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주식 투자 경력 18년 2개월의 ‘개미(개인투자자)’가 있다. 그는 인천 백령도 군 복무 시절 주식 관련 책을 즐기다가 대학생 때 ‘초심자의 행운’으로 100% 이상 수익률을 맛본 뒤 상장폐지부터 전문가 단톡방 사기 등 산전수전·공중전까지 겪은 ‘전투개미’다. 전투개미는 평소 그가 ‘주식은 전쟁터다’라는 사고에 입각해 매번 승리하기 위해 주식 투자에 임하는 상황을 빗대 사용하는 단어다. 주식 투자에 있어서 그 누구보다 손실의 아픔이 크다는 걸 잘 알기에 오늘도 개인 투자자들 입장에서 기사를 쓴다.<편집자주>
“한때 주식 잔고가 10억원을 넘겼는데, 더 오를 거라고 생각해서 매도 타이밍을 놓쳤습니다. 그랬더니 벌써 1억1400만원 손실이네요.”
주식 잔고 한때 10억 넘겼지만 1억1400만원 손실
45세 자영업자 김 모 씨는 5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한숨을 푹 쉬었다. 그는 지난 2월부터 유니드에 관심을 갖고 분할 매수를 해 현재 주식 계좌엔 8만8618원에 산 9160주(대출 3억원 포함)가 찍힌다. 지난 6월 유니드가 11만8700원까지 상승하며 연고점을 찍을 때 잔고는 10억8700만원까지 불어났지만 그는 팔지 않았다. 그의 주식 비중에서 유니드는 95%로 사실상 한 종목 풀 베팅이다.김 씨는 “유니드는 다른 어떤 종목보다도 안정적인 현금 흐름과 지속적인 매출 및 성장(2025년과 2027년 두 차례 증설 예정)이 기대됐고 글로벌 가성칼륨 1위 기업이라 확신에 찬 매수를 했다”고 말했다. 또 “가성칼륨 및 탄산칼륨은 필수 첨가제여서 경기에 덜 민감하고 경쟁사 증설 어려움과 향후 기후 재앙을 막을 수 있는 탄소 포집과 수전해 방면의 매출 성장 가능성을 보고 베팅했다”고 자신의 투자 타당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제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줄 알고 매도는 누르지 않았지만 주가가 떨어지니 속은 쓰리다”고 덧붙였다. 이어 “종목을 사랑하면 안 됐는데 수익 줄 때 빠졌어야 했나” 후회도 했다.
글로벌 가성칼륨 1위 유니드…전고체 배터리 전해질 업체 투자도
유니드는 동양화학(현 OCI) 출범을 모태로 탄생한 회사다. 1980년 설립 이후 44년간 칼륨계 화학제품의 국산화라는 사명을 갖고 기초소재 산업 발전에 이바지했다. 반도체, 농업, 식품, 태양광, 제약 등 다양한 산업에서 필수 기초소재인 수산화칼륨(KOH)과 탄산칼륨(K2CO3)을 제조·판매해 각 제품 시장에서 전 세계 시장점유율 1위를 달성했다. 2002년에는 중국에 진출에 UJC, OJC, USH, UHC 등 4개의 중국 법인을 설립하고 중국 점유율 1위에 올랐다. 올해 실적은 긍정적이다. 5일 회사 관계자는 “해상운임 리스크가 지속되지 않는다면 실적은 전년보다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 근거로 2분기 매출 2916억원(전년 대비 3% 감소), 영업이익 350억원(324% 증가)을 기록했는데 중국의 고가 재고 문제가 해결돼 예년 수준의 수익성을 회복한 것이다. 2분기는 1분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5%, 27% 증가했다.
국내 법인의 경우 유럽과 남미 수요 강세 및 인도 시장 회복에 힘입어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24%, 직전 분기 대비 14% 증가했다. 다만 해상운임이 5월부터 급등하면서 판매 비용 상승으로 수익성이 일부 하락했고 그 영향은 3분기까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신성장동력에 대해선 “올해 초 전고체 배터리 전해질 업체인 솔리비스에 90억원을 추가 투자해 지분율 약 19%로 2대 주주 위치에 있다”고 답했다. 솔리비스 총 투자 금액은 110억원이다. 솔리비스는 강원도 횡성에 황화물 계열의 전고체 전해질 공장을 건설하고 있고 내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예상 영업이익 1050억…5년간 배당수익률 年 2.39%
최근 5년간 실적을 보면 지난해 다소 부침이 있었다. 2019년 매출 8752억원, 영업이익 848억원에서 지난해 매출 1조1337억원, 영업이익 321억원을 기록했다. 2021년과 2022년에는 영업이익을 각각 1489억원, 1479억원으로 호실적을 냈다. KB증권은 올해 매출 1조1070억원, 영업이익 1050억원을 전망했다. 주가 또한 실적과 연계해 움직였다. 2021년 9월 16일 역사적 신고가인 18만3779원을 찍었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주가는 7만6400원으로 신고가 대비 58.43% 하락했다. 올 들어서는 부진했던 지난해보다 실적이 좋아질 것이라는 기저효과로 인해 12.68% 상승했다.
최근 5년간 배당도 꾸준하다. 2019년 1주당 배당금 1200원을 지급했고, 지난해 1600원을 줬다. 연평균 배당수익률은 2.39%로 양호한 편이다. 회사 관계자는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해 논의 중에 있지만 석화 업계가 실적이 좋지 않아 신중하게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주주들의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최적의 시기를 조율 중이다”고 덧붙였다.
총 주식 수는 676만7600주로 최대주주는 유니드글로벌상사(지분 25.06%) 외 11인이 지분 45.59%를 갖고 있다. 국민연금공단 8.07%, 자사주 1.90%, 외국인 15.69%로 유통 물량은 30% 정도다. 2분기 기준 현금성 자산 528억원, 유형 자산 5593억원이다. 시가총액(5170억원)을 가볍게 넘는다.
인도 경제 성장 수혜…해상운임 급등은 경계해야
투자 긍정 요인에 대해선 두 가지를 꼽았다. 그는 “판가와 원재료 가격 사이의 스프레드 개선으로 실적 부진 요인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이어 “올 들어 원재료인 염화칼륨(KCI) 가격이 하향 안정화되었고 전방 시장의 수요가 양호해 앞으로도 스프레드는 일정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또 “수산화칼륨 및 탄산칼륨 분야 압도적 글로벌 1위로서 인도 경제 성장에 직접적인 수혜를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인도는 세계 최대 농업 및 제약 국가 중 하나로 농업 관련 화학 제품 및 제약에 대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에 인도 매출 비중(2019년 8%→2023년 15%)이 두 배 정도 뛰었다.
위험 요인은 해상운임 급등 및 중국의 경기 부진이다. 국내 화학 기업이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문제인데 최근 중국이 190조원 경기 부양책을 쏟아내고 해상운임이 하락세인 점은 다소 긍정적이다.
내년 영업익 1233억 전망…증권사 평균 목표가 12만8857원
증권사 또한 우호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동욱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니드의 중국 이창 가성칼륨(8.8만t) 1차 신증설 프로젝트는 10월 말 공사 완료 이후 12월 시운전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내년 가성칼륨 생산능력은 12% 증가하며 세계 1위 공업용 칼륨 지위는 여전할 것이다”고 분석했다. 3분기 영업이익은 289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7.3% 감소할 것으로 봤다. 이에 대해 “펀더멘털의 훼손은 없으나 비수기 영향으로 판매 물량 소폭 감소가 전망되고 중국 법인의 일부 정기 보수에 따른 물량 감소 영향이다”고 했다. 다만 견고한 수익성을 유지할 것으로 판단했다. 그는 “7월 초 전해조 설비의 증설(40만t→48만t)로 인한 전력 원단위 하락으로 분기 약 13억~15억원의 비용 절감이 예상되고 해상운임 상승분 전가를 위해 판가 인상이 전망되며 염화칼륨 가격 하향 안정화로 오히려 제품 스프레드는 개선이 예상되기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참고로 유니드 공장이 있는 울산 남구의 캐나다 염화칼륨(고품위)의 수입 가격은 구매 협상력 등으로 국내 타 비료업체 수입분(저품위) 대비 약 8~10%가량 낮게 형성되어 있다.
전우제 KB증권 연구원은 “4분기 영업이익은 224억원, 2025년 1233억원을 추정한다”고 했다. 내년 해상운임 상승 기저효과 제거, 신규 설비들이 본격적으로 실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기 떄문이다. 다만 염화칼륨 생산 2·3위인 러시아와 벨라루스 공급 재개는 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두 국가의 생산량은 2021년 1500만t과 1300만t에서 올해(전망치) 1500만t과 1150만t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전 연구원은 “원재료 가격 하향 안정화는 긍정적이나 공급 증가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경계했다. 7개 증권사의 평균 목표주가는 12만8857원으로 현 주가 대비 68.66% 상승 여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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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현주 기자 hyunj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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