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MO 2024] '임핀지+이뮤도' 히말라야 임상 "간암분야에 전례없는 데이터"

입력 2024-09-24 17:16   수정 2024-09-24 17:17



"아스트라제네카의 임핀지와 이뮤도 병용 요법인 스트라이드로 5년 생존율 20%를 보고한 것은 간암 치료 영역에서 전례없는 데이터다. 임상적으로도 상당히 의미있는 결과라고 생각한다."

로렌자 리마사 이탈리아 후마니타스대 종양학과 교수는 16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유럽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ESMO 2024) 발표 후 이렇게 말했다.

리마사 교수는 이날 ESMO에서 임핀지와 이뮤도를 간암 환자에게 투여한 히말라야 3상 연구의 5년 추적 데이터를 발표했다.

해당 임상시험에서 면역관문억제제인 임핀지와 이뮤도를 함께 투여한 환자의 사망 위험은 표적항암제인 넥사바를 투여한 환자보다 사망 위험이 24% 줄었다.

임핀지와 이뮤도를 함께 투여한 환자의 5년 장기 생존율은 20%로, 5명 중 1명이 생존했다. 넥사바 투여군의 5년 생존율은 9%였다. 과거 진행성 간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은 5% 미만에 불과했다.

리마사 교수는 "추가 분석에서 종양 크기가 크게 줄어들수록 생존율 개선 효과가 두드러진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했다.

많은 항암제 개발 연구에서 무진행생존율(PFS)을 1차 지표로 삼는 추세다. 히말라야 연구는 PFS보다 OS 데이터에 좀더 무게를 뒀다. 일각에선 PFS에선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해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리마사 교수는 "진행성 간암 환자들이 원하는 것은 가능한 한 오래 생존하는 것이고 간암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목표는 생존 개선"이라며 "면역항암제 치료 임상에서 PFS 개선이 OS 개선으로 확인되지 않는다는 것은 이전 몇차례 연구에서 확인됐다"고 했다. 히말라야에서도 PFS가 장기 생존율 개선과는 관련이 없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것이다.

원인에 대해 리마사 교수는 이중 면역항암제의 장기 활성화 효과를 꼽았다. 그는 "효과가 즉각 나타나지 않아 다른 약처럼 PFS 개선이 바로 이뤄지진 않지만 장기 생존엔 도움이 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시간이 갈수록 '임핀지+이뮤도' 그룹과 넥사바 그룹 간 생존율 차이가 커지고 있기 때문에 생존 혜택은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했다.

이런 경향을 '간암 치료의 획기적 성과'라고 표현한 그는 "이전에 입증된 적 없는 결과로, 이중 면역항암요법의 특성 중 하나일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건강보험 급여 필요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국내서 이들 두 치료제를 간암 1차 치료제로 쓰면 보험 혜택을 받지 못한다.

리마사 교수는 "임핀지+이뮤도 병용요법은 절제 불가능한 간암 치료 영역에서 3상 임상을 통해 5년 생존율 데이터를 입증한 유일한 치료법"이라며 "이처럼 유일한 데이터를 가지고 있는데도 환자들이 해당 치료법을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은 매우 아쉬운 일"이라고 했다.



현장에 참석한 전홍재 분당차병원 종양내과 교수도 히말라야 연구에 대해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면역항암요법을 쓸 때 가장 크게 기대하는 부분은 효과가 나타난 환자에게 그 효과가 장기적으로 지속된다는 것"이라고 했다.

전 교수는 "간암은 다른 암보다 간 기능을 잘 유지해주는 약을 선택하는 게 중요하다"며 "다른 암에서 많이 쓰는 세포독성 항암제는 간 기능 저하 탓에 환자 상태가 나빠져 간암에선 사용이 어렵다"고 했다.

실제 전 교수팀이 유럽 의료진 등과 함께 한 연구에 따르면 '티센트릭+아바스틴' 병용 요법에서 치료 중 암이 진행한 환자보다 치료 중 간 기능이 떨어진 환자들이 더 빨리 사망했다. 기능 저하를 막는 게 다른 장기에 생긴 암을 잡을 때보다 더 중요하다는 의미다.

그는 "임핀지+이뮤도 병용은 환자의 간 기능을 거의 떨어뜨리지 않고 좀더 부드럽고 안전하게 쓸 수 있는 약제하는 것을 보여줬다"며 "부드럽고 독성이 약하면서도 효과까지 있는 약제가 간암 치료에선 최적의 옵션"이라고 했다.

티센트릭과 아바스틴 병용요법이 간암 치료에 폭넓게 활용되고 있지만 여전히 치료 사각지대가 남았다고 전 교수는 설명했다.

그는 "식도 정맥류 등 간암 환자에게 흔히 관찰되는 합병증이 있을 땐 표적항암제+면역항암제 병용요법을 쓰는 데 한계가 있다"며 "이런 환자와 간 기능 저하가 우려되는 환자 등을 위해 편히 쓸 수 있는 치료 옵션이 필요하다"고 했다. 임핀지+이뮤도 병용 요법이 이런 빈 곳을 메울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바르셀로나=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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