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들이 고액자산가들의 자산관리(WM)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고령화 시대로 접어들면서 자산가들의 경영권 승계 방식도 갈수록 복잡해지고 절세 외에도 투자 및 상속재산도 금융 자산, 주식, 부동산, 해외 자산 등 다양하기 때문이다. 늘어난 고민만큼 서비스의 핵심은 각 분야 전문가들의 ‘원스톱 관리’다. 이는 KB국민은행 강남스타PB센터의 경쟁력과도 맞닿아 있다.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강남파이낸스센터에 위치한 KB국민은행 강남스타PB센터는 프라이빗뱅킹(PB) 이용자의 증권 투자 수요에 부합하기 위해 계열사인 KB투자증권 직원이 상주하는 증권 BIB(Branch In Branch) 점포를 센터 내부에 운영한다. 서비스의 가장 큰 특징은 프라이빗뱅커(PB) 개인별 역량에 의존한 기존 방식과 달리 각 분야 고수들이 하나의 팀을 이루는 팀 어프로치 방식을 추구한다는 점이다. 세무사, 부동산 전문가, 기업 컨설턴트 등 분야별 전문가들이 하나의 팀을 이뤄 이용자와 1대1 집중케어를 하는 방식이다.
다양해지는 고객 니즈…매주 경험 공유
양은선 KB국민은행 강남스타PB센터 부센터장은 “고액자산가 고객들의 경우, 자산 유형과 관리 방식이 매우 다양하고, 세무 문제도 까다롭다”며 “센터의 WM고객분석부에서 고객의 자산 포트폴리오를 은행과 증권, 부동산, 세무자문단이 공동으로 상담하고, 그 과정에서 종합적인 자산관리 솔루션을 원스톱으로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 부센터장은 “무엇보다 스타센터라는 이름에 걸맞게 원종훈 본부장부터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 차지휘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회계사까지 각 분야 최고 전문가들이 센터 내 포진해 있다”며 “이들의 자산관리 조언을 한곳에서 얻을 수 있는 점도 강점”이라고 덧붙였다.
그의 말처럼 강남스타PB센터의 인재 라인업은 화려하다. 우선 센터의 리더를 맡고 있는 원종훈 본부장은 우리나라 세무 분야의 최고수 중 한 사람으로 꼽힌다. 국제공인재무설계사(CFP), 재무설계사(AFPK) 등 자산관리 전문 자격증 취득을 위해 공부해본 사람이라면 원 본부장의 세무 강의를 반드시 거쳐 가야 할 정도다. 부동산 및 상속·증여 분야에도 오랫동안 노하우를 축적한 고수들이 포진해 있다. 국내 부동산 업계 자산관리 전문가인 박원갑 부동산 수석전문위원과 상속·증여 이슈를 포함해 각종 절세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 온 차지휘 회계사가 대표적이다. 이 밖에도 7명의 업계 최고 기량의 PB들이 고객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원종훈 본부장은 “갈수록 고객분들의 니즈가 다양해지고, 고도화되고 있다. 궁금해하는 금융 질문의 수준도 상당히 높다”며 “이런 고객들을 응대하기 위해 매주 화요일 오후 5시경 전 직원들이 모두 모여서 서로 각자 경험한 사례나 새로운 지식들을 공유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외부 전문가를 초대해서 세미나를 하기도 하고, 다양한 인재 양성 프로그램을 통해 교육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남스타PB센터의 진가는 비금융 서비스에서도 드러난다. 미술, 클래식 등 다양한 분야의 폭넓은 지식과 체험을 제공하는 교양 강좌 프로그램 ‘골드앤와이즈 아카데미’, 국내외 클래식이나 대중가수 공연을 소규모로 진행하는 ‘골드앤와이즈 콘서트·송년음악회’, 자산가들이 선호하는 골프를 주제로 한 ‘골드앤와이즈 골프 행사’, 갤러리뱅크 및 ‘골드앤와이즈 전용 향기 마케팅’ 등을 운영 중이다. ‘골드앤와이즈’는 KB의 PB 브랜드다.
강남스타PB센터는 건강, 문화, 골프, 멤버십 등 고품격의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티켓을 구하기 어려운 빈필하모니 공연을 은행에서 자체적으로 개최해 고객을 초대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한국국제아트페어(KIAF·키아프)’에 고객을 초대했는데, 고객 성향별로 관람 그룹을 나눠 프라이빗 도슨트를 제공했다.
비금융 서비스도 업계 톱클래스
양은선 부센터장은 “고객이 감동하는 건 PB의 세심한 관심과 성의가 전달될 때”라며 “예를들어 요즘 신문에 인공지능(AI) 등 새로운 개념들이 쏟아지는데 나이가 많은 고객은 이를 숙지하는 데 어려움이 있기 마련이다. 한 고객에게 읽기 쉬운 AI 개념서를 서점에서 구매해 제가 느낀 바를 적어서 선물했더니 매우 좋아했다. 이렇게 마음과 마음이 전달될 때 고객과 PB 사이에 신뢰가 더욱 커진다”고 말했다.
KB국민은행은 자산가들이 관심 있는 부동산과 상속·증여 가업승계에도 뛰어난 경쟁력을 갖고 있다. 우선 부동산과 같은 다양한 기초자산을 활용한 사모펀드, 수익성과 안정성을 추구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상속과 증여, 재산 분할과 가업승계 등 유언을 담는 증여신탁과 유언대용신탁, 변액보험 같은 은행 특화 상품은 물론 증권 기업금융과 연계한 상장 전 지분 투자(프리 IPO), 벤처캐피털을 활용한 구조화 상품 및 랩(wrap)과 같은 투자일임형 상품 등 증권 특화 상품도 이용할 수 있다. 강남스타PB센터 역시 이 분야에서도 뛰어난 역량을 자랑한다.
양 부센터장은 “50~60대 고객이 상속·증여에 대한 고민이 많다면, 이 과정을 끝낸 80~90대 고객은 사회환원이나 기부에 대해서 상담을 많이 받는다”며 “그러나 기부가 생각보다 복잡하다. 사단법인을 통해 기부를 하면 세금 회피용으로 보는 시선이 적지 않은 데다, 믿을 만한 기부처를 찾기도 쉽지 않다. 이런 고객들의 니즈가 옳바른 방향으로 실현될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도와주는 게 PB의 업무”라고 말했다.
원종훈 본부장도 “은행 상품에 주식·채권·환매조건부채권(RP) 등 증권 금융투자 상품까지 더한 통합 자산 배분 전략과 최적의 절세 컨설팅, 자산관리에 특화된 법률 컨설팅 서비스를 함께 제공하는 센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센터장 미니인터뷰
“에셋 넘어선 웰스 매니지먼트의 시대”
원종훈 KB국민은행 강남스타PB센터 본부장
국내 PB 시장이 주목받는 이유가 뭔가.
“이미 국내 금융사들 대다수가 일반적인 금융 업무는 대면 서비스 대신 온라인 플랫폼 기반으로 변경하는 추세다. 점포도 줄이고 있다. 하지만 고액 자산 고객들에 대한 금융 서비스는 반드시 대면 서비스로 갈 수밖에 없는 구조다. 따라서 WM, PB 분야는 계속해서 커질 것으로 본다. 다만 우리나라에서 이 시장이 더 성장하려면 현재의 ‘에셋 매니지먼트’를 넘어선 ‘웰스 매니지먼트’로 발전해야 한다.”
무슨 차이인가.
“굳이 두 단어 모두 한국말로 해석하면 자산관리지만, 에셋은 주로 금융 자산 중심의 수익률을 극대화시키는 데 포커스를 맞춘 자산관리라면, 웰스는 금융 외에도 부동산, 지적재산권 등등 고객이 가진 모든 자산들을 포함한 자산관리라고 볼 수 있다. 실제로 고액자산가들은 미술품 컬렉팅에도 상당히 관심이 높다. 이렇게 예술 작품까지 자산관리 범주에 들어갈수록 웰스 매니지먼트 시장이 커지고, PB의 역할도 더욱 다각화되고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동시에 신탁 제도의 역할도 크다. 결국 해외 금융 선진국처럼 PB 시장이 국내에서도 제대로 성장하려면 신탁의 활성화 등을 통한 웰스 매니지먼트가 자리를 잡아야 한다.”
PB로서 보람된 일화는.
“최근에 굉장히 뿌듯한 사례가 있었다. 센터 고객 중에 코스메틱 비즈니스를 하는 분이 있다. 그분이 평소에 해외 시장에 관심이 많아 이미 진출한 일본 외에도 다른 나라에 사업을 확장하고 싶어 했다. 그때 생각난 게 인도에서 오랫동안 비즈니스를 한 또 다른 센터 고객이었다. 인도에 요즘 K-뷰티 제품들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그래서 ‘센터 고객 중에 이런 분이 있는데 화장품 관련 사업을 하는 현지 사람을 소개해줄 수 있냐’고 물었더니 10일 만에 인도에서 피드백이 왔다. 인도인이고, 현지에서 K-뷰티로 이커머스 플랫폼을 운영하는 사람인데 바로 화상회의를 했다. 지금 인터뷰를 하는 바로 이곳에서 했는데 매칭이 정말 잘됐다. 화상회의를 하고 바로 그다음 주에 인도 측 최고경영자(CEO)가 한국에 올 정도였다. 두 고객 모두 좋아했다. 저를 통해 고객들이 서로 윈윈 할 수 있으니 이보다 좋은 게 있을까. PB로서 정말 뿌듯하고, 행복했다.”
하반기 자산관리 전략을 조언한다면.
“지금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경기 침체에 대한 불안감인 것 같다. 따라서 하반기에는 경기 침체 리스크를 최대한 피하고, 절세를 고려해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미국 채권이 여전히 매력적일 걸로 본다. 사실 금리 인하는 이미 예상됐던 부분이라서 그걸로 인해 채권 가격이 급등할 거라고 기대하진 않는다. 다만 안정성 면에서는 좋다고 생각한다. 더욱이 금융투자소득세가 유예되거나 개정될 가능성도 있는 만큼, 해외 채권 매매 차익에 대한 비과세 연장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 주식 역시 미국 주식은 장기 투자가 목적이라면 채권과 마찬가지로 좋다고 본다.”
글 김수정 기자
사진 이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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