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파트너스와 영풍이 고려아연 경영권을 쥐기 위해 공개매수 계획을 발표하자 고려아연 주가가 공개매수 가격을 뚫고 치솟았다. 양측의 지분 경쟁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고려아연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1만원(19.78%) 오른 주당 66만6000원에 마감했다. MBK 측이 제시한 공개매수 가격인 66만원을 장 시작 직후 돌파했고 한때 69만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통상 공개매수 계획이 발표되면 세금을 감안해 주가가 공개매수가보다 다소 낮은 가격에 수렴하는 것과 다른 양상이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이 MBK의 공개매수를 저지하기 위해 대응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가 주가에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최 회장 측이 지분 매입에 나서 주가가 66만원보다 높게 형성되면 공개매수는 사실상 실패한다. 시장에서는 최 회장이 오랜 기간 경제계와 투자업계를 중심으로 쌓아온 넓은 인맥을 바탕으로 우호 세력을 끌어들일 것으로 보고 있다.
MBK는 영풍, 장형진 영풍 고문 등과 함께 이날부터 다음달 4일까지 고려아연 공개매수에 들어갔다. 고려아연 발행 주식 중 최소 7.0%에서 최대 14.6%를 사들일 계획이다. 공개매수에 성공하면 MBK와 영풍 측 지분율은 기존 33.13%에서 최대 52%(의결권 있는 주식 수 기준)로 늘어난다. MBK 측이 주당 2만원에 공개매수에 나선 영풍정밀은 이날 상한가(1만2180원)로 직행했다.
고려아연은 이번 공개매수에 대해 “영풍이 기업사냥꾼 MBK파트너스와 결탁해 진행하는 적대적·약탈적 인수합병(M&A)”이라고 반발했다.
차준호/박종관 기자 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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