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빈 좌석에 아이를 눕힌 승객 때문에 불편했는데, 자기가 예민한 것이냐고 묻는 사연을 올린 누리꾼이 뭇매를 맞고 있다.
12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비행기 빈자리에 아기 눕히는 거 항의한 제가 예민한 건가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 글은 14일 오전 기준 조회수 7만8000회를 넘기며 화제를 모았다.
글을 쓴 A씨는 "생각할수록 기분 나빠서 글 올린다"며 "며칠 전 유럽 가는 밤 비행기를 탔다"고 운을 뗐다.
이어 "좌석이 통째로 빈 곳은 없었지만, 만석은 아니라 중간에 한 자리씩 비어 있는 좌석이 많았다"며 "제 자리는 4인석이었고 옆자리는 비어 있었다. 나머지 두 개의 좌석엔 아이 엄마가 5살 정도 돼 보이는 여자아이를 데리고 탔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A씨는 "가까이에 아기가 탄 건 별로였지만 아주 어린애도 아니고 5살쯤 돼 보이는 얌전한 여자애라 그나마 다행이다 싶었고, 옆자리가 비어 있어서 좋았다"며 "장시간 비행이니 옆자리가 비어 있는 게 훨씬 좋다"고 했다.
그러나 비행기가 이륙한 이후 "아이가 잠들자, 아이 엄마는 당연한 듯 제 옆자리에 아이 머리가 오게 하고 본인 다리에 아이 다리를 올려서 눕혔다"며 "제 자리를 침범한 건 아니지만 저한테 양해를 구하지도 않고 너무 당연하게 행동해서 불쾌했다"고 말했다.
A씨는 이에 아이 엄마에게 "지금 뭐 하시는 거냐? 이 자리는 돈 내고 사신 게 아니지 않냐?"고 항의했고 이에 아이 엄마는 "팔걸이가 있어서 아이가 전혀 몸에 닿지 않는 데도 불편한 거냐. 승무원한테 아이가 잠들면 비어 있는 자리에 눕혀도 되냐고 미리 양해를 구했다"고 답했다고 했다.
A씨는 재차 "승무원한테 양해를 구한 건 나와 상관없다. 일단 난 불쾌하다. 이 자리는 비워두고 가고 싶다"고 했고 아이 엄마는 "참 예민하다"며 승무원을 호출했다고 한다.
승무원은 A씨에게 "불편하시면 다른 빈자리로 옮겨드리겠다. 하지만 옆 좌석이 빈 곳은 없다. 그래도 옮기시겠냐?"고 물었다.
A씨는 "옮기지 않겠다. 지금 자리가 마음에 든다. 하지만 옆에는 원래 비어 있던 자리니 원상 복귀해달라"고 요구했지만, 승무원은 "양해 부탁드린다"는 말을 반복했다고 했다.
결국 A씨는 "계속 항의하다가 시정이 안 돼 기분 상하고 몸도 불편한 상태로 장시간 비행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A씨는 "항공사에 따로 컴플레인 걸 예정인데, 문제는 개념 없는 그 아이 엄마다"라며 "맘충이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닌 것 같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글을 본 이들 대다수는 오히려 글쓴이를 향한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이 글에는 "애 엄마한테 빈자리에 권리가 없다고 주장할 거면, 글쓴이도 마찬가지로 권리가 없는 것이다", "예민한 게 아니라 옹졸하고 인성이 나쁜 거다. 주변인이었으면 바로 거리두기 했다", "승무원이 글쓴이를 진상이라고 생각했을 것 같다"는 등의 댓글이 달렸다.
또 "어른도 지치는 긴 비행에 잠든 유아를 좀 편하도록 눕히는 것도 싫다고 하는 사람 진짜 꼴불견이었겠다. 성인이 냄새나는 발을 올리고 있는 것도 아니고, 미취학 유아가 잠들어서 조금 편하게 해주는 것도 무슨 대단한 손해를 본 것처럼 생각하면 인생이 피곤할 것 같다"며 글쓴이를 타이르는 댓글도 많은 공감을 얻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