은 대부분의 다른 가족기업들과는 달리 상위 20%의 성과를 확보하고 유지하는 데 도움을 주는 4가지 중요 사고방식과 5가지의 전략적 행동을 함께 실행해 진정한 차별화를 달성하고 있다.





고성과 가족기업의 4가지 사고방식

다음의 4가지 중요한 사고방식은 모든 가족기업의 DNA에 어느 정도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됐지만, 특히 최대 성과를 기록한 가족기업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1. 이익을 넘어선 목적에 집중

연구에 의하면 설문조사에 참여한 고성과 가족기업 중 93%가 자신의 기업이 주주들을 위한 가치 창출을 넘어선 또 다른 명확한 목적을 추구하고 있다고 믿는 반면, 전체 가족기업 중 동일한 대답을 한 응답자는 86%였다.

이러한 목적의식은 여러 형태를 띨 수 있다. 우수한 평판 유지, 브랜드 이미지 보호, 강력한 기업 문화 조성 등과 같이 내부지향적 관점으로 기업의 유산을 구축하는 형태가 될 수 있다. 또는 외부지향적인 관점으로 고객 가치 극대화 또는 지역사회를 위한 긍정적인 영향력 발휘에 집중할 수도 있다.






이러한 사고방식이 가장 뚜렷하게 드러나는 곳은 지역사회를 위한 노력이다. 맥킨지 설문조사에서 58%의 고성과 가족기업 리더들은 ‘사회적 책임 및 지속가능성을 이행한다'는 주장에 대해 매우 동의했으나 기타 가족기업의 리더 중에는 39%만이 그렇다고 답했다.

목적 중심의 사고방식은 고성과 가족기업의 인력 채용, 승진 및 유지 전략에도 반영돼 있다. 충성도는 대부분의 고성과 가족기업들이 중시하는 핵심 가치이며, 인터뷰에 응한 리더들은 ‘경기 변동의 주기적 변화(through the cycle)’ 관점을 유지해 위기 상황에서도 해고 사태를 막는 능력을 보여줬다. 기업의 역사가 180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어느 인도 대기업은 기본적으로 ‘절대로 해고하지 않는’ 인재 관리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2. 장기적 관점을 바탕으로 재투자

고성과 가족기업 리더들은 혁신성, 새로운 시장 및 지역으로의 진출 역량 외에도 장기적인 관점을 성공의 3대 요인으로 꼽는다. 이들은 단기적인 성과를 희생하더라도 조직의 수명과 회복력을 위한 최적화를 끊임없이 실행한다.

고성과 가족기업들이 장기적 관점을 유지할 수 있는 데에는 소유구조가 큰 몫을 담당한다. 맥킨지 연구에 따르면 고성과 기업 중 92%는 가족 지분이 최소 40%이다. 이들은 주주들의 요구나 분기별 실적 보고에 대한 압박을 크게 받지 않으므로, 더욱 일관적이며 전략적인 투자 접근법을 취할 수 있어 궁극적으로 지속적인 성장과 성공을 달성할 수 있다.

유럽의 한 가족 소유 리테일 업체는 수십 년간 ‘항상 인수, 매각 지양(Always buy, never sell)’ 원칙을 확고히 고수하고 있다. 1990년대 말 이 회사는 수익성이 낮은 브랜드를 인수했고 해당 브랜드의 성과가 저조했던 6년간 세간의 주목과 매각 압력을 견뎌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이러한 인내 전술은 결실을 맺어 이 기업이 추진한 성공적인 인수 중 하나가 됐다.

또한 맥킨지 연구에 따르면 가족기업들은 일반적으로 배당을 지급하기보다는 사업에 재투자하는 경향이 있다. 주주들의 기대를 충족하기 위해 더 많은 배당금을 지급해야 하는 일반 기업들과 같은 압력에 시달리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5년간 글로벌 가족기업들의 배당 수익률은 일반 기업들 대비 평균 12% 낮았다.





3. 재무적 보수주의와 부채·고위험 투자에 신중

또한 가족기업들은 재무에 있어 신중한 태도를 취하고 있어 레버리지 비율이 일반 기업 대비 평균 6%포인트 낮다. 고성과 가족기업들의 경우 거의 10%포인트 낮은 레버리지 비율을 기록하고 있다.




가족기업들은 자체 자금을 사용하기 때문에 연구·개발(R&D) 등의 고위험 영역에 투자하기보다는 마케팅, 영업, 제조 등 성장 경로가 확실하고 수익성의 선례가 있는 영역에 투자하는 것을 선호한다.

가족기업들은 이와 같이 신중한 재무 방식을 통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와 같은 큰 경제적 충격 사태를 극복했다. 유럽 내 한 가족 소유 물류 기업이 2021년 글로벌 공급망 부족 사태에서 상대적으로 빠르게 회복할 수 있었던 데에는 재무적 보수주의가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평가된다. 공급망 위기가 닥친 시기에도 이 기업은 변함없이 장기적 관점을 유지하고 탄탄한 현금 포지션을 우선시했으며, 이를 통해 다른 업체들이 산업 침체의 희생양이 됐던 지난 몇 년간 파산을 피할 수 있었다.

4. 효율적 의사결정을 돕는 내부 프로세스

고성과 가족기업 리더들은 중앙집중식이지만 유연한 프로세스와 직원들의 참여라는 2가지 요인 덕분에 더욱 효과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고성과 가족기업들은 투자위원회를 운영하고 있으나 리더 및 팀 차원의 중요한 결정은 보통 한 명 또는 여러 명의 가족 구성원에 의해 크게 좌우되며 이들은 일반 기업들의 리더들보다 훨씬 더 과감한 결정을 할 수 있다. 반면 일반 기업들은 보통 여러 단계의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얽힌 프로세스에 의존하므로 결정을 추진하기 힘들고 많은 시간이 소모될 수 있다.

흥미로운 사실은 고성과 가족기업들은 효율적인 의사결정과 신속한 의사결정을 구분한다는 점이다. 가족 구성원들이 동의하면 의사결정이 빠르게 결정된다. 그러나 가족 구성원들의 의견이 다를 경우에는 유연한 구조와 프로세스를 적극 활용해 다른 관점을 모두 고려한다. 이들은 신속하면서도 신중하게 의사결정을 내리며 필요 시 의견을 조정할 수 있는 능력이야말로 진정한 성과 차별화 요인임을 잘 알고 있다.

고성과 가족기업을 구분 짓는 5가지 전략적 행동

맥킨지 분석 결과, 고성과 가족기업들은 앞서 본 4가지 중요 사고방식과 더불어 5가지의 전략적 행동을 실천함으로써 진정한 차별화를 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 적극적인 포트폴리오 다변화

맥킨지 연구에 포함된 고성과 가족기업들은 매우 다각화된 포트폴리오를 운영하고 있다. 예를 들어 어느 대기업은 소비재, 농업 및 부동산 사업 부문 전반에 걸쳐 10억 명이 넘는 고객을 보유하고 있다. 또 다른 가족기업은 폐기물 관리 사업으로 시작했으나 현재는 물류, 청정 에너지 및 모빌리티 솔루션 사업까지 진출했다.

연구에 의하면 고성과 가족기업 중 40%가 주력 사업이 아닌 다른 사업에서 절반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반면 비주력 사업에서 이와 비슷한 비중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 기타 가족기업은 단 7%에 불과하다.

기업들이 가장 먼저 찾는 다변화 전략은 인수·합병(M&A)이다. M&A를 추진하는 이유에 대해 응답자 중 약 66%는 새로운 기술에 대한 접근, 63%는 새로운 산업으로의 진출, 거의 60%의 응답자는 새로운 지역으로의 진입이라고 답했다.

이번 연구 결과로 가족기업들은 일반 기업들 대비 규모는 작으나 가치 창출 효과가 큰 거래를 선호한다는 이전 맥킨지 연구 결과가 재차 확인됐다. 유럽 내 한 가족 소유 산업재 업체의 리더는 "‘주력 사업 위주의 근시안적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답했다. 이들은 수년간 재활용 및 지속가능성 관련한 성장 기회를 깨닫지 못했으나 현재는 시장 내 입지를 강화할 수 있는 소규모 인수를 우선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성급히 거래를 추진하기보다는 기회의 순간이 열릴 때까지 차분함을 유지’하며 인수 대상 기업과 그 금액을 결정한다.

또한 많은 고성과 가족기업들은 상황에 따라 기타 가족기업들보다 더 과감히 리스크를 수용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고성과 가족기업 중 58%가 지난 10년간 최소 1건 이상의 대형 거래를 추진했다고 밝힌 반면 기타 가족기업 중에는 36%에 불과했다.

2. 역동적인 자원 재분배

이전 맥킨지 연구에서 역동적인 자원 배분은 최고의 조직 성장 전략 중 하나로 확인됐다. 더 많은 자원을 더 자주 재분배하는 기업들은 훨씬 더 높은 주주 수익률을 달성하고, 장기적 수익률 변동성을 축소하는 동시에 인수나 파산 사태를 피할 수 있는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맥킨지 분석에 의하면 고성과 가족기업들은 가장 높은 성장이 예상되는 사업, 지역, 채널에 적극적이면서 역동적으로 자원을 배분한다. 실제로 약 60%의 고성과 가족기업들은 더 높은 가치 창출 기회를 포착하기 위해 지난 5년간 여러 사업 또는 지역에 걸쳐 30% 이상의 자본을 재분배했다고 답했다. 반면 역동적으로 자본을 재분배한 기타 가족기업은 단 20%에 그쳤다.



일반적으로 가족기업들은 일반 기업들보다 자원 재분배에 유리하다. 목적 중심적 태도, 장기적인 관점, 그리고 효율적인 의사결정 구조 덕분에 가족기업들은 자원 재분배 논의를 방해하는 정치적 요소와 관성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성과 가족기업의 리더들은 관성에 빠지지 않도록 문화 변화와 같은 구체적인 행동을 취한다고 답했다. 예를 들어, 아시아의 한 가족 소유 대기업은 지난 100년간 사업 다변화를 통해 석유화학에서부터 에너지, 리테일 및 통신까지 다양한 분야에 걸쳐 사업 기반을 확장할 수 있었다. 또한 전략적 성장을 추구하면서 균형을 맞추기 위해 공식적인 사업 재평가 작업을 재무 및 전략 논의의 일부로 포함시켰다. 이들은 주기적으로 실적이 저조한 부문을 매각하고 소유 지분을 줄이는 동시에 고성장 기회에 자원을 재투입한다. 지속적인 개선을 통한 성장 중심의 문화가 매우 강력해 지난해 해당 가족기업은 한때 매출의 4분의 3 이상을 차지했던 주력 석유화학 사업에서 벗어나 새로운 재생에너지 관련 기회로 전환하는 수십억 달러 규모의 계획을 발표했다.




3. 효율적인 투자 및 사업 운영

앞서 언급한 것처럼 가족기업들은 효율적인 자본 분배 역량 덕분에 설립 초기에는 타 기업들 대비 더 높은 성과를 달성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사업이 성장하고 확대됨에 따라 우수한 성과의 주요 요인은 효율적인 운영으로 바뀐다. 흥미롭게도 최대 성과 가족기업들은 효율적인 자본 분배와 운영이라는 두 측면 모두에서 뛰어난 성과를 보인다.

맥킨지 데이터에 의하면 고성과 가족기업들의 자본회전율은 1.4로 고성과 일반 기업의 회전율과 유사하나 맥킨지 표본 내 기타 가족기업들의 회전율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또한 고성과 가족기업들의 영업이익은 고성과 일반 기업들 대비 약 10% 더 높고, 맥킨지 연구에 포함된 기타 가족기업들 대비 20% 가까이 더 높다.



평균 이상의 투자 및 영업 성과를 달성하는 데에는 3가지 요인이 있다. 첫째 요인은 세대 간에 걸쳐 전수된 의사결정, 고객 서비스 방식, 인재 관리, 그리고 기능별 전문성 개발 등의 사업 운영 DNA다. 예를 들어 의류 및 신발 제조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한 한국 가족기업의 회장은 수십 년간 매일 생산라인을 방문하고, 모든 직원의 이름을 알고 있다. 기업 창립자의 직접적인 참여는 직원 충성도와 책임 의식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또한 이와 같은 접근법을 통해 직원들은 조직 전체의 운영 이슈 및 기회를 직접 이해하게 되며, 그 결과 적극적으로 잠재적인 해결안을 제시한다.

둘째, 고성과 가족기업들은 맥킨지 연구 기반 내 다른 가족기업과는 달리 광범위한 데이터 세트를 활용해 조직 성과를 평가한다. 예를 들면 매출액, 순이익, 가치평가 지표 등의 핵심성과지표(KPI)를 사용해 경영 성과를 측정한다.

끝으로 가장 큰 차별화 요인은 혁신에 대한 집중력이다. 고성과 가족기업들은 기타 가족기업들 대비 R&D에 2배 더 많이 투자하고 있으며, 성과 관리 체계를 통해 투자 활동을 지원한다. 예를 들어, 통신 및 자동차 서비스를 제공하는 어느 미국 가족기업은 미국 내 정보기술(IT) 거점이 아니었던 지역에 IT 벤처기업 생태계 조성을 지원하는 일련의 프로그램을 구축했다. 이들은 이를 통해 지역 내 최고의 기술 혁신과 인재에 접근하고 있다.

4. 끊임없는 인재 유치와 개발

인재 관리는 고성과 가족기업이 심혈을 기울이는 영역이다. 맥킨지 설문조사에서 86%의 고성과 가족기업들이 최정예 인재를 유치하고 있다는 점에 동의하거나 매우 동의했다. 또한 90% 이상이 고성과자를 성공적으로 발굴, 교육, 개발하고 있다는 점에 동의하거나 매우 동의했다.

한 가족소유 명품 리테일 업체는 총체적인 인재 관리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해당 기업은 갓 졸업한 대학생과 젊은 직원들을 유치하기 위해 2년간 9개 파트로 구성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캠페인을 개발하고 실시했다. 또한 신입 직원들을 돕고 온보딩을 지원하고자 수천 명의 내부 홍보대사를 선출하고 교육하는 프로그램을 신설했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이 기업은 자국 내 경영학 전공 학생들로부터 18년 연속 최고의 기업으로 선정됐다.

최고 경영진의 경우 꾸준한 벤치마킹을 통해 경쟁력 있는 급여를 지급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또한 리더들에게 창립자 가족 구성원과 가까운 관계를 맺을 수 있는 독점적 권한을 제공해 최고 경영진 간에 기업 성과에 대한 개인적 애착과 책임감이 형성될 수 있도록 한다.




맥킨지 설문조사에 참여한 고성과 가족기업 중 80% 이상은 차세대 가족 구성원의 역량 개발을 위해 효과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예를 들어 아프리카의 한 가족 소유 전자제품 리테일 업체는 회사 업무에 관심이 있는 모든 가족 구성들이 표준적인 채용 절차보다 훨씬 더 까다로운 인터뷰 절차를 통과하도록 한 후 각자의 스킬 세트에 맞는 직무에 배정한다. 의류 사업을 운영하는 한 아시아 가족기업은 가족 구성원의 순환 근무를 의무화해 주기적으로 신규 M&A 거래 및 벤처사업에 착수하거나 기존 도전 과제를 해결하는 업무를 맡겨 문제 해결 능력을 평가한다.



5. 지속적인 거버넌스 체계 검토

맥킨지 연구에 따르면 고성과 가족기업들은 공사(公私)를 매우 엄격히 구분하고 있다. 고성과 가족기업 응답자 중 약 80%는 가족 구성원의 역할 및 책임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담긴 공식 문서를 보유하고 있다고 답했다. 효과적이며 독립적인 이사회 운영 여부에 대해서는 90% 이상의 고성과 가족기업들이 그렇다라고 답한 반면, 기타 가족기업들에서는 응답률이 72%였다. 또한 85%의 고성과 가족기업들은 정기적으로 가족 및 사업 이슈를 논의하는 공식 토론회를 개최하고 있다고 보고했으나, 맥킨지 연구에 포함된 기타 가족기업 중 이와 유사한 제도를 운영하는 기업은 66%에 불과했다.

인터뷰에 참여한 고성과 가족기업 리더들은 특히 가족이 사업 리더인 경우 가족 구성원의 역할 및 책임에 대한 철저한 가이드라인을 수립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이점을 강조했다. 2대째 이어지고 있는 미국의 100% 가족 소유 헬스케어 서비스 기업의 경우 2명의 형제자매가 리더십 역할을 분담하고 있다. 한 명은 3개의 사업부문 전반에서 전략적 책무에 집중하는 사장이며, 다른 한 명은 최고성장책임자(CGO)로서 영업에 주력한다.

이들의 직책은 매우 의도적으로 교차돼 있으나 겹치지는 않는다. 두 형제자매 모두 리더십 팀에 독특하고도 보완적인 역량을 제공한다. 이들은 현 직책에 오르기 전까지 기업 내 여러 부서에서 근무하며 책임의식을 키우고 기업 문화를 익혔으며 프로세스에 대한 이해를 높여 경영 능력을 발전시켰다. 가장 중요한 점은 기업 전반에 걸쳐 신뢰와 존경을 확보한 것이다. 이와 더불어 리더십까지의 경로는 기업 내 제도로 정립돼 있다. 따라서 3세대 가족 구성원 역시 이와 유사한 리더십 개발 여정에 따라 현재 비서실장을 맡고 있다.

가족 지배구조는 잘 실행된다면 기업 문화를 효과적으로 조성할 수 있는 방안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가족기업들은 기업을 이끌 리더십을 혈통 밖에서 찾기도 한다. 연구에 의하면 적절한 전문경영인을 발굴해 사업 번영에 적합한 환경을 제공한다면 100% 가족경영 구조보다 더 나은 성과를 얻을 수 있다. 실제로 점차 더 많은 가족기업들이 가족이 아닌 전문경영인을 활용하고 있으며, 맥킨지 연구에 따르면 고성과 가족기업의 경우 그 비율이 훨씬 더 높다. 일례로 맥킨지 연구에 포함된 고성과 가족기업 중 95%는 포트폴리오 전략 수립 시 가족 외 임원을 적극 참여시키고 있는 반면, 기타 가족기업 중에는 85%에 그쳤다.

한 고성과 소비재 가족기업은 지난해 몇 세대에 걸쳐 이어 온 가업승계를 중단하고 외부에서 CEO를 영입했다. 유럽의 가족 소유 제약 기업 또한 동일한 조치를 실시했다. 두 기업 모두 가족기업 여부와는 상관없이 모든 기업들에 적용되는 표준 관행을 따랐다. 예를 들어, 글로벌 채용 담당자를 고용해 문화적 적합성보다는 재능에 중점을 둔 인력 모집을 진행했다. 많은 가족기업들이 승계 문제로 씨름하지만, 가족 관리 체계(stewardship)의 유지보다는 사업 수명에 더 큰 초점을 두는 편이 현명할 것이다.

아차 레케 맥킨지앤드컴퍼니 요하네스버그 사무소 시니어 파트너 외
감수= 진형규 맥킨지앤드컴퍼니 부파트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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