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인재가 최우선"…추석 연휴 기능올림픽 찾은 이재용

입력 2024-09-18 17:29   수정 2024-09-26 17:00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에게 명절 연휴는 해외 현장경영 기간이다. 지난 설에 동남아시아와 중동을 방문해 배터리사업 등을 점검한 데 이어 이번 추석에는 유럽으로 날아가 스마트폰과 가전사업을 살펴봤다.

가장 먼저 들른 곳은 프랑스 리옹에서 열린 국제기능올림픽 폐회식이었다. 평소 ‘기술인재 육성’을 강조하던 터인데, 한국 대표단이 종합 2위를 차지하자 ‘깜짝 방문’한 것이다. 이 회장은 현장에서 만난 선수단에 “기술 인재들이 흘린 땀방울이 기술강국 대한민국의 기반”이라며 “굳이 대학에 가지 않아도 기술인으로서 존중받고 성장할 수 있도록 아낌없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세 번째 참석한 국제기능올림픽
이 회장은 지난 15일 리옹 그루파마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국제기능올림픽 폐회식을 찾아 한국 선수단을 격려했다. 그는 국제기능올림픽 최상위 타이틀 후원사인 삼성전자 회장 자격으로 선수들에게 메달을 건넸다. 한국은 이번 올림픽에서 49개 종목에 출전해 43개 종목에서 금메달 10개, 은메달 13개, 동메달 9개 등을 따 종합 2위에 올랐다. 정보기술(IT), 웹기술, 클라우드 컴퓨팅, 모바일, 로보틱스, 전자제어 등 미래 기술 전 분야에 걸쳐 상을 휩쓸었다.

이 회장이 국제기능올림픽에 참석한 건 2009년(캐나다 캘거리), 2022년(한국 고양)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삼성은 그동안 열린 아홉 차례 기능올림픽을 모두 후원했다. 국내 기업 중 유일하다. 산업계 관계자는 “이 회장이 추석 연휴에 프랑스까지 날아간 것은 그만큼 기술인재 육성에 신경 쓴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날 젊은 기술인들에게 일찌감치 기술인의 길을 택해 대한민국 산업 발전에 기여한 것에 감사와 존경의 뜻을 전했다.
○“가장 중요한 건 기술 확보”
이 회장이 기술인재를 아끼는 건 더 이상 뉴스가 아니다. 2006년 일본 출장이 계기가 됐다. 당시 방문한 한 공장의 숙련공 대다수가 국제기능올림픽 출전자였던 것. 이 회장은 그 길로 삼성전자에 기능올림픽 사무국과 훈련센터를 신설하고, 기능올림픽 출신을 적극 채용했다. 이번 기능올림픽에 삼성 소속 국가대표 선수가 24명이나 참가할 수 있었던 이유다. 이 회장은 올초 ‘삼성 명장’ 15명을 만난 자리에서 “기술인재는 포기할 수 없는 핵심 경쟁력”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업계에선 이 회장이 기술인재를 강조하는 것에 대해 “임직원에게 ‘가장 중요한 건 기술’이라는 메시지를 주려는 것”으로 해석한다. 박사급 연구개발(R&D) 인력이 선제 기술 개발에 공을 들이는 것만큼이나 기술인재들이 빚어내는 품질 관리도 중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이 회장은 이번 유럽 방문에서 삼성 스마트폰과 가전제품에 대한 고객 반응을 살피고 사업 현황도 점검했다. 그는 16일 폴란드 바르샤바로 이동해 현지 최대 쇼핑몰 웨스트필드아카디아에 있는 ‘삼성 익스피리언스 스토어’를 둘러본 뒤 임직원과 가전 및 스마트폰 사업 전략을 논의했다. 이 회장은 19일부터 윤석열 대통령의 체코 방문에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한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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