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LH(한국토지주택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입주자 모집 결과를 발표한 서울 관악구의 ‘관악봉천 H1·2·3’ 행복주택은 전용면적 19㎡ 한 가구에 2246명의 지원자가 몰리면서 경쟁률이 2246 대 1을 기록했다. 청년이 모집 대상이었다. 7가구가 공급된 전용 17㎡에도 1406명이 몰려 경쟁률이 175.7 대 1에 달했다.
최근 예비입주자를 모집한 서울 잠실 행복주택도 청년 경쟁이 치열했다. 대학생과 청년을 대상으로 전용 14㎡ 20가구를 공급했는데 1만3020명이 몰리며 경쟁률이 651 대 1까지 치솟았다. 서울 수서역세권2블록 역시 청년을 대상으로 5가구가 공급된 전용 26㎡에 5906명(경쟁률 1181 대 1)이 몰렸다.
행복주택은 월평균 소득이 전년도 도시근로자 월평균의 100% 이하여야 입주할 수 있고 최장 거주기간도 6년으로 제한된다. 입주 도중 결혼하거나 자녀를 갖게 되면 10년까지 거주할 수 있지만, 청년에게 공급되는 가구 대부분이 전용 20㎡ 안팎의 소형이라 그간 공급에 비해 경쟁률이 저조했다.
그러나 전세사기 공포가 커지면서 청년 대상 행복주택 입주 경쟁률이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임대료가 주변 시세 대비 최대 40% 저렴한 데다 보증금을 떼일 우려가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청년 선호도가 높은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의 공급이 줄어들면서 행복주택 외 선택의 폭이 좁아졌다는 평가도 있다.
지방에서도 최근 청년 행복주택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세종에선 청년 대상 행복주택 입주 경쟁률이 267 대 1을 기록했고, 부산에서도 과거 한 자릿수에 머물렀던 청년 행복주택 경쟁률이 수십 대 1을 나타내고 있다.
업계에선 장기적으로 행복주택 경쟁률을 낮추기 위해서는 빌라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 공급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은다.
업계 관계자는 “각종 제약에도 행복주택 입주 경쟁률이 오르는 건 그만큼 공급이 적기 때문”이라며 “역세권에 저렴한 민간임대주택이 공급되면 비정상적인 행복주택 경쟁률이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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