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 인대를 다친 동서에게 추석에 일하기 싫어 꾀병을 부린다며 진단서를 요구한 시댁 식구의 사연이 전해져 공분이 일고 있다.
1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손가락 다친 거 진단서 끊어오라는 형님'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며칠 전 손가락을 심하게 다쳐서 손을 쓸 수 없는 상황이다. 왼손 손가락 두 개의 인대가 뜯어져서 쥐어지지도 쫙 펴지지도 않고 잠을 못 잘 만큼 통증이 심하다"며 운을 뗐다.
A씨는 "다행히 오른손은 괜찮아서 일상생활에 무리 없지만 일은 못 할 상황이라 미리 시댁 단톡방에 말씀드렸다"며 "그런데 형님이 명절이라 꾀병 부리는 거냐며 비웃었다"고 전했다.
이어 "멍든 손을 사진으로 찍어 보내며 '진짜 다쳤다'고 했지만, 형님은 '멍은 가짜로 그릴 수 있는 거 아니냐. 병원 가서 진단서 끊어오면 믿겠다'라고 했다"며 분노했다.
이후 A씨는 병원에서 결제한 내역과 약 봉투를 찍어 가족 단톡방에 올렸다고 한다. 그러나 형님은 "멀쩡한 손 검사한 거 아니냐. 약은 아무 이상 없어도 아프다고 거짓말로 우기면 다 준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A씨는 전했다.
형님의 의심은 계속됐다. A씨는 "형님은 계속 '엑스레이로는 인대 다친 것을 모르는데 어떻게 믿냐. MRI를 찍고 진단서를 끊어와야 믿을 수 있다'고 했다"며 "제가 명절에 일하기 싫어 꾀병 부린다면서 단톡방에서 계속 공격한다. 다들 그냥 넘어가라고 해도 소용이 없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남편한테 이런 기분으로 시댁 못 간다고 하니 그래도 (형님과) 만나서 풀어야 한다고 시댁에 가자고 한다"며 "이런 꼴을 당하고도 시댁을 가야 하냐"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누리꾼들은 "남편이 제일 나쁘다", "자기가 뭔데 진단서를 끊어오라고 하냐", "의대생인데 인대 다친 건 통증 양상과 엑스레이로도 충분히 진단할 수 있다. MIR 비용을 줄 것도 아닌데 웃기다" 등 주로 남편과 형님을 비난하는 반응을 보였다.
성진우 한경닷컴 기자 politpe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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