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장사 최대주주 중 오너 1세대의 비중이 여전히 60%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2세대 오너가 최대주주로 있는 비중은 줄었고, 사모펀드가 최대주주인 상장사는 2배 이상 증가했다.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25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우선주와 기업인수목적회사(SPAC)를 제외한 국내 상장사 2597곳 중 1446곳(55.7%)의 최대주주가 창업주 1세대였다. 2014년 52.5%에서 3.2%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이는 최근 창업이나 인수합병(M&A)으로 상장사가 꾸준히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2세대가 최대주주인 상장사는 666곳(25.6%)으로, 10년 전보다 5.0%포인트 줄었다. 이는 주요 기업의 2세대 오너들이 별세하면서 3·4세대로 승계가 이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3·4세대 오너가 최대주주인 상장사는 2014년 7.7%에서 올해 10.0%로 늘었다.
사모펀드 존재감도 커졌다. 최대주주가 사모펀드인 상장사는 2014년 21곳에서 올해 58곳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한온시스템, 한샘, 롯데손해보험, 남양유업 등이 있다.
한온시스템은 2015년 사모펀드 한앤컴퍼니가 설립한 특수목적회사(SPC) 한앤코오토홀딩스가 인수해 최대주주가 됐다. 한앤코오토홀딩스는 최근 한국타이어와의 지분 매각 협상을 진행 중이어서 한온시스템의 주인이 조만간 바뀔 가능성이 있다.
한샘은 2022년 창업주 조창걸 전 명예회장이 사모펀드 IMM PE에 지분을 매각하면서 최대주주가 바뀌었다. 롯데손해보험 역시 2019년 사모펀드 JKL파트너스가 인수해 최대주주가 됐다.
남양유업은 올해 1월 한앤컴퍼니의 SPC 한앤코19호가 지분 52.63%를 보유하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 과정에서 홍원식 전 남양유업 회장은 한앤컴퍼니와 법정 다툼을 벌이기도 했다.
CEO스코어 관계자는 "사모펀드의 투자 확대가 이어지면서 국내 상장사들의 최대주주 구도에도 변화가 생기고 있다"며 "향후 사모펀드의 영향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