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중앙회는 중소·벤처기업의 경영 환경을 악화하는 9대 분야 100대 중소기업 현장 규제를 담은 ‘중소기업이 선정한 현장 규제 100선’을 19일 발간했다. 중기중앙회는 지난 2~3월 중소기업협동조합 등 중소기업·소상공인 관련 단체에서 340개 현장 애로를 접수했다. 이 중 단순 민원성 건의를 제외한 현장 규제 100건을 선정했다.
분야별로는 인증 검사와 관련한 규제가 17건으로 가장 많았다. 어린이 제품 대상 안전인증 제도가 대표적이다. 현행 어린이 제품 인증 체계에 따르면 같은 원재료를 사용하더라도 5년마다 안전인증을 다시 받아야 한다. 서울 신림동의 완구 제조 업체 대표 B씨는 “인증 유효 기간이 지나면 쇼핑몰에서 상품 판매 페이지가 자동으로 삭제된다”며 “20년간 문제없던 원재료도 5년마다 다시 인증받아야 해 중소기업의 신제품 개발 의지가 저하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인증 제도가 과도하게 많아 인증 비용 부담이 커진다는 지적도 나왔다. 국내 법정 인증은 257개로 미국(93개) 유럽연합(EU·40개) 중국(18개) 일본(14개) 등 주요국보다 훨씬 많다. 대구 대천동의 원단 업체 대표 C씨는 “인증을 하나 취득·유지하는 데만 1억원 이상 든다”며 “범부처 차원에서 유사한 인증은 통합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주 52시간제도 연장 근로 관리를 현행 주 단위에서 월 또는 반기 단위 등으로 현장 상황에 맞게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추가 수입을 위해 초과근무를 원하는 재직자가 많은데 주 52시간제 시행으로 사업주와 근로자 모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 중소 정보기술(IT) 업체 대표는 “일부 직원은 퇴근 후 배달 아르바이트까지 한다”며 “고숙련 재직자가 초과근무를 하면 사업장과 근로자 모두 ‘윈윈’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22년 시행된 ‘일회용품 실내 사용 금지’ 규제와 관련해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접수됐다. 사업주가 소비자에게 일회용품 사용 규정을 안내했다면 과태료를 면제해야 한다는 게 업계 종사자의 요구사항이다.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정부가 규제를 완화하려는 노력을 기울이지만 또 다른 규제가 계속 생겨나고 있다”며 “정부와 국회에서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마련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