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MO 2024]삼중음성유방암, 수술 전후 키트루다 투여시 사망 위험 34% 줄어

입력 2024-09-16 20:48   수정 2024-09-18 09:46



세계 매출 1위 의약품인 미국머크(MSD)의 키트루다가 난치암으로 꼽히는 삼중음성 유방암 조기 환자 치료 이점을 입증했다. 수술 전후에 이 약을 투여한 환자는 5년 생존율이 높아져 사망 위험이 34% 줄었다.

피터 슈미드 영국 바츠암연구소 교수는 15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유럽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ESMO 2024)에서 "키노트(KEYNOTE)-522 연구로 고위험 조기 삼중음성 유방암 환자에게 수술 전 키트루다와 백금항암제, 수술 후 키트루다를 투여하는 표준 치료법에 대한 추가 근거가 마련됐다"고 했다.

이날 슈미드 교수는 고위험 조기 삼중음성 유방암 환자 대상 3상 임상시험인 KEYNOTE-522의 전체생존율(OS) 결과를 처음 공개했다.

이번 임상시험은 2017년 3월부터 2018년 9월까지 삼중음성 유방암 환자 1174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수술 전 보조요법으로 키트루다와 화학항암제를 투여하고, 수술 후 키트루다만 단독 투여한 뒤 효과를 평가했다.

추적 관찰 기간 75.1개월(중앙값) 동안 키트루다는 사망 위험을 34% 줄여주는 것으로 나타났다(HR=0.66). 키트루다 투여군의 5년 전체 생존율은 86.6%, 위약 투여군은 81.7%였다. 올해 3월 시점에 키트루다 투여군 중 사망자는 14.7%, 대조군은 21.8%였다.

면역항암제를 활용해 고위험 조기 삼중음성 유방암 환자의 수술 전후 보조요법으로 전체 생존율을 높인 첫 사례다.

앞서 MSD는 미국에서 2021년, 한국에서 2022년 7월 키트루다를 삼중음성 유방암 환자의 수술 보조요법으로 쓸 수 있도록 허가 받았다.

당시 1차 지표인 병리학적 완전관해(pCR)와 무사건생존(EFS) 결과는 보고했지만 2차 지표였던 OS는 발표되지 않았다. 이번 연구를 통해 5년 OS 데이터까지 완성된 것이다. 이번 연구결과는 발표와 함께 뉴잉글랜드 의학 저널(NEJM)에 공개됐다.

이날 슈미드 교수는 pCR에 따른 전체 생존율 하위 분석 결과도 공개했다. 그 결과 pCR에 도달한 환자보다 그렇지 않은 환자들에게 키트루다 효과가 더 컸다.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박연희 삼성서울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삼중음성 유방암 환자가 재발하면 평균 생존기간이 2년 미만"이라며 "pCR에 도달하면 오래 살고 pCR에 도달하지 못하면 좋지 않다는 게 도그마였기 때문에 어떻게든 pCR을 올리는 데 집중했다"고 했다.

그는 "이번 연구를 통해 pCR에 도달하지 않은 환자도 생존율이 올라간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했다. 의학적으로 충분히 의미있는 연구 결과라는 것이다.

한국 환자들의 활용을 확대하기 위해선 건강보험 급여 범위에 포함해야 한다고도 했다. 박 교수는 "이번 발표로 나올 수 있는 데이터는 다 나왔다"며 "삼중음성 유방암의 완치는 조기 환자일 때만 가능하다"고 했다. 사회적 비용을 절감하는 차원에서도 건강보험 혜택을 확대해야 한다는 취지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이 기사는 한경닷컴 바이오 전문채널 <한경바이오인사이트>에 2024년 9월 16일 20시 48분 게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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