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가 맞춤형 전기 상용차인 목적기반차량(PBV)을 앞세워 일본 시장에 진출한다. 현대자동차는 승용차, 기아는 상용차를 내세워 ‘자동차 강국’ 일본의 전기차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 현실화하고 있다.
기아는 일본 종합상사 소지쓰와 PBV 판매 계약을 체결하고 2026년부터 최초 전용 PBV 모델 ‘PV5’를 현지에서 판매한다고 24일 발표했다. PBV는 사용자 목적에 맞춰 일반 밴, 하이루프 밴, 섀시캡 등 다양한 형태로 제작할 수 있는 차량이다. 기아는 전기차 기반의 PBV 전용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 소지쓰는 일본 주요 종합상사 중 하나로 자동차 판매는 물론 에너지, 금속, 화학, 식품 등 다양한 글로벌 사업을 운영 중이다. 기아의 파나마 대리점 사업도 담당한다.
세계 1위 자동차 업체 도요타가 버티고 있는 일본은 한국 자동차 브랜드엔 까다로운 시장으로 꼽힌다. 전기차 시대가 열리며 현대차·기아는 일본 시장에서 기회를 포착했다. 일본 정부는 2030년까지 신차 판매 비중의 30%를 전기차로 전환한다는 탄소중립 목표를 세웠는데, 일본 완성차의 전기차 전환이 늦은 편이기 때문이다. 그사이 현대차그룹은 중국 시장을 제외한 글로벌 전기차 판매에서 3위에 오르는 등 글로벌 위상이 높아졌다.
일본에서 2009년 철수한 현대차는 2022년 일본 시장에 재진출해 넥쏘 수소전기차, 아이오닉5N 등 친환경차를 온라인으로 판매하고 있다. 지난 7월엔 일본에 처음으로 전기버스 ‘일렉시티타운’을 공급하는 계약을 맺기도 했다.
기아는 현대차그룹에 인수되기 전인 1992년 현지 법인을 설립했다가 2013년 철수했다. 이번에 PBV로 새롭게 도전장을 내밀었다. 기아는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PV5를 내놓고 향후 PV7 등 모델도 추가로 선보일 예정이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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