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영 국민의힘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사진)은 23일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연금개혁이 미뤄지면서 국민연금 적자 부담이 하루에 1480억원씩 불어나고 있다”며 야당을 향해 “일단 특위부터 만들어 논의에 들어가자”고 촉구했다.
정부가 지난달 개혁안을 내놨지만 22대 국회 들어 여야 간 연금개혁 논의는 첫발도 떼지 못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 상향에 개혁의 방점을 찍고 별도 위원회가 아니라 보건복지위원회 차원으로 논의를 좁히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노후소득 보장 문제는 국민연금에 국한하지 않고 퇴직연금, 기초연금, 개인연금까지 아울러 구조개혁 차원에서 접근해야 해 초당적 특위를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박 위원장은 “내년이면 우리나라가 고령사회(노인인구 14% 이상)에서 초고령사회(20% 이상)로 7년 만에 진입하게 된다”며 “전 세계 어떤 나라보다 빠르게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국민연금만으로 소득대체율을 높일 방법을 찾으려 하면 답이 안 나오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는 “중층 연금 구조로 소득대체율을 60~70%로 가져갈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야권과 노동계에선 2007년 노무현 정부가 국민연금 명목 소득대체율을 60%에서 현행 40%까지 낮춘 개혁을 단행한 이래 소득대체율 복원을 숙원으로 여기고 있다. 민주당은 정부안에 담긴 ‘국민연금 자동조정장치 도입’, ‘세대별 보험료율 인상 속도 차등 적용’ 등에 대해 연금액 삭감을 이유로 반대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박 위원장은 “정부안은 시작점일 뿐 특정 안을 고집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중 24개국이 자동조정장치를 운영하고 있지만 나라마다 형태와 정도는 다르다”며 “만약 야당의 주장처럼 한국에는 시기상조라고 생각한다면 미세하게 작동하는 수준에서 논의해볼 수도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동·시민단체 일각에서 나오는 ‘자동조정장치 도입 시 국민연금이 20% 깎인다’는 주장에 대해선 “구체적인 방법이 나오지도 않았다”며 “전혀 근거가 없다”고 했다. 세대별 보험료율 차등 인상에 대해선 “연금제도를 못 믿는 MZ세대를 안심시키고 설득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로 나온 것”이라면서도 “합리적인 방안을 같이 논의해볼 수 있는 것 아니겠냐”고 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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