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에게 명절 연휴는 해외 현장경영 기간이다. 지난 설에 동남아시아와 중동을 방문해 배터리사업 등을 점검한 데 이어 이번 추석에는 유럽으로 날아가 스마트폰과 가전사업을 살펴봤다.
가장 먼저 들른 곳은 프랑스 리옹에서 열린 국제기능올림픽 폐회식이었다. 평소 ‘기술인재 육성’을 강조하던 터인데, 한국 대표단이 종합 2위를 차지하자 ‘깜짝 방문’한 것이다. 이 회장은 현장에서 만난 선수단에 “기술 인재들이 흘린 땀방울이 기술강국 대한민국의 기반”이라며 “굳이 대학에 가지 않아도 기술인으로서 존중받고 성장할 수 있도록 아낌없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 회장이 국제기능올림픽에 참석한 건 2009년(캐나다 캘거리), 2022년(한국 고양)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삼성은 그동안 열린 아홉 차례 기능올림픽을 모두 후원했다. 국내 기업 중 유일하다. 산업계 관계자는 “이 회장이 추석 연휴에 프랑스까지 날아간 것은 그만큼 기술인재 육성에 신경 쓴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날 젊은 기술인들에게 일찌감치 기술인의 길을 택해 대한민국 산업 발전에 기여한 것에 감사와 존경의 뜻을 전했다.
업계에선 이 회장이 기술인재를 강조하는 것에 대해 “임직원에게 ‘가장 중요한 건 기술’이라는 메시지를 주려는 것”으로 해석한다. 박사급 연구개발(R&D) 인력이 선제 기술 개발에 공을 들이는 것만큼이나 기술인재들이 빚어내는 품질 관리도 중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이 회장은 이번 유럽 방문에서 삼성 스마트폰과 가전제품에 대한 고객 반응을 살피고 사업 현황도 점검했다. 그는 16일 폴란드 바르샤바로 이동해 현지 최대 쇼핑몰 웨스트필드아카디아에 있는 ‘삼성 익스피리언스 스토어’를 둘러본 뒤 임직원과 가전 및 스마트폰 사업 전략을 논의했다. 이 회장은 19일부터 윤석열 대통령의 체코 방문에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한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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