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촌한옥마을 주민들이 제기한 민원 수는 2019년 257건, 2020년 258건, 2021년 391건으로 매년 늘었고 2023년에는 7월까지 383건으로 집계됐다. 종로구가 과잉 관광으로 몸살을 앓는 이유는 한옥마을 일대가 오래전부터 관광지였던 데다 최근 한옥 숙박시설이 크게 늘고 있어서다. 올 6월 말 기준 서울에 한옥체험업으로 등록된 271곳(360실) 중 218곳(242실)이 북촌·서촌한옥마을이 있는 종로구에 집중해 있다. 관광객은 코로나 사태 전 대비 크게 늘지 않았지만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통한 한국 문화 확산으로 방문 관광객의 국적이 다양화하면서 이전보다 훨씬 번잡스러워졌다는 게 지역 상인들의 전언이다.
종로구의 관광 제한 정책을 두고 주민 사이에서는 평가가 엇갈린다. 종로구민 민경하 씨(65)는 “오래전부터 사는 이들은 이미 다 떠나고 없을 것”이라며 “레드존으로 지정된 북촌로 11길 일대에서도 원주민이 사는 집은 두어 채 남짓”이라고 귀띔했다.
일부 한옥 소유주는 한옥의 상업화가 오히려 한옥을 보전하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한옥 한 채를 상속받은 건물주 김형정 씨(60)는 “방치 상태에 있던 한옥을 헐려고 해도 용도 제한 탓에 층수를 올릴 수 없었다”며 “한옥스테이로 전환한 후 매달 최소 300만원 이상 수익을 내고 있다”고 했다. 민복현 누하동 물푸레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한옥스테이 열풍이 불면서 역설적으로 한옥이 더 깔끔하고 실용적으로 관리되고 있다”고 했다.
서울시도 한옥스테이를 더 장려하겠다는 방침이다. 김가영 서울시 관광산업과장은 “한옥체험은 관광객에게 매력적인 경험”이라며 “무작정 막을 게 아니라 주민 불편 상황을 최소화하면서도 관광객에게 다양한 형태의 경험을 제공하는 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최해련/오유림 기자 haery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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