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16 재보선이 열리는 전남 영광을 찾아 전군민 연간 100만원 기본소득 지원을 약속했다. 조국혁신당과 '텃밭 쟁탈전'이 격화되자 자신의 대표 브랜드인 기본소득을 앞세워 총력 지원에 나선 것이다.
여권에서는 "제발 공약 개발 좀 하라"는 지적이 나왔다.
김연주 국민의힘 대변인은 23일 사회관계망서비스에 글을 올려 "10·16 재보선을 겨냥해 국회 본회의까지 빠져 가며 호남에서 한달살이를 이어 가고 있는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에 대해 조바심이 생긴 때문인지는 몰라도, 이 대표가 전남 영광을 찾았다"면서 "그런데 영광에서 이 대표는 전군민 연간 100만원 기본소득 지원을 약속했다고 한다. 선거만 있으면 전체 지원, 입만 열면 지역 화폐. 전체 보편 지원은 중도 확장과도 거리가 먼데 새로운 공약은 없는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앞서 이 대표는 이날 전남 영광 장세일 민주당 영광군수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영광군의) 1인당 예산은 1500만원씩 된다. (활용) 여력이 높다"며 "그 중에 약 100만원 정도만 잘 절감해서 기본소득을 하고, 그 기본소득을 지역화폐로 지급하면 경제가 확 살지 않겠느냐"고 밝혔다.
이 대표는 "제가, 민주당이, 영광·곡성부터, 군 단위 어려운 지역에 기본소득을 소액이라도 지역화폐로 도입해서 동네가 살아나고 그래서 인구가 그 때문에 늘어난다는 것을 이번에 보여드리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그간 대선과 총선 같은 주요 선거를 앞두고 기본소득을 자신의 대표 정책 공약 브랜드로 강조해왔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한 달 살기까지 자처하며 총력을 다하는 가운데 이 대표까지 등판하자 영광군수 재선거 열기는 후끈 달아올랐다.
실제 지역 여론조사를 보면 영광에서 민주당은 위기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KBC광주방송이 리서치뷰에 의뢰해 지난 11, 12일 이틀간 영광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유권자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P) 결과, '정당 후보 지지율'은 민주당 30.1%, 조국혁신당 36.3%로 나타났고, '당선 가능성'은 민주당 39.9%, 조국혁신당 32.0%로 모두 오차범위 이내 접전이었다. 자세한 여론조사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영광은 그간 민주당 후보와 무소속 후보가 번갈아 당선될 정도로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지역으로 꼽힌다. 게다가 무소속 출마자였던 양재휘 후보는 최근 출마를 포기하고 조국혁신당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곡성은 민주당의 압도적 우위가 점쳐지는 만큼, 조국혁신당이 영광 선거에 집중할 경우 호각세는 막판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이 대표는 최고위 직전 유튜브 생방송을 통해 "민주당 2기 지도부가 맡아서 치르는 첫 선거이고, 만약에 이게 결과가 이상하게 나오면 민주당 지도체제 전체가 위기를 겪을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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