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노인이 40년 주담대를 받았다고?...정책금융 '구멍'

입력 2024-09-14 09:25   수정 2024-09-14 10:20



한국주택금융공사(주금공·HF)가 70대 이상 고령층에게도 4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상품을 제공한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일고 있다. 주금공 정책금융상품인 그린보금자리론에 금융당국의 규제 사항이 반영되지 않아 이런 일이 발생했다.

14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강훈식 의원이 주금공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주금공은 지난해 12월 70대 이상 차주에게 40년 만기 그린보금자리론 대출상품을 실행했다.

금융당국이 지난해 9월 40∼50년 초장기 주담대 상품이 가계부채 증가 원인이라며 적극 규제에 나선 이후에도 이같은 대출이 실행된 것이다.

주금공 그린보금자리론 상품은 지난해 9월 출시한 상품이다. 녹색건축인증 2등급 이상을 받은 경우 연령에 관계없이 최장 40년 만기·우대금리 0.1%포인트(p)를 제공한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초장기 주담대 상품이 가계대출 증가 원인으로 지목되자 주금공은 올해 1월 만 34세 이하(만 39세 이하 신혼부부)에 대해서만 만기 50년 주담대를 실행할 수 있도록 보금자리론 업무처리기준을 개정했다.

하지만 지난 10일 기준 보금자리론 업무처리기준에 따르면 만기 40년 주담대는 채무자가 만 39세(만 49세 이하 신혼부부)이거나 담보주택이 2등급 이상 녹색건축물인 경우 대출을 받을 수 있다.

담보주택이 2등급 이상이기만 하면 여전히 70대 이상도 40년 만기 그린보금자리론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이달 기준 40년 만기 보금자리론 대출 현황을 보면 60대 이상이 19건(48억원), 70대 이상이 1건(1억원)이다. 30년 만기는 60대 이상이 16건(36억원), 70대 이상이 5건(11억원)이다.

이에 대해 주금공은 "보금자리론 업무처리기준을 개정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초장기 주담대 상품이 가계대출 증가 원인으로 지목되자 금융당국은 시중은행들에 대해 대출 기준 강화를 주문했고, 은행권은 50년 만기 주담대 취급을 중단하거나 만기 40년 초과 주담대에 대해 만 34세 이하 등 연령 제한을 신설했다.

그러나 주금공 그린보금자리론에는 이런 규제가 반영되지 않았다는 게 강 의원의 지적이다.

강훈식 의원은 "필요한 곳에 적정한 지원이 이뤄지도록 집행기관인 주택금융공사는 물론 관리·감독 기관인 금융위원회는 정책금융의 본래 목적에 맞게 세밀하게 상품을 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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