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아들 45만원, 둘째 아들 20만원.
주부 이모씨는 추석 연휴 기간 미성년 자녀들이 친·외가 친척들에게 받은 용돈의 투자처를 찾느라 분주하다. 정기예금에 묵혀 두기 아깝고 당장 돈을 사용할 계획이 없어서다. 그는 “튼튼한 우량주를 미리 사서 묻어 두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미성년(만 19세 이하) 주식 투자자는 약 76만 명이다. 8세 미만 투자자도 18만 명에 이른다. 어린 자녀 대신 부모가 종목을 선택해 매수한 사례가 대부분이다.
한국경제신문은 18일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3인에게 자녀들을 위해 장기 투자할 유망 업종과 종목 등을 물었다. 이들은 △제약·바이오 △소비재(음식료·화장품) △2차전지 업종을 각각 꼽았다. 변화하는 시장 흐름을 따르고 있거나, 방어력이 높은 업종이다.
백영찬 상상인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금리 인하 시기 최대 수혜가 기대되는 업종은 바이오”라며 “국내 업체들은 연구개발(R&D) 역량이 커지면서 양질의 파이프라인(신약 후보 물질)을 갖추고 있어 관심을 둘 만하다”고 말했다. 바이오 업종은 신약 개발에 막대한 자본이 투입되기 때문에 금리 인하 시 자금 조달에 유리하다. 미·중 갈등으로 중국 기업과의 거래를 제한하는 ‘생물보안법’이 시행 예정이란 점도 국내 기업에 반사이익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삼양식품 ‘불닭볶음면’으로 대표되는 소비재도 유망 업종으로 언급됐다. 한류 문화 확산으로 김밥과 라면, 화장품 등이 전 세계에서 인기를 끌고 있어서다. 황승택 하나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한류 문화를 전파한 엔터테인먼트 업종은 부진한 상황이지만, 역설적으로 이를 기반으로 소비재 기업은 매월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다”며 “이들의 외형 성장은 초입 단계”라고 했다. 이어 “소비재 기업의 주가가 조정받고 있어 더욱 매력적”이라고 덧붙였다.
오태동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차전지 업종을 꼽았다. 그는 “각국의 환경 규제가 강화되면서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요가 늘 것”이라며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도 메가트렌드로 떠오르면서 장기적으로 살펴볼 업종”이라고 말했다.
‘리쥬란’ 브랜드로 유명한 파마리서치도 장기 투자할 종목으로 거론됐다. 리쥬란은 연어에서 추출한 조직 재생물질인 폴리뉴클레오타이드(PN) 등을 피부 진피층에 직접 투여하는 의료기기다. 피부 재생 및 주름 개선을 목적으로 사용된다. 황 센터장은 “글로벌 피부미용 트렌드가 기초화장과 피부관리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아시아 및 북미 지역 수출 증가가 실적을 이끌고 있다”고 했다. 증권사들은 파마리서치의 올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34.32% 증가한 1239억원, 매출은 29.43% 늘어난 3378억원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SK하이닉스를 선택한 오 센터장은 “향후 인공지능(AI) 시장 개화로 프로세서 및 메모리 반도체 분야의 성장이 필연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며 “메모리 기술력에서 탁월한 SK하이닉스가 기대되는 종목”이라고 말했다.
조아라 기자 rrang123@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