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이 오래된 내연기관차를 폐차한 후 전기차를 구매하는 소비자에 보조금을 주는 정책을 검토하고 있다. 증권가에선 정책이 도입되면 국내 배터리 밸류체인(가시차슬)의 투자 매력이 커질 것으로 봤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3일 보고서를 내고 이러한 의견을 밝혔다. 한 연구원은 "독일이 전기차 구매 보조금을 부활하면 유럽 전기차 시장이 내년엔 성장세로 전환할 가능성이 크다"며 "보조금이 부분적으로 도입되면 내년 독일의 전기차 판매량은 올해 대비 19% 이상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8월까지 누적된 유럽 시장의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4% 줄었다. 한 연구원은 "과거 독일이 보조금을 축소하고 폐지하며 유럽 전기차 시장이 위축됐던 것을 감안하면 보조금 부활은 시장 전체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올해 판매량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를 피하기 위한 신규 전기차 모델 출시도 내년 판매량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봤다.
아울러 한 연구원은 "독일의 정책 전환은 국내 배터리 업체의 투자 매력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며 "미국 대선이라는 불확실성이 남아있지만, 유럽 시장의 재성장이 가시화하며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부담이 적고, 절대 시가총액 규모가 작은 종목에 대해선 매수 시점이 도래했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독일 주간지 슈테른에 따르면 집권당인 사회민주당(SPD)은 내연기관차를 폐차하고 전기차를 신차로 구매하면 6000유로(약 900만원), 중고 전기차를 사면 3000유로(약 450만원)의 보조금을 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자동차 산업을 살리기 위해서다. 저소득층에 전기차 임대료를 지원하고 차량 충전시설을 늘리는 방안도 대책에 포함됐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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