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대규모 경기 부양책을 발표한 이후 중국 기업 주식에 대한 투자자 베팅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中 IT·전기차 기업 주가 10%씩 급등
24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 상장된 중국 전자상거래업체 징둥닷컴, 핀둬둬, 알리바바는 각각 13.9%, 11.2%, 7.9% 급등했다. 중국 전기차 제조업체 니오와 리오토 역시 각각 11.6%, 11.3% 이상 상승했다. 징둥닷컴과 알리바바 등 미국 증시에 상장된 주요 중국 인터넷 기업에 투자하는 '크레인셰어즈 CSI 차이나 인터넷 상장지수펀드(ETF·KWEB)' 10% 이상 올랐고, 미국 증시에 상장된 주요 중국 기업의 주가를 추종하는 나스닥골든드래곤차이나지수도 9%가량 상승했다.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중국 대형주를 추종하는 '아이셰어즈 중국 대형주 ETF(FXI)'의 콜옵션(주식을 정해진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 거래량은 지난 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 투자자는 FXI가 11월 중순까지 최소 12% 상승한다는 데에 675만달러(약 89억5000만달러)를 베팅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흥국 주식에 투자하는 '아이셰어스 MSCI 신흥시장 ETF(EEM)' 콜옵션 거래량도 평소의 4배 이상으로 치솟았다.
"단기적인 효과에 그칠 것" 우려도
이날 판궁성 중국 인민은행 총재는 금융당국 합동 기자회견에서 "조만간 지급준비율을 0.5%포인트 낮춰 금융 시장에 유동성 1조위안(약 189조4000억원)을 제공할 것"이라며 "올해 안에 시장 유동성 상황을 보고 시기를 택해 지준율을 0.25~0.5%포인트 추가 인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책 금리, 주택담보대출 금리, 사실상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대출우대금리(LPR)도 인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국 당국이 내놓은 이번 부양책은 팬데믹 이후 최대 규모다.
로라 왕 모건스탠리 주식 전략가는 "이번 조치는 전례 없는 조치라는 점에서 시장에 긍정적"이라며 "중국 주식 시장과 역외 시장 모두 이번 조치에 긍정적으로 반응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부양책으로 인한 중국 주식 상승세가 일시적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에반스 프리처드 캐피털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는 "가계가 위험을 회피하고 많은 민간 기업이 차입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면서 중국에서 통화정책의 효과가 약화됐다"며 "이번 조치만으로는 신용 성장과 경제 활동의 턴어라운드(실적 개선)를 이끌어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현재 계획 중인 정부 지출 증가보다 더 실질적인 재정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임다연 기자 allopen@hankyung.com
관련뉴스