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국민관광지였던 장흥…어떻게 '허경영 랜드'가 됐나

입력 2024-09-19 17:58   수정 2024-09-20 00:48

1980년대 수도권의 대표적 관광단지이던 경기 양주시 장흥유원지 일대가 ‘허경영랜드’(사진)로 바뀌고 있다. 허경영 국가혁명당 명예대표가 운영하는 교육법인 하늘궁(초종교하늘궁)이 4~5년 전부터 주변 낡은 모텔 등을 집중적으로 사들여 신도들을 위한 레저단지로 만들고 있어서다. 이런 가운데 허 대표가 사기, 성추행 등의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게 되면서 지역사회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19일 경찰과 양주시 등에 따르면 경기북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이달 초 허 대표가 장흥유원지 일대에서 운영하는 종교·교육시설 하늘궁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허 대표는 사기 혐의와 정치자금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고 있고, 전 신도 성추행 혐의로도 고소된 상태다. 하늘궁 전 신도들은 허 대표가 천국행 티켓인 ‘백궁명패’ 등을 터무니없는 비싼 가격(장당 300만원) 등에 판매했다며 허 대표를 고소했다.

허 대표는 장흥유원지에 2017년 4억원을 들여 ‘하늘궁’ 이름을 건 2층짜리 한옥 주택을 지어 종교사업을 했다. 강연 사업 등이 성공하면서 하늘궁은 허 대표 지지자, 신도 사이에서 ‘성지’로 거듭났다. 교육·출판 법인인 하늘궁은 주변 건물을 공격적으로 매입하면서 레저사업 형태를 띠기 시작했다.

현재 장흥국민관광지 내 허 대표와 관련된 건물이 35채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늘궁은 호텔과 ‘허경영 굿즈’ 판매업, 카페, 수목원 등 다양한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부지 전체가 수만 평에 달해 내부엔 셔틀버스가 운영되고, 조경도 완비됐다. 인근 부동산 등에 따르면 하늘궁이 일대에 소유한 부동산 가치가 1000억원에 육박한다.

하지만 최근 경찰이 사기 혐의 등으로 허 대표에 대한 수사에 들어가면서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하늘궁이 들어선 이후 쇠락한 장흥유원지 경기가 살아나고 있지만 각종 불법의 온상이 되고 있다는 지적 때문이다. 현재까지 유원지 일대 주민의 분위기는 우호적인 편이다. 하늘궁 인근에서 슈퍼를 운영하는 주민 김모씨(72)는 “주말이면 200~300명이 이곳을 찾는다”며 “하늘궁 덕분에 손님이 크게 늘었고, 주민이 운영하는 식당도 호황”이라고 했다.

양주시 관계자는 “하늘궁 관련 민원이 많지만, 현재까지 밝혀진 행정적인 불법 요소는 없다”며 “문제가 확인되면 즉각 개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철오 기자 che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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