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킨슨병 신약 개발 중인 카이노스메드…“질환 진행 막는 약은 우리가 유일”

입력 2024-09-21 08:59   수정 2024-09-23 15:15



바이오텍 카이노스메드가 현재 진행 중인 파킨슨병 치료제 후보물질 ‘KM-819’ 미국 임상을 가속화하기 위해 캐롤리 발로우 박사를 글로벌 임상 최고의료책임자(CMO)로 최근 영입했다.

발로우 CMO는 학계와 의료현장, 기업에서 신약개발과 관련한 풍부한 경험을 쌓은 인물로 꼽힌다. 그는 신경퇴행과 신경질환 치료 관련 임상 개발 분야 전문가다. 미국 비영리 연구소인 파킨슨연구소(PICC)에서 최고경영자(CEO)를 지냈으며 현지 여러 바이오텍에서 CMO를 맡아 임상을 주도하기도 했다. 아미쿠스테라퓨틱스가 개발한 파브리병 치료제 ‘갈라폴드’ 등이 그가 임상 개발을 맡았던 의약품이다.

발로우 CMO는 의학박사인 동시에 분자발달생물학 박사이기도 하다. 그에게 KM-819의 임상 개발과 성공 가능성에 대해 물었다. KM-819의 다계통위축증(MSA) 국내 임상 2상 중간결과는 다음 달 발표할 예정이다.


Q. 카이노스메드에 합류하기 전 어떤 이력을 갖고 있습니까. 어떤 계기로 카이노스메드에 합류하게 됐나요?

A. 15년 넘게 상장 또는 비상장 바이오텍에서 CMO를 지냈습니다. 100건 이상 파킨슨병 관련 임상을 수행하는 PICC에서는 CEO로 지내기도 했습니다.

카이노스메드와의 인연은 2018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카이노스메드의 미국 자회사 패시네이트(FAScinate)의 과학자문을 맡았는데 그때부터 KM-819에 대한 연구를 함께 진행해 왔어요. KM-819가 파킨슨병과 다계통 위축증 질환모델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보이는 것을 목격하고 나서 임상 개발을 책임지는 CMO를 맡기로 결심했죠.

그동안 경험으로 미뤄볼 때 KM-819이 지금까지 보인 데이터는 매우 설득력이 있다고 봅니다. 다계통위축증과 알파시누클레인 기반 질환 관련 추가 임상연구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게 돼 기대가 큽니다.


Q. 파킨슨병 치료에는 엘도파(L-dopa) 등 의약품이 현재 쓰이고 있습니다. 카이노스메드에서 개발하는 파킨슨병 치료제가 다른 경쟁약물 대비 차별화된 강점은 무엇인가요?

A.파킨슨병이나 다계통 위축증 진행을 막을 수 있는 승인된 치료제는 현재까지 없는 상황입니다. 그중에서도 다계통 위축증의 경우 증상을 완화하거나 관리할 수 있는 치료법조차 없습니다.

앞서 승인된 파킨슨병 치료제들은 파킨슨병 환자에게 부족한 도파민을 대체해 질병의 증상을 관리하도록 설계됐습니다. 다만, 신경퇴행을 막거나 질병의 진행을 막지는 못합니다.

KM-819는 파킨슨병 등 퇴행성 신경병증의 원인으로 꼽히는 알파 시누클레인 단백질의 비정상적인 축적을 막음으로써 질병의 진행을 늦추고 잠재적으로는 중단되도록 설계됐습니다. 다계통위축증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초기 데이터에 따르면 이 방법이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믿고 있습니다.

다계통위축증에 대한 치료제가 없다는 점을 감안할 때, KM-819가 다계통위축증 환자들을 위한 최초의 치료제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도 매우 흥미로운 일입니다.




Q. KM-819의 임상시험 가능성은 이전에 경험해보신 임상시험 경험으로 비춰 어떤가요?

A. 앞서 말씀 드린대로, 신경 퇴행을 중단시키거나 늦추는 약물은 아직 승인된 적이 없습니다. 신경퇴행을 중단시키거나 늦출 수 있는 약물에 대한 의료적 수요는 매우 크지만, 이를 달성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최근 다계통위축증 연구에서 얻은 KM-819의 초기 임상 데이터로 미뤄볼 때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계통위축증 같이 심각한 질환에서 이처럼 큰 이점을 보는 것은 매우 드문 일입니다. 더 많은 환자들이 KM-819를 더 오랜 기간 동안 투약할 경우 이러한 이점이 지속되는지 확인하는 것이 앞으로 중요합니다.


Q. KM-819 임상시험의 성공에 기여할 수 있는 본인의 기술과 경험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 저는 브레인셀스에서는 공동 창립자 겸 최고과학책임자(CSO) 및 CMO로 일했으며, 아미쿠스테라퓨틱스에서는 신약 허가를 돕는 CMO로 근무했습니다. 또한 임상의로서 파킨슨병 및 여러 운동 장애에 대한 연구에도 참여한 경험이 있습니다. 따라서 임상 연구가 순조롭게 진행되기 위해선 환자와 의사들이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이해하고 있습니다.

CMO로서 여러 단계의 임상연구를 성공적으로 진행시키기 위해 자금조달을 주도하고 운영과 전략을 이끌기도 했습니다. 정신과, 신경과 및 희귀질환에서도 CMO 또는 PI로 연구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또 대규모 임상 연구를 감독한 운영 및 전략적 경험 외에도 세계 규제기관과 긴밀히 협력해 치료법을 규제 승인에 이르게 한 경험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다계통위축증과 같은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에서 제 경험은 KM-819 임상개발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입니다.


Q. 미국에서 KM-819 임상시험에 대한 자금 조달 계획과 파트너십 등 사업 개발(BD) 계획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A. 인체 임상 데이터와 인상적인 질병 모델 데이터는 질병 모델에서의 효능과 인체에서의 효능 간에 긴밀한 관계가 있음을 시사합니다. 인체 임상 데이터는 초기 단계이고, KM-819가 다계통 위축증 환자에서 질병 진행을 늦추거나 중단시킬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더 큰 임상 연구가 필요합니다.(카이노스메드는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KM-819에 대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희귀의약품 지정 가능성은 현재 열려 있으며, 다계통 위축증에 대한 임상 2상 환자 등록을 마치고 본격적인 임상을 하기 위해선 충분한 자금이 뒷받침돼야 합니다. 저는 이미 헬스케어 업계의 유명 투자자들과 이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미국 기관투자자들이 관심이 있어 긍정적인 결과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다계통위축증 임상은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전문가인 이종식 박사와의 협력으로 한국에서 진행할 예정이며, 미국 FDA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미국에서도 임상 사이트를 열 계획입니다. 또한 유전적 형태의 파킨슨병을 포함한 심각한 형태의 파킨슨병에 대한 개념 증명(POC) 연구를 시작하기 위한 자금도 추가로 확보할 계획입니다.

공동개발이나 기술이전 관련 논의는 이미 진행 중입니다. 제가 오랜 기간 현장에서 쌓아온 네트워크를 활용해 다국적 제약사와 의미 있는 협의를 하고 있습니다. 다음 달에 발표할 다계통 위축증 임상 2상 결과는 다국적 제약사를 설득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Q. KM-819가 파킨슨병과 다계통 위축증 외에 다른 질환에도 적용될 가능성이 있습니까.

A. KM-819는 여러 알파 시누클레인 병증 모델에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알파 시누클레인의 비정상적인 축적이 여러 신경퇴행성 질환에서 중요한 병리 기전이기 때문에, KM-819는 다양한 질환에서 치료 효과를 보일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

**이 기사는 한경닷컴 바이오 전문 채널 <한경바이오인사이트>에 2024년 9월 21일 08시59분 게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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