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백' 강다니엘 "일할 수 있음에 감사, 새 시작점 될 '액트'" [인터뷰+]

입력 2024-09-23 17:01   수정 2024-09-23 17:02


"일할 수 있음에 감사해요. 쉬는 기간 동안 제일 고통스러웠던 게 일을 하고 싶은데 하지 못하는 거였어요. 그간 했던 것들에 대해 소중함을 느꼈죠. 이번 앨범에 그런 심정을 많이 녹여냈습니다."

전 소속사와의 갈등으로 긴 공백을 겪은 가수 강다니엘은 조심스럽게 입을 뗐다.

앞서 그는 소속사였던 커넥트엔터테인먼트의 최대 주주를 사문서 위조·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형사고소했다. 강다니엘이 직접 설립해 대표로 있던 회사였다. 결국 커넥트엔터테인먼트는 폐업 수순을 밟았고, 강다니엘은 에이라(ARA)로 거처를 옮긴 끝에 1년 3개월 만에 컴백할 수 있게 됐다.

강다니엘은 이전에도 소속사 문제를 겪었던 바다. 두 번째 갈등을 마주한 그는 현재 본인의 심리 상태에 대해 "평행선인 것 같다. 해결된 게 딱히 없고 현재진행형이다. 그렇다고 마음고생을 엄청 많이 하는 건 아니다. 내가 느낀 감정은 착잡했고, 허무했다는 거다. 그렇게 마침표가 찍힌 것 같다"고 털어놨다.

새로운 소속사에 둥지를 틀면서 과거 소속사 대표에서 다시금 소속 아티스트로 신분이 바뀌었다. 강다니엘은 "(이전 소속사) 대표이사로 있는 동안 심리적 압박감이 컸다. 이제는 실무를 안 하니까 많이 홀가분해졌다. 오로지 내 일에만, 본업에만 집중할 수 있다는 게 제일 좋아진 점"이라면서 "주변에서 '나도 1인 기획사를 해볼까'라는 아티스트분들한테도 하면 후회할 거라고 냉정하게 얘기를 많이 했다"고 전했다.

컴백해야 한다는 생각에 조바심도 났지만 마음을 다잡아야 했다. 강다니엘은 "이미 한 번 겪어본 적이 있는 일이라 더 신중하게 생각하려고 했다. 모든 부분에서 합의점을 찾아보려고 노력했는데 결국 그게 안 됐다"면서 "다행히 과거에 내가 걸어온 길이 스스로 가이드라인을 줬던 것 같다"고 고백했다.

이어 "음악 작업을 하면서 오히려 아예 더 부정적인 얘기들부터 먼저 써볼까 싶었다. 그렇게 나를 털어내는 시간을 가졌던 것 같다. 앨범의 첫 번째 트랙 가이드가 영어였는데 내 감정을 표현할만한 비속어를 넣어볼까 싶기도 했다. 그렇게 음악적으로 풀어보려고 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아울러 "개인적으로는 초등학생 때부터 린킨파트의 팬이었다. 오랜만에 처음부터 노래를 전부 다 들었는데 위안이 많이 되더라"고 덧붙였다.


새로운 회사에서 내는 첫 작업물. 미니 5집 '액트(ACT)'는 한층 더 단단해진 내면의 모습을 연극이란 소재로 풀어낸 앨범으로, 새 출발의 의미가 담겼다. 강다니엘은 전곡 작사에 참여, 트랙마다 그동안 겪었던 여러 장면을 녹여냈다. 작곡가 NØLL, CHANDO, Michael Lanza 등을 직접 접촉하고 소통하며 앨범 작업 전반을 지휘했고, EDM 사운드와 함께 트랩, 하우스, R&B 등 다채로운 소스를 결합해 음악적인 퀄리티도 높였다.

강다니엘은 "모든 부분이 이제껏 해 온 것과는 새로운 느낌이 들더라. 똑같은 작업을 하는 데도 새로운 느낌이 들고, 낯선 느낌도 들었다. 그게 정확하게 뭔지는 모르겠다. 새로 시작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나 설렘일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회사에서 나오는 첫 앨범이다 보니 팬분들이 더 냉정하게 평가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디 한 번 이번 앨범은 어떻게 만드는지 볼까?'라는 것에 대해 떨림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앨범에 '액트'라는 이름을 붙인 것과 관련해서는 "'액트'가 연기한다는 뜻도 있지만, 연극에서 쓰는 '막'이라는 의미도 있다. 1년 3개월 만에 컴백하면서 새로운 시작점을 가지고 싶다는 뜻에서 앨범 타이틀을 '액트'로 정해봤다"고 밝혔다.

이어 "1번 트랙이 '루징 마이셀프(Losing Myself)'인데 오히려 곡의 내용은 나를 잃고 싶지 않다는 거다. 두 번째 트랙 '겟 루스(Get Loose)'는 오히려 나를 놓아야, 부담감을 놓아야 나다워질 수 있다는 의미다. 타이틀곡 '일렉트릭 쇼크(ELECTRIC SHOCK)'는 처음 사랑에 빠진 듯한 감정을 노래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나한테 해주고 싶은 말들을 녹여냈다"고 설명했다.

계속해 "4번 트랙 '컴 백 투 미(Come Back to Me)'는 내가 좋아했던 일을 다시 찾아가는 과정을 노래한다. 이 역시 사랑 노래처럼 보이게 장치를 뒀다. 5번 트랙 '9 라이브스(9 Lives)'는 내 반려묘들에게 바치는 곡으로 해봤다. 6번 트랙 '베쵸 러브(Betcho Love)'는 디지털에는 없지만 피지컬 앨범을 산 팬분들에게만 드리는 선물 같은 트랙"이라고 소개했다.


전곡이 '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작업을 하며 자신을 스스로 돌아보는 시간을 많이 가진 듯했다.

강다니엘은 "'파라노이아(PARANOIA)'라는 곡의 가사를 썼을 때 정신적인 부분을 녹여냈다는 게 많이 도전적이었다고 하더라. 보통은 긍정적인 얘기를 많이 하려고 하는데 나의 정신적 상태, 내가 생각에 빠졌던 내면적인 걸 담아냈던 곡이다. 이번엔 그런 걸 녹여내지만 조금 더 은유적으로, 비유적으로 써보고 싶었다. 매 곡 나의 이야기를 풀어내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다"고 전했다.

모던 팝 R&B 장르의 타이틀곡 '일렉트릭 러브'를 통해 스스로 해주고 싶었던 말이 무엇이었냐는 질문에는 "내가 원했던 것, 다시 서보고 싶었던 무대에 대한 갈망을 넣은 가사를 썼다"고 답했다.

강다니엘 하면 퍼포먼스도 빼놓을 수 없다. 위댐보이즈와 호흡을 맞춘 그는 "안무 디렉션을 준 건 없다. 오랜만에 위댐보이즈 바타 형이 풀어내고 싶은 대로 표현했으면 했다. 안무가 연극 같고, 마리오네트 같은 장치도 많다. 퍼포먼스적으로 마지막 코러스 부분에서는 춤 적으로 아름답게 표현하려고 했다. 주유소 풍선같이 춤추는 부분이 있는데 전기파장을 시각화시켜보려고 한 거다. 그게 아마 많은 분이 재밌다고 할 부분이 아닐까 싶다"고 귀띔했다.


어느덧 데뷔한 지 7년, 솔로 가수로는 5년이 됐다. 시작이 누구보다 화려했던 그였다. 하지만 쏟아지는 스포트라이트만큼이나 자신을 스스로 돌보는 일은 쉽지 않았다. Mnet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을 통해 그룹 워너원으로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그는 2019년 팬카페를 통해 "누가 좀 살려줬으면 좋겠다"며 악플로 인한 고통을 호소했던 바다.

강다니엘은 당시를 떠올리며 "머리가 한 번 터졌던 시기"라고 했다. 그는 "팬카페에 글을 쓰면서 악플을 워낙 많이 봤다. 연습생 기간이 짧았고, '프로듀스 101'이라는 프로그램에 나가서 이른 시일 안에 관심을 받았다. 당연히 부정적인 반응도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그렇게 많을 줄은 몰랐다. 직접 부딪혀 보니까 너무 상처가 되더라. 비난과 비판적인 건 다르다고 생각하는데 비판이 아닌 맹목적인 비난만 있는 악의적인 글만 보니까 너무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마음의 여유를 되찾았다고 한다. 현재의 강다니엘은 음악 작업하는 순간이 가장 행복하고, 이제야 나를 조금 사랑하기 시작한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는 "앨범 작업할 때 제일 설렌다. '내가 이래서 살아가는구나'라는 감정을 많이 느낀다"며 미소 지었다.

"나한테 고생했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고 말하는 강다니엘의 얼굴은 편안한 듯 어딘가 단호해 보였다. 그는 "앞으로의 2막은 작업을 하면서도 의구심을 갖지 않을 음악들을 많이 하고 싶다. '과연 사람들이 이걸 좋아할까?'라기보다는 그간 쌓아온 데이터가 많은 만큼 '이게 내가 제일 잘할 수 있는 곡이야'라고 생각할 만한 걸 해보고 싶다"고 강조했다.

"제가 가수로서 경쟁력 있는 사람이라고는 생각을 안 해봤거든요? 그런데 제가 발매한 앨범들은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해요. 이제껏 낸 곡 중에 싫어하는 게 없어요. 가수로서 더 어필하고 싶어요. 팬분들이 팬심을 빼고 저만의 색채와 매력이 있는 가수라고 냉정하게 얘기해 주시면 좋겠어요. 대중분들에게는 '강다니엘 곡 들을 만 하구나!' 이 정도면 충분할 것 같습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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