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핫종목] 도시 효율 높여 에너지절약...에스트래픽, 교통 솔루션 '주목'

입력 2024-10-05 07:21   수정 2024-10-05 07:22

[한경ESG] ESG 핫 종목 - 에스트래픽



친환경 미래도시를 만들려는 각국의 시도는 현재진행형이다. 그중에서도 새로운 교통 시스템을 도입하고 기존 교통을 효율화하려는 시도는 그 자체로 도시의 효율성을 높일 뿐 아니라 에너지절약 차원에서도 친환경적이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에서 교통 솔루션이 새로운 투자처가 될 수 있는 이유다.

신호등 하나만 이상하게 바뀌어도 답답함을 느끼는 현대인에게 효율적인 교통 시스템은 일상의 중요한 인프라로 자리매김했다. 고속도로 톨게이트 시스템부터 공항 운영 시스템 등 교통 솔루션이 필요한 영역도 늘고 있다. 체계적 교통 솔루션을 제공하고 교통 네트워크 플랫폼 역할을 할 기업의 미래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교통 솔루션 선두 주자

고속도로를 달리다 보면 만날 수 있는 다차로 하이패스. 고속을 유지하면서도 자연스럽게 통행료를 지불할 수 있어 친환경적이다. 우리에겐 익숙한 풍경이지만, 사실 이는 주요 선진국에서나 가능한 기술이다. 도로를 달리는데 초록불로 바뀐 신호등이 자연스레 이어진다. 매 신호등 걸리지 않고 한 번에 5개 블록을 통과한다. 교통카드 하나로 지하철 회사와 상관없이 자유롭게 환승이 가능하다. 이 모든 장면을 가능케 하는 데는 교통 솔루션 기업의 역할이 크다. 그중에서도 한국의 교통 솔루션을 선도하는 글로벌 강소기업이 에스트래픽이다.

에스트래픽은 2013년 삼성SDS에서 분사했다. 도로 및 철도, 공항 등에서 사용하는 IT 기술 전반을 국산화했다. 창사한 지는 11년이지만, 업력은 30년이 넘는다. 뿌리가 1991년 사업을 개시한 삼성전자의 도로교통사업 부문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한국 경제의 핏줄 역할을 한 교통 시스템에 기여해온 회사다.

사업 부문은 크게 3가지다. 도로, 교통, 신규 사업이다. 도로 사업에는 요금 징수 시스템과 지능형 교통 시스템(ITS)이 주요 서비스다. 요금 징수 시스템에서는 다차로 하이패스보다 진화된 형태인 스마트톨링 시스템을 갖췄다. 차량 번호판을 영상 감지센서가 인식하고, 이동거리를 계산해 통행료를 결제하는 최신 방식이다. ITS 사업은 교차로 신호체계 등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실시간 통제 시스템이다.

철도 시스템은 이 회사의 기술적 강점이 드러나는 분야다. 열차 제어 시스템은 역과 본선에서 운행되는 열차의 최적 운행을 돕기 위한 설비다. 이 분야 국내 1위이자 해외 수출에서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수서SRT에 철도 신호 시스템을 구축한 것도 에스트래픽이다.



수출 기업으로 두각

2017년에는 서울신교통카드를 설립했다. 2027년까지 서울지하철 1~8호선 구간 277개 역사의 교통카드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2017년 12월에는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1472억 원으로, 전년 대비 11.4% 늘었다. 영업이익은 동기 대비 81.1% 늘어난 174억 원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보였다. 매출의 40%는 도로, 60%는 철도에 기반했다.

해외에서 주로 수입하던 기술을 국산화한 것으로 모자라 독자적 기술 시스템을 바탕으로 수출도 내리 성공하고 있다. 전형적인 한국의 기술개발 성공 공식을 따라가는 셈이다. 에스트래픽의 열차 관련 시스템 수출이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부정승차 문제로 골머리를 앓는 미국 주요도시의 해결사 역할을 했다. AFC 요금 게이트가 그 주인공이다. 2019년 워싱턴 메트로(WMATA) 4000만 달러, 2023년 샌프란시스코 BART 4700만 달러 수주 계약을 체결했다. 향후 뉴욕, LA, 마이애미 등 주요 도시로 확장해나갈 계획이다. 미국이 인프라법을 통과시키며 관련 예산을 늘리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 부분으로 꼽힌다.

고속도로 관련 수주도 늘고 있다. 방글라데시 파드마대교와 N8 고속도로 ITS 구축으로 약 410억 원, 아제르바이잔 고속도로 도로 요금 수납 시스템(TSC) 구축으로 약 200억 원의 수주를 받은 상황이다. 쿠웨이트, 태국 등 중남미와 동남아 시장에서도 신규 수주가 예상된다. 스크린 도어 수출도 진행형이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메트로(TMB)와 프랑스 철도청(SNCF)에 세계 최초로 수직형 스크린 도어(VPSD)를 구축했다. VPSD는 좌우로 개폐되는 국내 스크린 도어와 달리 상하 개폐형으로 하나의 플랫폼에 여러 종류의 열차가 정차하는 유럽 철도 환경에 적합하다.




주가 전망은

에스트래픽 주가는 최근 기업가치 제고 방안을 내놓은 뒤 급등세다. 9월 한 달 동안 50% 넘게 올랐다. 2021년 9월 최고점인 주당 8000원에 근접해가는 모양새다. 기업가치 제고 방안에는 현재 1.1배인 주가순자산비율(PBR)을 2026년 2.0배까지 끌어올리겠다는 청사진이 담겼다. 글로벌 사업 확대와 솔루션 내재화를 통한 수익성 개선 등을 방법론으로 제시했다. 구체적으로는 향후 3년간 자사주 150억 원을 매입하고 50억 원을 소각하기로 했다. 올해 결산 배당은 주당 최소 10원 이상으로 예상된다. 분기배당이 가능하도록 정관을 변경한다. ESG 투자자로서는 주주가치 제고와 배당 매력도 더해진 셈이다. 최근 주가 급등도 회사의 이 같은 의지를 시장참여자들이 긍정적으로 해석한 결과다.

시가총액이 아직 2000억 원이 되지 않는 만큼 목표 주가는 제시되지 않았다. 다만 향후 3년간 매년 매출과 영업이익이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증권업계는 보고 있다. 향후 도심항공교통(UAM) 관련주로 묶이며 재평가될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 에스트래픽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스마트 공항 구축 및 UAM 벌티포트(Vertiport) 사업에 참여할 예정이다. UAM Vertiport는 수직(vertical)과 공항(airport)의 합성어로 UAM 같은 수직 이착륙 비행체가 충전 및 정비 등을 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최승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영업이익이 205억 원으로 최대 실적을 낼 것”이라며 “해외 사업 추가 수주 시 실적 상승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주가수익비율(PER)이 내년 기준 10배선인 점은 글로벌 경쟁사(16~17배) 대비 저평가돼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고윤상 한국경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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