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고급 백화점 해로즈의 소유주였던 모하메드 알파예드가 생전 직원들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질렀다는 의혹을 받고도 기소를 피했다고 선데이타임스와 BBC 방송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BBC는 최근 다큐멘터리를 통해 알파예드가 백화점 소유주였을 당시 여성 직원 20여명을 상대로 성폭행을 포함한 성범죄를 저질렀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보도에 따르면 왕립검찰청(CPS)은 2009년과 2015년 알파예드에 대한 기소를 검토했으나 유죄 판결 가능성이 작다고 결론 내렸다.
2008년 런던경찰청도 백화점 회의실에서 15세 여자 청소년을 상대로 성폭력을 저지른 혐의로 알파예드를 조사했으며, 관련 증거를 검찰청에 보냈다. 런던경찰청은 2015년에도 다른 성범죄 혐의 사건을 수사해 검찰에 제출했으며 검찰이 이를 검토한 바 있다.
이후 2018, 2021, 2023년에도 각각 다른 성범죄 의혹이 제기됐으나 경찰 수사 내용이 검찰에 송치되는 단계에 이르지는 못했다고 BBC는 전했다.
여성 37명을 대리하는 변호인단은 20일 기자회견을 열어 알파예드가 부와 권력을 이용해 이 여성들을 통제했으며, 회사 측도 이를 인지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변호인단은 이번 의혹 제기 이후 연락해온 피해자 또는 목격자가 150명에 달한다고 말했다.
이집트 출신인 알파예드는 거리의 음료 판매상이었다가 프랑스 파리 리츠 호텔과 영국 해로즈 백화점 소유주가 된 인물이다. 그는 1985년 해로즈를 인수했고, 2010년 카타르투자청에 이를 매각했다. 지난해 9월 94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1997년 다이애나 왕세자빈과 함께 파리에서 교통사고로 숨진 도디 알파예드의 아버지이기도 하다. 1997년 8월 아들 도디가 다이애나와 함께 사망하자 영국 왕실을 배후로 지목하고 여러 차례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알파예드의 생전 성범죄 의혹과 관련, 해로즈 측은 "권력을 남용하려는 의도를 가진 개인의 행동으로 우리는 이런 행동을 강하게 규탄한다. 당시 그로 인한 피해자들이 도움받지 못했음을 인정하며 사과한다"고 BBC에 밝혔다.
김영리 한경닷컴 기자 smart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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