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중순 영미권에서 출간된 신간은 불확실성 시대에 위험을 감수하는 일이 가져올 이익에 대해 말한다. 책은 포커 플레이어, 헤지펀드 매니저, 암호화폐 투자자, 우주비행사, 미술품 수집가 등 위험을 감수하는 사람들의 사례를 소개하며 지금껏 알려지지 않은 흥미진진한 세계로 독자를 안내한다. 그들이 어떻게 시장의 위험을 받아들이는지 이해하는 과정을 통해 현대 사회의 다양한 불확실성을 헤쳐 나갈 수 있는 교훈을 선사한다.
실버는 미래 예측 전문가, 통계학자, 작가라는 일상적 직업을 갖고 있으면서 실력 있는 ‘프로 포커 플레이어’이기도 하다. 그는 도박 게임과 그것을 즐기는 사람의 심리를 들여다보며 위험에 높은 내성이 있는 사람들을 분석한다. 사람들은 위험을 회피하는 경향이 있지만 적절하고 분별력 있게 위험을 감수한다면 인생 전반에서 커다란 성공을 거둘 수 있다는 사실을 설득력 있게 증명해낸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남긴 “가장 큰 위험은 어떤 위험도 감수하지 않는 것”이라는 유명한 말이 비즈니스 세계뿐만 아니라 실제 우리 삶에서 어떻게 적용되는지 알려준다.
<위험을 감수하는 기술>은 포커와 카지노를 비롯해 도박에 관한 흥미로운 이야기로 시작한다. 세계 최고 포커 플레이어들과의 인터뷰, 상대의 허세를 알아차리는 방법, 카지노가 알고리즘을 이용해 승리를 조작하는 사례, 부정행위 스캔들, 스포츠 베팅 등 여러 편의 영화를 책 한 권으로 보는 듯하다. 너무 많은 인물과 에피소드가 등장해 산만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지만 책에 흥미가 가는 이유는 위험을 다루는 다양한 사례를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의 분석에 따르면 ‘위험 게임 승자들’은 안전하게 플레이하지 않는다. 그들은 통념과 관습에 도전하고 자신만의 확실한 판단 근거로 베팅해 큰 수익을 올린다. 그들은 맹목적으로 돌진하지 않으며 숫자, 트렌드, 데이터 및 복잡성에 친화력이 있다. 자립심이 강하고, 분리적 사고에 능하며 위험과 보상을 철저히 계산해 확실하다 싶으면 올인한다.
저자는 그들이 ‘강(river)’이라는 생태계를 구성하고 있으며 ‘마을(village)’에 사는 사람과 다른 사고방식으로 살아간다고 설명한다. 강에 사는 사람들에게 위험은 늘 존재한다. 그들은 위험 상황에 당황하지 않고 즐기는 법을 안다. 마을에 사는 사람들은 지나치게 가부장적이고 신경질적이며 위험을 피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저자는 우리 사회에서 막대한 부와 권력을 누리는 사람 대부분이 강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강조하며 강에 살며 위험을 즐기는 사람의 사고방식을 아는 것이 오늘날 세계 경제를 이끄는 원동력을 이해하는 핵심 열쇠라고 진단한다.
홍순철 BC에이전시 대표·북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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