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테슬라를 제외한 일본 차는 올해 1~8월 누적 1만6913대 팔려 수입차 가운데 점유율이 전년 대비 11.5% 증가했다. 국가별 등록 대수로 보면 일본 차를 제외한 미국(-29.2%), 유럽(-17.5%) 브랜드 차종이 모두 감소했다. 수입차 전체가 판매량 감소한 상황에서 일본 차만 유독 수입차로서 승승장구하는 셈이다.
특히 일본 차 중에서도 대중적인 도요타보다 고급 브랜드인 렉서스의 성장이 눈에 띈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달 렉서스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24.2% 늘어난 1355대를 기록해 전체 수입차 판매량 5위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 누적 판매량으로도 8884대를 팔아 5위에 안착했다. 이 같은 추세대로라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무난히 수입차 '1만대 클럽'에 이름을 올릴 전망이다.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인 '노 재팬' 이후 한국 사업에 큰 타격을 입었던 렉서스는 하이브리드 인기와 럭셔리카 선호 현상에 힘입어 올해도 판매량 호조를 보이는 것으로 분석된다. 렉서스는 하이브리드 명가로 꼽히는 데다 정숙성과 연비 등이 강점이다.
렉서스 차종 중에선 ES가 렉서스의 전체 판매량을 이끌고 있다. ES의 올해 1~8월 누적 판매량은 4584대로 전체 판매량의 절반(약 52%)을 차지한다. 렉서스 ES는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의 평가가 좋은 차종. 한때 '강남 쏘나타'라고 불렸을 정도로 인기가 많았던 수입차다. 2012년 6세대 ES가 국내에 처음으로 출시된 이후 2022년까지 9년 연속 수입차 하이브리드 부문 베스트셀링카에 선정되기도 했다. 지난 5월 기준으로 ES는 국내 누적 판매 10만대를 기록했다.
이외에도 국내에는 많은 모델이 없는 고급 다목적차량(MPV) 시장을 공략해 지난 7월 '디 올 뉴 LM 500h'를 선보였다. 4인승의 경우 독립된 2열 공간을 제공해 탑승객의 편안한 승차감과 기능성을 한껏 높여 '쇼퍼 드리븐'(운전기사가 운전하는 차량)의 장점을 살렸다. 2억원에 육박하는 가격임에도 사전 계약 500대 기록을 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중적인 차가 아님에도 높은 수준의 사전 계약 대수를 기록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는 럭셔리카 소비가 높은 시장으로, 도요타보다 렉서스의 인기가 이례적으로 높은 편"이라며 "전기차 포비아 현상으로 인한 하이브리드 열풍이 지속됨에 따라 렉서스의 인기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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