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北의 잇따른 핵 위협·탄도미사일…'도발 불감증' 경계해야

입력 2024-09-18 17:43   수정 2024-09-19 06:56

민족 명절인 추석 연휴에도 북한은 도발을 멈추지 않았다. 매년 되풀이되는 일이긴 하지만 올해는 미국 대선이 50일도 안 남은 상황이라 북한의 도발이 그 어느 때보다 예사롭지 않다. 연휴 직전인 13일 핵탄두에 쓰일 고농축우라늄(HEU) 제조 시설을 처음으로 공개한 뒤 어제는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을 동해상으로 여러 발 발사했다. 지난 12일 SRBM인 초대형 방사포(KN-25)를 쏜 지 엿새 만이다. 당시에도 6연장 발사대로 동시다발 타격 능력을 과시한 북한이다. 핵 무력 강화를 위해 핵무기 생산 능력과 핵 투발 능력을 갈수록 고도화하는 모습이다.

제이비어 T 브런슨 한미연합사령관 지명자도 어제 미국 의회 인준 청문회에서 “북한의 급속한 핵·미사일 역량 발전은 핵무기를 기하급수적으로 확대하겠다는 (김정은의) 야심과 결합해 3개 사령부(한미연합사, 주한미군사령부, 유엔군사령부)가 직면한 가장 큰 도전이 되고 있다”고 했다. 취임 전부터 북한의 핵 공격 능력을 최대 위협으로 명확히 한 것이다. 그는 북한의 생물·화학무기 비축량이 수천톤에 달한다며 이를 핵무기와 결합해 사용할 경우 한국에 존망의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한반도와 한민족의 운명을 핵으로 위협하는 북한은 자신들의 핵무기 개발이 ‘미제의 핵 위협’ 때문이라는 뻔뻔한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을 통해서다. 북한은 한·미 연합훈련은 ‘핵전쟁 연습’이라며 미국의 핵 위협으로 자신들이 입은 피해를 돈으로 환산하면 약 78조달러에 달한다는 엉터리 논리까지 펼쳤다.

북한이 HEU 제조 시설을 공개한 날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측근인 세르게이 쇼이구 국가안보회의 서기가 북한을 방문해 김정은을 만났다. 최선희 북한 외무상은 러시아를 방문해 북·러 밀착을 과시했다. 남쪽으로 쓰레기 풍선을 날리는 것도 쉬지 않았다. 군사·외교·대남 심리전 등 전방위 도발이다. 북한은 11월 미국 대선이 다가올수록 도발의 강도를 높여갈 것이다. 상시 도발이 오히려 안보 불감증을 부르기 쉬운 상황이다. 정부와 군은 물론 국민도 긴장의 끈을 늦추지 말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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