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도 국회서 보고하는데"…자료요청에 링크 한줄 보낸 축협

입력 2024-09-24 11:08   수정 2024-09-24 11:09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24일 축구협회 등에 관한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문체위)의 현안질의 시작부터 제대로 된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며 의원들의 거센 질타를 받았다.

문체위 소속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보내라는 자료는 안 보내고 이 책상 위에 올라온 자료는 무엇인가"라며 "증인의 대답 태도에 대해 따끔하게 이야기해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양 의원은 "'우리가 불공정한 과정을 통해 특정인을 선발하기 위한 것은 더더욱 아니었다'고 하면, 특정인 선발이 아니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게 축협의 기본 아닌가"라며 "아니라고 선언하면 아닌 게 되나. 국민이 바보인가"라고 쏘아붙였다.

진종오 국민의힘 의원(비례)은 "축구협회 회장이 참석하는 와중에 협회는 창립일과 재량 휴일 그리고 주말까지 연락이 두절됐다"며 "협회장이 나오는데 협회가 휴일을 챙긴다는 게 이해가 안 된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김승수 의원은 "대한체육회와 축구협회 현안질의를 준비하면서 여야를 막론하고 굉장히 답답함을 느꼈을 것 같다"며 "질의 자료 129건 중 절반 이상이 개인정보 보호나 비밀 약정 등으로 인해 아예 제출이 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특히 홍명보 감독의 계약 기간, 연봉 등 이런 기본적인 자료나 외국인 감독 후보에게 제시한 연봉 이런 것들이 전혀 제출이 되지 않고 있다"고 했다.

김윤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 회장을 보며 황제 회장님이라고 불러야 할 것 같다며 "국가정보원도 국회 와서 보고하는데 (축구협회는) 어쩜 이렇게 비밀이 많은가"라고 말했다.

박수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가대표 감독 선임 관련한 전력강화위원회의 회의록 등에 관한 자료를 요청했는데 이 기본적인 자료를 어떻게 줬냐면, 축협의 보도자료 링크 한 줄을 보냈다"며 "이는 국회와 국민을 무시하고 이 사안에 협조할 의지가 없다는 것을 분명하게 보여줬다고 생각한다"고 날을 세웠다.

앞서 현안질의에 증인으로 참석한 정 회장은 전재수 문체위원장의 "미비한 자료를 오후 질의시간 전까지 성실하게 자료를 제출해주시 바란다"는 말에 "여러 개인 정보가 포함돼서 변호사와 상의한 후에 제출 여부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전 위원장은 "개인정보를 이유로 국회의 자료 제출요구에 성실하게 응하지 않는 건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며 "개인정보에 해당하는 부분은 가려서 제출하면 된다"고 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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