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겨냥한 한동훈 "재판 불복말라"…明·文은 '방탄동맹' 강화

입력 2024-09-23 17:54   수정 2024-09-24 01:38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징역 2년을 구형받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23일 정조준하고 나섰다. “조용히 결과를 기다리고 재판에 불복하지 말자”며 재판부를 향한 민주당의 여론 조성 가능성을 경계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 ‘전(前)정권정치탄압대책위원회’는 이날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해 ‘명문(明文) 방탄 동맹’이 가시화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 대표는 이날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예상했다시피 민주당은 떠들썩하고 왁자지껄하게 위원회를 만들고 규탄하며 이 대표를 수사한 검사를 또 탄핵한다고 하던데, 이렇게 속 보이고 시끌벅적하게 사법 시스템을 흔드는 건 대한민국을 흔드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이 사안이 그렇게 어렵나. 선거에서 의도적으로 거짓말을 했냐, 안 했냐는 너무 단순한 사안”이라며 “거짓말이었으면 유죄, 거짓말이 아니었다면 무죄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20일 검찰은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 1심에서 징역 2년을 구형했다. 1심 선고는 오는 11월 15일이다.

민주당은 사법 리스크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적극 대응에 나섰다. 전정권정치탄압대책위 소속 의원들은 이날 문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검찰은 문 전 대통령 사위였던 서모씨의 특혜 채용 의혹 등을 수사 중이다. 이 수사를 계기로 지난 9일 출범한 대책위는 친명(친이재명)계 김영진 의원이 위원장을, 문재인 정부 당시 청와대 민정비서관을 지낸 김영배 의원이 간사를 맡았다. 일각에서는 이 대표가 문 전 대통령과 자신을 모두 ‘정치 검찰’의 희생양으로 부각하기 위해 ‘방탄 동맹’을 맺은 게 아니냐는 평가도 나온다. 김 위원장은 면담 후 기자들과 만나 “법리적으로, 사실적으로 맞지 않고 압수수색 등 수많은 위법을 저지르고 있는 검찰의 무리하고 무도한 정치 탄압에 대해 당 차원에서 단호하게 대응하기로 했다”고 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도 같은 날 ‘법 왜곡죄’로 불리는 형법 개정안을 상정, 법안 소위에 회부했다. 법을 잘못 적용하거나 왜곡한 검사를 처벌하자는 게 골자다. 검사의 근무 평정 심사를 강화하는 검찰청법 개정안 등도 함께 회부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이 대표의 ‘방탄’만을 위해 법까지 무리하게 뜯어고치려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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