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15일 이라크와의 축구대표팀 A매치가 서울월드컵경기장 대신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치러질 예정이다. 월드컵경기장의 잔디의 생육 상황을 고려했을 때 보수 일정이 촉박해서다.
잔디 상태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월드컵경기장이 경기와 콘서트로 올해 82억원의 수익을 냈고, 잔디관리에는 2억5000만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져 수익에 비해 잔디에 대한 투자 비용이 적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25일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울시설공단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공단이 올해 8월 말까지 서울월드컵경기장 잔디 관리에 지출한 금액은 총 2억5327만원이다. 새로 심을 잔디에 1억5346만원, 잔디 보호용 인조매트 1994만원, 농약 및 비료 5140만원 등이다.
반면 서울월드컵경기장이 축구 경기와 연예인 콘서트 대관, 그에 따른 주차요금으로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올린 수익은 총 82억550만원이었다.
경기장은 국가대표 A매치 경기로 9억9426만원, FC서울 경기로 11억3832만원, 콘서트 등 문화행사로 24억3447만원, 일반행사로 36억3846만원을 벌었다.
이달 21∼22일 열린 아이유 콘서트는 포함되지 않은 액수로 주요 문화행사 대관 수입은 임영웅 콘서트가 14억3899만원, 세븐틴이 9억7758만원이었다.
월드컵경기장은 하루 전용 사용료에 더해 축구 경기나 콘서트, 공공 행사 입장료의 8%를 받고 있다. 일반행사는 관람 수입의 15%로 책정돼있다.
올해는 역대급 폭염 속에 콘서트까지 겹치며 월드컵경기장의 잔디 훼손 논란이 일었다. 특히 지난 5일 팔레스타인과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B조 1차전에서 비긴 뒤 주장 손흥민은 "기술 좋은 선수들이 많은데 볼 컨트롤이나 드리블에서 어려움이 있었다. 빠른 템포의 경기를 못 한 것이 팬들에게도 아쉬우셨을 것"이라며 "홈에서 할 때 개선이 됐으면 좋겠다"고 잔디 상태를 지적했다.
아이유 등 가수의 콘서트를 전후로 축구 팬과 가수 팬이 잔디 관리 책임을 놓고 갈등하는 상황이 빚어지는 등 논란이 이어졌고,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마저 월드컵경기장에서 치르지 못하게 돼 잔디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 것이다.
이에 서울시는 내년부터 '그라운드석 판매 제외'를 조건으로 콘서트 등 문화행사 대관을 허용하겠다며 아이유 콘서트 이후 잔디 관리도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영리 한경닷컴 기자 smart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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