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웹툰 상장하면 뜬다더니"...연초 대비 30% 하락한 웹툰주의 눈물[전예진의 마켓인사이트]

입력 2024-09-29 17:41   수정 2024-09-29 17:42





웹툰주가 속절없이 하락하고 있다. 국내 웹툰 기업의 대장 격인 네이버웹툰의 모회사 웹툰엔터테인먼트(이하 웹툰엔터) 주가가 지지부진한 영향이다. 웹툰엔터는 지난 6월 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장한 후 석 달 만에 주가가 반토막이 났다. 올 2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부진했고 성장 속도가 둔화했다는 점이 주가를 끌어내렸다. 증권가는 웹툰엔터의 미국 상장 재료가 소멸하고 성장주의 인기가 하락해 당분간 웹툰 섹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업황 부진에 해외도 성장 속도 둔화

웹툰엔터는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가 흥행하며 본격적으로 수익을 내기 시작했다. 2020년 코로나19로 절대 콘텐츠 소비량이 늘어났고 지역 확장도 본격화됐다. 2022년 하반기부터는 리오프닝이 시작되고 금리 상승에 플랫폼들이 마케팅 투자를 줄이기 시작했다. 이후 매출 증가율이 둔화하면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부담이 커졌다. 2023년부터 국내 웹툰 업종의 주가는 매출 증가율과 유사한 흐름을 보여왔다. 매출 증가율 반등을 기대해볼 수 있는 주요 이벤트가 발생했을 때 주가가 민감하게 반응했다. 지난해 1월 카카오엔터가 PIF로부터 1조원 투자를 유치했을 때와 올 1월 웹툰엔터(네이버웹툰)의 나스닥 상장 소식이 전해졌을 때가 대표적이다. 당시 웹툰 섹터의 주가는 일제히 상승했다. 그러나 카카오엔터가 확보한 자금으로 에스엠을 인수하고 웹툰엔터가 상장에 성공했음에도 투자자들을 만족시킬 만한 매출 성장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상승 동력을 잃었다는 평가가 많다. 실제로 웹툰엔터의 올 2분기 지역별 매출 증가율은 환율 영향을 제외하고 국내는 -17%, 일본 +9%, 기타 지역 +27%로 나타났다.

웹툰엔터는 올 6월 미국 상장 이후 두 번 주가가 급락했다. 공모가 상단인 21달러에 상장해 최고 25.7달러까지 상승했다가 9월 들어 10.3달러로 공모가 절반 수준까지 하락했다. 올 2분기 실적발표 후에는 38% 급락했다. 상장 후 첫 번째 실적발표에서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는 점, 3분기 전망이 좋지 않았다는 점 등이 불안 요소로 작용했다. 최근 IPO 과정에서 중요한 정보를 충분히 공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주주들로부터 집단소송을 당한 것도 악영향을 미쳤다. 다만 앞서 우버, 리프트, 쿠팡 등도 IPO 직후 주가 급락으로 유사한 주주소송을 당한 적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도 있다.

웹툰엔터의 2분기 실적은 매출 3.21억 달러, 영업이익은 -0.79억 달러로 적자로 전환했다. 환 영향과 일회성 비용의 영향이 컸다. 웹툰엔터 매출의 80%는 유료결제에서 발생하는데 전체 매출의 약 70%, 유료결제 매출의 40~50%가 한국과 일본에서 발생한다. 그런데 올 2분기 원화와 엔화가 약세를 보이며 타격을 입었다. 또 2분기 일회성 비용으로 구조조정 및 기업공개(IPO) 관련 비용, 주식보상비용도 발생했다. 김아람 신한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이 두 비용이 없었더라면 웹툰엔터의 2분기 영업이익은 0.11억 달러로 적자 전환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내년 흑자전환 기대…지역 확장 관건

증권가는 웹툰엔터의 주가 급락으로 단기 투자기회가 생겼다고 보고 있다. 실적 부진의 주요 원인이었던 원·엔 환율이 정상화되고 있는 만큼 3분기 실적, 4분기~2025년 가이던스가 컨센서스 대비 우호적일 것이라는 점에서다. 웹툰엔터의 3분기 실적발표 예상일은 오는 11월 15일로 예정돼 있다.

글로벌 1위 웹툰 플랫폼인 네이버웹툰은 한번 확보한 작품이 자산처럼 쌓여 추가 투자 없이 광고 매출, IP 수익을 기대해볼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다른 국가와 광고 사업에서 구조적 성장이 나타나는 시점은 예측하기 어렵지만 회사 측은 중장기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각에선 이르면 올 4분기나 내년 중 흑자전환을 예상하고 있다.

웹툰엔터는 9월 골드만삭스 테크 콘퍼런스에서 지역 확장을 통해 매출총이익률을 높여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매출원가에 크리에이터 수익 셰어, 앱스토어 수수료 등이 포함돼 원가율은 높지만 지역 확장을 통해 이를 만회하겠다는 것이다. 한국 작품이 글로벌에서 소비되고 글로벌에서도 작품이 만들어지고 있어 광고와 지식재산권(IP) 사업에서 성과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네이버웹툰은 디지털 전송권이 있고 넷플릭스나 아마존프라임, 게임 스튜디오들에 IP 협업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이야기를 보유하고 있고 지역별 취향에 대한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도 경쟁력이다. 회사 관계자는 “네이버웹툰은 드라마나 영상 등이 흥행할 때 긍정적 외부효과가 발생하면서 플랫폼 경쟁력이 강화되는 선순환 구조를 갖추고 있다”며 “유료 콘텐츠를 지리적으로 확장하고 광고 매출과 IP 성공 사례를 지속해서 발굴해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겠다”고 했다.

◆디앤씨미디어·대원미디어 등 흑자전환 기대

웹툰업종 투자심리가 약화하며 국내 주요 엔터기업의 주가는 연초 대비 30% 이상 빠졌다. 디앤씨미디어(-31%), 키다리스튜디오(-34%), 미스터블루(-30%), 와이랩(-41%), 엔비티(-55%) 등이 모두 약세를 보이고 있다. 거래량도 급감했다. 주가가 하락했음에도 주가를 정당화할 만큼의 높은 성장률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증권가는 개별 기업 중 부각될 만한 테마를 보유한 회사들에 주목하라고 조언한다. 향후 성장주에 대한 관심이 돌아올 경우 이들 기업을 중심으로 주가 상승 모멘텀이 발생할 수 있어서다. 국내 주요 웹툰기업 중에선 디앤씨미디어, 대원미디어, 엔비티 등이 투자 유망주로 꼽혔다.

디앤씨미디어는 올 4분기와 내년 초 ‘나 혼자만 레벨업’ 애니메이션 2기 방영을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은다. 대원미디어는 매출의 절반 이상이 닌텐도 유통에서 나온다. 지난 3년간 웹툰과 서브컬처 테마에 속하지 못하고 소외됐으나 닌텐도 외 본업인 캐릭터 IP 유통 사업이 호조를 보이면서 실적이 개선되고 있다. 짱구, 먼작귀, 담곰이, 무직타이거 등 보유 캐릭터 IP 인기가 높아지고 외부 업체와 협업이 늘며 라이선스 매출이 72% 증가했다. 스위치2 발매가 예상되는 2025년 상반기부터 실적 개선이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된다. 스위치 발매를 가정한 내년 영업이익은 올해보다 84% 증가한 142억원으로 예상된다. 예상 PER은 11배 수준이다.
키다리스튜디오는 내부 스튜디오를 구축해 작가를 고용하고 제작비를 선투자하는 방식으로 성인만화를 직접 공급해 매출원가율이 높다. 그러나 해외법인 매출액 성장률이 10~20%대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회사 측은 거래액 성장이 더딘 국내에서는 인당 결제금액(ARPPU)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MD(굿즈) 매출은 지난해 62억원에서 올 상반기 누적 매출 120억원을 기록했으며 수익성은 30~50%에 달했다. 올해 흑자전환이 기대된다.

엔비티는 네이버웹툰 쿠키오븐 서비스를 담당해 주목받았던 회사다. 그러나 해외 웹툰 이용자들은 유료 결제 경험이 적어 예상 대비 매출 성장이 더뎠다. 올 2분기까지 6개 분기 연속 적자를 냈다. 김 선임연구원은 “엔비티는 올 4분기 제페토 글로벌이 고객사로 추가되고 주요 서비스인 캐시슬라이드의 수익성이 강화되며 3분기엔 흑자전환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밸류에이션이 싸다고 하긴 어렵지만 흑자전환 시점과 웹툰, 광고 관련주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시점이 맞물린다면 다시 투자자들에게 관심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전예진 한국경제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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