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행금 충남 천안시의회 의원(국민의힘)이 천안 지역 여성의원으로는 처음으로 제 9대 천안시의회 후반기 의장을 맡았다. 2000년 16대 총선을 계기로 정계에 입문한 김 의장은 3선 의원으로 활동하며 탁월한 리더십을 인정받았다.
김 의장은 ‘여야 갈등 해결과 전문성 강화, 의회 혁신’이라는 무거운 숙제를 안고 있다. 김 의장은 다선 의원 활동 경험과 여성의 섬세함으로 의회가 안고 있는 산적한 문제를 해결하고, 의원 간 화합과 집행부에 대한 건전한 비판·견제로 충남 수부도시 의회의 품격을 한단계 높일 수 있는 인물로 평가받는다.
다음달 6일 취임 100일을 맞는 김 의장은 24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시민을 위해 일하는 의원 간 의견 충돌은 의회를 한단계 성숙시키는 원동력이 된다”며 “의원 간 감정적인 대립이 생기지 않도록 중재하고, 시민들의 세금이 허투루 쓰이지 않도록 집행부와 협력해 의회의 위상을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김 의장의 일문일답.
▷취임 100일 앞두고 있습니다. 어떻게 일정을 보내시나요.
“지난 7월 4일 의장 취임 후 태조산 ‘천안인의 상’ 참배를 시작으로 하루하루 정신없는 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인구의 날 기념식을 시작으로 지역 곳곳을 다니며 시민들을 직접 만나면서 소통하고 있습니다. 의회가 시민들을 위해 존재하는 만큼 의장이 되어서도 시민들의 일터와 행사장을 찾아 주민 한분 한분이 말씀하시는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있습니다. 최근 열린 출산 장려 행사가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저출생 문제와 관련해 초선 의원 시절 첫 5분 발언을 통해 저출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세수 확보가 필요하고,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인 지원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던 생각이 납니다. 행정부가 그때부터 관심을 갖고 노력을 기울였다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후반기 의회 운영 계획이 궁금합니다.
“전문성을 갖춘 의회를 만들고, 정당 간 협치가 원활히 이뤄지도록 원내대표의 권한과 책임을 강화할 생각입니다.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상설화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습니다. 의원들에게 책임감을 부여해 예결특위가 형식적으로 운영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예산은 시민들의 생활과 천안 발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사안입니다.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2조원이 넘는 예산안과 결산안을 검토하는 역할을 합니다. 정책의 실효성을 평가하고, 투명하고 효율적으로 재정이 운용될 수 있도록 꼼꼼히 들여다보겠습니다.”
▷의회의 전문성을 강조하셨습니다.
“의회 혁신을 위해서는 의원들이 공부해야 합니다. 현재 의회는 다양한 주제로 5개의 연구모임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의원마다 관심 있는 분야를 깊이 있게 공부하는 시간을 갖고, 타 지자체의 모범사례를 보고 적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고민하도록 지원하겠습니다. 위원회별로 우수 사례가 있는 전국 현장을 찾아 행정 업무에 적용하는 방법도 강구하겠습니다. 각종 토론회와 간담회를 활성화해 전문성을 키우도록 뒷받침하겠습니다.”
▷의회 화합을 말씀하셨는데 어떤 방안을 갖고 계신가요.
“의정 활동하면서 의원 간 의견이 충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의견은 다르지만, 시민들을 위해 일한다는 목표는 모두 같은 마음입니다. 의장 자리가 품어야 하는 자리고, 안 좋은 말을 듣고도 삭여야 할 자리입니다. 8대 의회보다 의원 수가 늘어날 수 있도록 의장의 책임감도 커집니다. 의회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의원들은 여야를 떠나 시민들에게 알리고, 의회 내에 발생한 안 좋은 일은 의장이 책임지겠습니다. 상임위원장들과 여야 원내대표 등 모든 구성원이 화합할 수 있도록 방법을 찾겠습니다. ”
▷동료 의원 및 여직원 성추행 의혹으로 논란을 빚었습니다.
“의장이기 전에 여성의원으로서 안타깝고 마음이 아픕니다. 원인과 사실 여부를 밝히기 전에 의회에서 이런 일이 발생한 데 대해 의장으로서 시민들께 송구하다는 말씀드립니다. 모든 문제는 규정과 절차에 따라 처리하겠습니다. 피해자가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하고, 징계가 필요하다면 공정하게 이뤄지도록 하겠습니다. 의회의 신뢰를 실추하지 않고, 피해자의 권익을 보호하는 방향을 모색하겠습니다. 최근 임시회 폐회 후 외부 전문가를 초청해 청렴 및 부패 방지 교육을 진행했습니다. 앞으로 의원과 직원들의 성인지 능력을 높이는 교육도 진행하고, 의회 차원의 대응 매뉴얼을 만들겠습니다.”
▷의회가 시급히 추진할 현안은 뭔가요.
“인사권은 의회의 중요한 권한 중의 하나입니다. 지방자치법 개정 후 의회 자체적으로 사무관 승진이 있었고, 정책지원관도 선발했지만, 아직도 행정부에서 조직권(정원)을 갖고 있어서 의회가 필요한 인원은 자체적으로 채용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의회는 독립적인 권한을 행사한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완전한 인사권 독립과 공정하고 투명한 인사를 통해 사무국 직원들의 사기 진작과 업무능력 향상을 끌어올려야 합니다. 또 천안 삼거리공원 명품화 사업을 차질 없이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삼거리공원은 예로부터 교통과 문화의 중심지였던 천안의 정체성과 상징성을 지닌 중요한 장소입니다. 이곳이 명품공원으로 재탄생해 시민들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현안 사업 지원을 위한 의회 차원의 대응 전략이 궁금합니다.
“천안의 미래먹거리 발굴을 위해 중요한 현안 사업이 많습니다. 미래 모빌리티 국가산업단지 조성, 국립치의학연구원 유치, 이민청 유치, GTX-C 노선 천안 연장, 수도권 전철 청수역 신설, 천안역사 건립 등이 대표적입니다. 천안 미래 모빌리티 국가산단은 작년 3월 후보지 선정 후 예비타당성조사 신청을 위한 준비 단계에 있습니다. 축산자원개발부가 2027년 이전한 자리에 국가산단이 들어설 예정입니다. 의회는 ‘천안시 성환종축장 부지에 대한 차질 없는 첨단 국가산업단지 유치 결의’로 의지를 밝힌 바 있습니다. 국립치의학연구원 천안 설립과 관련해서도 5분 발언하는 등 의회 차원에서 유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GTX-C 노선 천안 연장을 위한 건의문도 만들어 신설 예정인 청수역까지의 연장을 정부에 촉구한 바 있습니다.”
▷의장 운전직에 별정직 공무원을 채용했다가 교체해 오해를 받았습니다.
“장애를 가진 이상구 의원의 의정활동을 돕는 8급 임기제 공무원이 계약이 종료되면서 별정직 7급으로 다시 채용해 의전차량 운전직을 맡겼습니다. 하지만 해당 의원이 운전직을 다시 구해야 한다는 얘기를 듣고 바로 원래대로 돌려보냈는데 거기서 오해가 생긴 거 같습니다. 장애를 가진 의원을 수행한 경험이 있는 분이었기에 기존에 맡았던 의원을 돕는 게 맞는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제 의도와는 다르게 상황이 전개돼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어떤 마음으로 의장직을 수행할 생각이신가요.
“의회를 짊어지고 간다는 생각에 막중한 책임감을 느낍니다. 넓은 이해와 포용력을 바탕으로 시민, 동료 의원, 행정부와 끊임없이 소통하며 천안과 의회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여러 의견을 가진 시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일상에서 겪는 작은 불편함과 문제까지 세심하게 챙기겠습니다. 여성과 노인 등 사회적 약자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정책을 만들겠습니다.
시민이 중심이고, 시민을 섬기는 의회를 만들고자 늘 그래왔듯, 앞으로 남은 2년의 의장 임기도 올바른 의정 생활로 시민들께 보답하겠습니다.”
■ 김행금 의장은
△서울 출생(54)
△호서대학교 사회복지학 학사
△16대 국회의원 여성특보
△17대 한나라당 대통령선거 충남특보
△18대 새누리당 대통령선거 대책본부장
△국민의힘 천안갑 지역 운영위원
△18기 민주평화통일 자문위원
△충무공 김시민 장군 기념사업회 감사
△20대 대통령선거 국민의힘선대본부 전국여성지방의원단 단장
△7, 8, 9 천안시의회 의원
△9대 후반기 천안시의회 의장
천안=강태우 기자 kt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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