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법무부와 업계에 따르면 서울출입국관리소는 지난 23일 서울 명동에 있는 호텔 두 곳을 찾아 외국인 불법 고용 형태를 점검했다. 한 호텔에선 불법 체류자와 유학생 비자(D-2)로 취업한 직원 10여 명이 적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직원들은 객실을 정리하는 ‘룸메이드’ 업무를 담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대형 호텔 인사 담당자는 “인천 지역에서도 출입국관리소 단속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명동에서 위법 사례가 확인되면 다른 호텔로 단속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명동의 호텔 단속은 신고가 접수되면서 착수한 건”이라며 “해당 호텔과 외국인 근로자들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이번에 적발된 호텔들은 외국인 불법 체류자와 외국인 유학생을 불법 고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호텔은 통상 객실 청소 등 업무 직원을 전문 청소업체로부터 파견받아 고용하고 있다. 하지만 외국인 유학생은 현행법상 ‘시간제 취업’만 허용되고 있어 호텔이 직접 고용하지 않고 파견·도급 형식으로 고용할 수 없다. 업계 관계자는 “필요한 인력이 워낙 부족하다 보니 유학생이나 불법 체류자 여부를 면밀하게 점검하는 호텔은 많지 않은 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정부는 인력난을 호소하는 업계의 요청을 받아들여 올해부터 호텔·콘도가 고용허가제(E-9) 비전문 외국 인력을 채용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하지만 외국인 인력 파견업체는 특정 호텔과 ‘1 대 1 전속계약’을 체결해야 한다는 강제 규정 때문에 고용허가제를 활용하는 업체가 거의 없다. 파견업체들이 여러 호텔과 계약을 맺어야 수익을 낼 수 있어 고용허가제를 통한 인력 파견을 꺼리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법무부가 지난해부터 외국인 불법 체류자 단속을 강화하면서 숙박업계 인력난이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대형 호텔은 불법 체류자와 유학생을 불법 고용하던 관행을 없앴지만, 중소 숙박업체들은 “제도가 개선되지 않을 경우 일할 직원을 구할 수 없다”며 정부에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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