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에서는 25일 '코리아 밸류업 지수'에 대해 "저평가를 선호하는 기관투자자 입장에서 부담이 될 것"이란 분석을 내놨다. 긍정적 측면으로는 자금 유입 효과를 꼽았다.
이경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높은 주가순자산비율(PBR) 위주의 코리아 밸류업 지수를 벤치마크로 추종하는 국내 기관들이 있을지 여부가 중요하다"며 "고평가 종목을 매수하는 근거는 미국처럼 해당 국가와 시장의 중장기 성장성 담보가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밸류업 지수 종목군의 최근 전년 대비 상승률은 코스피200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라며 "기존에 저평가 종목을 선호하는 기관 입장에서 부담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밸류업 지수와 이와 관련한 상장지수펀드(ETF) 출시로 유동성 유입 효과는 기대된다는 평가도 나온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높더라도 주주환원과 수익성이 좋다면 밸류업 방향성에 부합하는 것으로 해석된다"며 "이는 개별 종목 투자에 있어서도 선호되는 기준이므로, 밸류업 지수 도입과 관련 상품 출시 시 유동성 유입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김재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편입 종목에 대해서는 직접적 수급 수혜보다 상징적인 의미에서 긍정적인 시각을 가질 수 있다"며 "향후 지수 상품화와 후속 지수 개발 등의 지원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지수 편출입 이벤트가 단기에 그치지 않고, 중장기 관심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한국거래소는 전날 코리아 밸류업 지수의 구성 종목과 선정 기준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시장대표성(시가총액) △수익성(당기순이익) △주주환원(배당·자사주 소각) △시장평가(PBR) △자본효율성(ROE)의 평가 지표가 활용됐다. 개별 종목 비중 상한을 15%로 제한해 지수가 특정 업종의 움직임에 따라 편향성을 보이지 않도록 했다.
지수에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차, 기아, 셀트리온, 신한지주 등 시총 대형주가 편입됐다. 산업재에서는 HMM, 포스코인터내셔널, 대한항공,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이 포함됐다. 헬스케어에는 셀트리온과 한미약품이 편입됐고, 금융 업종에선 메리츠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미래에셋증권, 키움증권, 삼성화재 등이 포함됐다.
시가총액 10위 내 기업 중에선 LG에너지솔루션, 삼성바이오로직스, KB금융, POSCO홀딩스 등 4곳이 탈락했다.
이부연 거래소 경영지원본부장보는 전날 브리핑에서 "내년부터는 밸류업 공시를 하지 않은 기업은 지수 편입이 어려울 것"이라며 "연말까지 27개 기업이 관련 공시를 예고했고, 다른 기업도 조기 공시를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수 성공을 위해서는 연기금 참여가 필요하다"며 "이번 지수 발표를 계기로 5대 연기금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고정삼 한경닷컴 기자 js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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